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상식의 힘] - 차병직

by 조윤효

여자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글은 편안함을 준다. 남자의 굵은 근육 같은 글은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차병직 교수의 글은 남자의 글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의 첫 글에서 처럼 낙천적 냉소주의자의 상식 이야기이다.

상식의 쓸모, 인생의 내일과 자연의 내일, 대답 없는 질문 그리고 상식을 뒤엎을 줄 아는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낙천적이면서 냉소적으로 소개한 책이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고 그의 글들은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약간 숨을 고르고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한꺼번에 몰아 읽기에는 숨이 차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 느긋하게 읽어간 책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그냥 세상을 다른 사람의 안경으로 본다고 생각한다면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의 바람처럼 '윤택하고 과시적인 생활보다 자기만의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존재와 공동체를 배려하는 삶을 살려는 사람들이 읽고 유용한 책이길 바란다.'라고 말한 의도를 조금 알듯 하다.

'상식을 외면하고 가는 길은 험난하다. 처음 가는 길이기에 두려움이 따른다'라는 말의 의미를 히말라야 등반을 해낸 사람들의 우화로 보여 준다. 정상을 향한 도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자연의 위대한 압력을 이겨낸 이들의 이면 생각들을 만날 수 있다. 처음 가는 과정의 두려움을 극복해 내는 자신과의 외로운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험난한 산악길을 오르나 보다.

'인간의 정신과 영혼은 삶의 도구라는 점에서 의복이나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매일 옷을 갈아입듯이 자신의 정신 상태를 점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 맞는 생각을 갖추어야 웃음거리가 되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삶을 추구할 수 있다고 한다.

의복을 갈아입듯이 나의 정신과 영혼에 상식이라 불리는 공통성과 안정성의 바탕을 둔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알아가야 할 듯하다. 너무 다양한 정보는 오히려 명확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뉴스도 신문도 언제부턴가 읽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내가 살아가는 사회에 무관심이 괜찮은 것인지에 대해 묘한 불안감도 있었다. 결국, 내가 필요한 지식만 편식하듯 습득했다. 이 책을 보니 얇지만 전체를 볼 수 있는 넉넉함도 갖추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넓게 알고 대신 관심 있는 분야는 깊게 알아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책에서 다루는 범위가 넓다. 음악, 미술, 정치, 정의, 역사, 음식 등등...... 그 분야에 관련 지식이 있었더라면 훨씬 공감할 내용이 많았을 듯싶다.

'어른들은 자신과 비슷한 판박이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아이들의 교육, 취업, 결혼에 간섭한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느낀다. 내가 지나온 길로 아이를 이끌 때는 심리적인 불안감은 적다. 하지만, 안전을 추구하는 삶으로 이끄는 게 진정한 삶의 정도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이 일어 난다.

'실패가 그 다지 두려울 이유가 없는 사회라면 정말 안전하고 편안한 삶의 터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는 말에 사회적 분위기의 기본을 생각해 보게 한다.

'상대방이 홀로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배려하는 마음이 사랑이다.' 사랑의 정의가 깔끔하다. 사랑하는 연인뿐만 아니라 부부들에게 필요한 생활의 철칙이 될 수 있을 듯하다.

'현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절대로 과거를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은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다. 인간은 항상 과거를 구성한다.' 과거를 구상하는 힘은 결국 현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현재를 제대로 알기 위해 지난 역사 즉 선조들의 과거 구상 능력까지 같이 볼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지속적인 공부는 그 숨겨진 이면까지도 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생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우연이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우연히 만나는 지인들이 그래서 더 반가운가 보다.

글 중 일본 노벨상 수상자 다나카의 글이 인상적이다. '상식의 반대말은 독창성이다'라는 다나카의 말로 책은 글을 마친다. 상식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마지막에는 그 상식의 반대인 독창성에 대한 강조로 끝낸 글은 선이 굵다. 상식도 필요한 시대요. 자신만의 독창성도 필요한 숨 가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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