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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Oct 26. 2023

일본 영화 : 플랜 75

<노인문제를 다룬 영화>


일본의 ‘나가노(長野)현’에는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라는 산이 있다.

글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바'는 '노파' '스테야마'는 '버리는 산'으로  '노파를 버렸던 산'이란 의미이다.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의 사전을 찾아보면, "늙은 백모를 어머니처럼 봉양하던 젊은이가, 아내의 성화로 이 산에 백모를 버렸으나, 슬픔에 못 이겨 다시 모셔왔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라 적혀 있다.


이런 전설이 있는 일본에서 1983년 '나라야마 부시코(楢山節子)'란 영화에 이어  <플랜 75>(2022)가 상영되었다. 이 작품은 노인 안락사법을 다룬 영화로 75세 이상의 노인을 국가가 나서서 안락사를 권고하는 내용이다.      

 

과연 정부가 생산성 없는 노인에게 수명연장을 위한 의료혜택을 언제까지 지속해야할지, 2025년 정도의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입되었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노인을 부양하는 무거운 짐을 벗고자하고 노인들은 무기력하다. 그러나

노인 공경사상이 급격이 무너지는 현실을 젊은이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일본의 노령사회를 다룬 영화가 2022년에  개봉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신인상에 해당하는 '카메라 도르 특별 언급상‘을 수상하는등 고령화 사회의 노인문제라는 화두를 또한번 부각시켰다  

   

필자에겐 전에 읽었던 유사한 작품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 ‘황혼의 반란’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이기에 ‘플랜 75’는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은 정부에서 ‘휴식, 평화, 안락센터’의 버스가 찾아오면서 한 노인 부부가 자신들을 태우러 온 차를 탈취해 달아난다는 내용으로  시작되지만  

‘안락사’를 유도하는 안락센터의 직원들이 노인들을 데려가는 과정에서 노인들이 공권력에 저항하는 내용이다.


정부가 안락사를 합법화하고 자식들의 동의하에 행해진다는 현대판 고려장과 같은 충격적인 결말이다.



아무튼 말하고자하는 <플랜 75>는  ‘하야카와 치에(46)’감독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생각을 배경으로 한다.  감독은 “약자에 대한 관용이 점차 사라져가는 일본 사회에 대한 분노감 때문”이며     

또한 그가 보았던 ‘가나가와현(神奈川県)’에서 벌어진 장애인 살해사건에서 “장애인은 해악만 끼친다, 일본이 장애인을 안락사 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주장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 영화를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영화는 이미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아직 한국 개봉은 미확정인 상태이다.   

  

영화 팸플릿 표지에는 “플랜 75, 이것은 75세부터 스스로 생사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PLAN75, それは、75歳から自らの生死を選択できる制度”라는 글과 함께 "과연, 옳은가 그른가(果たして、是か非か)"란 말이 함께 적혀 있다.  

영화 끝부분에는 관객을 향해 “당신은 살겠습니까?(あなたは生きますか”란 질문까지 던져놓고 말이다.  



영화의 시작은  ‘75세 안락사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알리는 아침 뉴스를 시작으로 펼쳐진다. 일본의 미래를 위해 노인들은 사라져야 한다는 사회 정책에 따라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법이 일본의회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들이 공원에 나가 죽음을 홍보하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콜 센타 직원에게 말하는 시스템과, 원하는 때에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 만족한 삶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정부는 강요 하고 다.      


또한 죽기 전엔 온천여행이라도 다녀오라는 의미로 계약과 동시에 얼마간의 위로금이 지급되는데 이 여행상품이 큰 인기를 끌게된다.     


상담하고 있는 노인들은 이 돈을 자유롭게 써도 되냐며 환한 얼굴로 묻고 있고, 여행도 좋고 맛있는 걸 사 드신다거나 하라며 상담직원은 아무 거리낌 없이 안락사를 유도한다.

마치 카드 한 장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 간단한 절차이다.    

  

상담 마지막에 어느 할머니는 “다른 사람과 함께라면 상관없다(他の人と一緒だってかまわない)”라며 안락사 접수를 끝마치기도 한다.    

  

호텔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주인공인 78세 할머니 ‘가쿠타니 미치’도, 친한 친구마저 고독사하고 청소 일을 그만둔 상태에서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자 ‘플랜75’ 신청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영화 마지막에는 정부가 ‘플랜 75’가 호조를 띠고 있으며, 플랜 65를 검토 중 이라는 멘트가 나오고, 관객을 향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냐고 반문하는 자막이 뜬다.




일본은 장기 경제침체에 코로나로 인해 현실 같다는 반응과 실제 이런 제도를 바란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가히 국가에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가미가제’와 활짝 피었다가 깨끗이 떨어지는 ‘벚꽃’과 ‘사무라이’의 죽음을 동일시해 미화하고 있는 일본사회에서 나올법한 주제란 생각이다.      


나아가 영화라는 매체로 죽음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영화제작의 발상에 더 큰 충격을 주고 받게되면서. 앞으로 30년 후 전 국민의 40프로가 노인 인구라 한다면 소설이나 영화의 장면이 우리에게 마냥 무서워만하고 있을 픽션일 수만은 없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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