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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지감자 May 15. 2023

대학원생 인터뷰 #1

해탈해버린 졸업예정자

이상하게도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들이 전공 불문 많은 나는 서로의 생활에 대해 궁금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얻은 정보를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졌다. 그래서 비정기적으로 친구들을 한 명씩 만나 짧게 인터뷰를 하고 정리하여 공개하고자 인터뷰 모음집을 만들게 되었다.


가장 먼저 이 계획을 알린 사람은 대학원에 들어와 알게 된 친구. 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마음이 너그럽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는데, 학위과정을 밟으면서 점점 흑화 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가장 먼저 자기와 인터뷰를 진행해 달라는 그와 드디어 만남을 가졌다.







그는 인터뷰로 만나는 순간에도 디펜스 준비를 하느라 한창 바빴다. 짧은 인터뷰 순간에도 간간히 학위논문을 수정하고 있었다.



감자: 현재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 저는 석사 5학기차로 현재 졸업 준비 중인 뇌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감자: 가명은 뭐로 하실 건가요?

??: 어... (무엇을 얘기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모습)

감자: 제가 알아서 아무거나 해드리겠습니다.

진토닉: 네...

감자: 대학원 이외에는 정체성을 잃어버리셨군요. 안타깝습니다.


감자: 대학원 전공은 무엇인가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진토닉: 저는 뇌공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뇌 데이터를 이용해서 질병을 판단하고, 병을 기저를 밝히려고 합니다. 어떤 기능과 관련된 뇌 영역을 밝히는 걸 연구 목적으로 합니다.

감자: 심리학과 다른 부분이 있나요?

진토닉: 뇌공학과 심리학은 유사한 부분이 많죠. 뇌공학에서 심리학보다 좀 더 공학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주로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기본적인 통계 방법도 사용합니다. 저희 교수님은 딥러닝을 참 좋아하세요.


감자: 전공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진토닉: 저는 원래 생명 전공이었어요. 인간의 뇌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공부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대학원에 와서 좀 더 공부하고 연구해보고 싶어서 대학원에도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감자: 재밌어서 진학하게 되었다고요?

진토닉: 네. 재미있어서요.

감자: 좋네요


감자: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요?

진토닉: 성인 및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해요. 궁극적으로 정신질환을 빨리 알아차려서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자: 어떤 질병을 주로 연구하시나요?

진토닉: 원래는 우울증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자폐나 ADHD를 연구하고 있어요.


감자: 학위과정 중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진토닉: 그런 게 있었던가... (웃음) 개인적으로는 해외 학회 갔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스코틀랜드에 처음 갔는데 학회를 빙자한 여행 같았죠. 위스키를 엄청 마셨어요. 그리고 세계에서 비슷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제 연구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죠.

감자: 공짜 여행이 좋은 법이죠.

진토닉: 그렇죠.


감자: 학위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진토닉: 졸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교수님이 학생의 졸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시더라고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엔 못 나갈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일단 졸업을 하고 보자 해서,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연구원으로 있는 조건으로 졸업을 허락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요.

감자: 저도 그 얘기는 개인적으로 많이 들었는데요. 보기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으셨나 봐요.

진토닉: 네... 이러다가 일 치겠다 싶었어요. (순화함). 하하 이런 거 쓰지 말아 주세요.


감자: 학위과정에서 무엇을 얻으셨나요? 성과 같은 거요.

진토닉: 별거 아닌 내용도 뭔가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덤으로 약간의 사회생활능력도요.

감자: 거짓말하지 마세요. 님 논문이랑 특허도 냈잖아요. 이 기만자 같으니라고.

진토닉: 그게 그 말입니다. 논문 내용 사실 별거 아닌데 있어 보이게 해서 낸 거예요.


감자: 대학원생이 가장 중요하게 갖추어야 할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진토닉: 1번은 끈기, 2번은 그걸 뒷받침하는 체력과 정신상태. 건강이죠. 3번은 조까라는 마인드. 그 세 개가 적당히 버무려져야 하는 것 같아요. 이게 불균형하면 몸과 마음이 아플 수 있거나 막 나가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감자: 학위 과정에서 얻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진토닉: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매우 추천합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 강요입니다. (눈부릅)

감자: 네. 운동 부족한 사람은 마음이 아주 찔리네요. 오늘 저도 운동하러 가겠습니다.

진토닉: 좋네요. 꼭 하세요.


감자: 대학원 연구실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요?

진토닉: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 분야가 확실히 있다면 교수님께서 잘 지도해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해요. 홈페이지에서 교수님의 논문을 보면 어떤 내용을 하는지 알 수 있죠. 유심히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감자: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게 없다면 뭐가 중요할까요?

진토닉: 그런 경우에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돈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어요.

감자: 돈이 중요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진토닉: 맞습니다. 실제로 장학금 제도가 잘 되어있으면 그런 곳을 선택하는 것도 이점이 있죠. 사람마다 중요한 게 다르니까요.


감자: 교수님이 잘 지도해 주는지 확인하셨나요?

진토닉: 아니요. 저는 참고로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감자: 사람들은 그럼 좋으셨나 보네요.

진토닉: 그렇죠.


감자: 랩장도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소감을 알려주세요.

진토닉: 저도 하기 전엔 몰랐는데 잡무에 시달리게 되었어요.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에서 버퍼 역할을 잘해야 하고요. 갈등을 잘 중재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감자: 대학원 과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다면?

진토닉: 그러지 마... 진짜 할 거야? (웃음) 왜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꼭 학부생 과정에서 인턴을 해보시고. 할 만한지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허허허허.


감자: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대학원 진학을 하실 건가요?

진토닉: 아마 할 것 같아요.


감자: 10년 후 당신의 모습은 어떨 것 같으세요?

진토닉: 개쩌는 사람이 되어서 샌프란시스코에 집을 구해서 결혼해서 살 거예요.

감자: 원하시는 모습이 명확히 있으시네요.

진토닉: 그럼요. 여자친구랑 같이 살 거예요.

감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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