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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Oct 22. 2023

반전의 매력:
기존 상식을 뒤엎는 손바닥소설

<토끼와 거북> (호시신이치·星伸一)原作


“이봐, 이봐, 거북아!

세상에서 너만큼 느린 놈은 없지. 정말 한심해!“

토끼의 말을 듣고 거북이가 말했다.     


“대체 뭐라는 거야!” 

“그런 건방진 말투는 좋지 않아. 남을 불쾌하게 만들잖아. 

예의가 바르지 않으니 고쳐줬음 좋겠어. 고치지 않으면 

언젠가는 신세를 망치게 될 거야“     


“그런 식으로 화제를 돌리다니, 난 네가 느림보라는 거야!”    

 

“누구나 각각 장단점은 있는 거야. 

가령 난 철학적이지만 그 점에 있어서는 열등한 무리들도 있지.”    

 

"그럼 내가 철학적이지 않다는 말이야?” 

또 말을 얼버무리려 하네. 

지금은 스피드야 말로 최고의 가치기준이지. 

즉, 난 스피드가 몸에 배었어. 자고로 난 훌륭하다 할 수 있지"    


“그럼 그 스피드라는 게 대체 뭐야?”

거북이가 묻자, 토끼는 어이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 말도 모르냐? 정말 멍청하군. 

가령 여기서부터 건너편 산까지 우리들이 경주를 한다고 치자. 

내가 너를 엄청난 간격으로 이긴다는 뜻이야. 이제 알겠어?”     


“맙소사! 이거 놀라운 걸? 

걸음만 느린 게 아니라, 머리회전까지 안 되나보군. 

난 내가 널 이긴다는데 전 재산을 걸어도 좋아.”     


“이봐요! 그건 무모한 짓이야. 

어찌 그런 경솔한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어? 

그러다 빈털터리가 되면 어쩌려고 그래?”  

   

거북이의 말에 토끼는 몹시 흥분했다.     


“그래 나는 건방질지 모르지만, 너는 과대망상증 같아.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충격요법이 필요하네. 

그럼 한번 해보지 않겠니? 

그 대신 너도 전 재산을 걸어야해, 어때? 두렵니?”     


“아냐 해봐야 알지 길고 짧은건 대봐야 하는 법. 

내일이라도 당장 할래? 

난 지금부터 준비체조라도 해서 컨디션 조절이라도 해야겠어.”     


“좋아! 그 약속 꼭 지켜라!”     


말다툼 끝에 결국 토끼와 거북이는 전 재산을 걸고 달리기 경주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여러 관객이 모이고 심판인 여우가 선언했다.     


“그럼 지금부터 경주를 시작한다. 

신호에 따라 양쪽 모두 건너편 산에 빨리 도착하는 쪽이 이기는 걸로 하겠다. 자, 준비됐나?”    

 

“네!” 토끼와 거북이가 대답했다. 


그리고 신호에 따라 양쪽 모두 출발했다. 

거북이는 엉금엉금 기었지만, 토끼는 세상 누구도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의 전 속력으로 달려 승리는 거의 분명해졌다 .


하지만 만사 뜻대로 되지 않는 법.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토끼를 쫓아와서 멈추라고 명령했다. 


토끼는 반문했다.   

   

“무슨 일이시죠? 

“무슨 일이냐구? 속도위반이다.”

“아니 이렇게 된 데는 사정이 있어요. 

지금 중요한 경주중이니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토끼가 반격하자 경찰이 말했다.     


“잔말 말거라! 대체 그 태도가 뭐냐? 공무집행방해다. 

일일이 사정을 받아준다면 속도위반 단속은 불가능하지. 

경찰서까지 따라와. 불만이 있거든 거기서 말해” 어쩔 수 없이 토끼는 연행되었다. 


속도위반은 사실이고 경찰서에서 호된 야단을 맞았다.  

    

그 사이 거북이는 여유 있게 골인.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여러분도 과속은 파멸의 원인이니 주의하세요.

왜 경찰차가 이처럼 타이밍 좋게 출현한 걸까요?

그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날 밤, 거북이가 선물을 지참하고 남몰래 경찰 관계자 집을 방문해서 

‘모쪼록 잘 봐 달라’고 청탁을 했기 때문이다.      


*교훈 : 지혜와 돈만 있으면 무서울 것은 없다. 육체적인 결점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知恵とお金さえあれば、お恐れるものはなし。肉体的な欠点など、なんら気にすることはな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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