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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Oct 30. 2023

일본어 장마란 단어에는 매실이 들어 있어요.

<매실이 익는 시기>

출처 : 야후재팬


일본의 장마기간은 6월초~7월 중순까지로, 매우 길며 습도가 높아 눅눅한 즉, ‘지매지매(じめじめ)’한 날씨가 계속되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그런데, 한국의 장마(長霖)라는 단어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매화꽃의 ‘매(梅)’에 ‘비(雨)’를 합쳐 ‘쯔유(つゆ·梅雨)’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비가 계속 되는 시기이니 차라리 ‘장유(長雨)’라든지 다른 단어도 적당할 것 같은데, 왜 하필 장마에 한자 ‘매실’을 넣었을까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장마를 중국에서는 ‘메이위(黴雨), 일본에서는 ‘쯔유(つゆ·梅雨)’라고 하는데요.      

매실(梅)은 동아시아에서 밖에 자생하지 않는 식물이며, 장마도 동아시아 특유의 ‘우기(雨期)’라는 공통점에 기인한 것이라고 해요.     


때문에 장마철에는 많은 장맛비의 혜택을 받은 매실이 통통하게 부풀어 자라는 시기이므로 매실을 넣어 ‘쯔유(梅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요.     


출처 : 야후재팬


처음에 장마라는 말은 중국에서 유래했고, 중국에서 생겨난 ‘장마’의 어원은 몇 가지 설이 있다고 하네요.    

 

첫째는, 매화열매가 익어갈 때 내리는 비라는 의미와, 곰팡이 ‘카비(カビ黴)’가 생기기 쉬운 시기의 비라서, 또한  ‘바이우(雨黴)’라 불렀지만 곰팡이라는 뜻의 좋지 않은 어감이기 대문에  계절에 맞는 매실을 넣어 ‘쯔유(梅雨)’가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중국에서 온 단어의 의미를 그대로만 쓰게 되었을까요?

일본도 여러 유래를 들고 있는데요.     


'쯔유'라는 말은 에도시대(1603~1867)에 일본에 건너와 그때부터 일본에도 '매화(梅)'에 '우(雨)'를 붙여 '쯔유'라 불렀다는 설이 있답니다.     


장마 ‘쯔유(つゆ·梅雨)’와 같은 발음의 단어인 ’이슬(露)’과, 매화 열매가 익어 으깨어질 무렵이기 때문에 ‘부서지다(潰れる)’의 글자와, 곰팡이 탓에 물건이 못쓰게 된다는 ‘소비(費やす)’란 글자 속에서 장마를 연상시켜 지금의 단어를 찾게 되었다는 설도 있답니다.  


보통은 장마철이라 해도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게 아니라, 30분 정도 집중적으로 내리는 반면, 일본에서는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리고 게다가 습기가 많아 무척이나 견디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장마에 관한 단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장마가 시작되는 것을 ‘쯔유이리(梅雨入り)’, 끝나는 것을 ‘쯔유아케(梅雨明け)’, 비가 적은 장마를 ‘카라쯔유(空梅雨)’라 구분하고,     


장마가 그치기를 기원하는 ‘테루테루 보우즈(てるてる坊主)’라는 인형을 처마 끝에 매달고 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문화도 있습니다.      


출처 : 야후재팬


장마를 견뎌내기 위한 여러 가지 굿즈나 이벤트도 다양한데요.

지루한 장마철을 슬기롭게 견디려는 일본인들의 삶이 힘겹게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현재 일본에서는 장마를 '쯔유(つゆ)'와  '바이우(ばいう)' 둘 다 사용하고 있는데요.

참고로 홋카이도에는 장마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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