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

by 조윤효


글을 읽으며 '아비투스'라는 말이 떠올랐다. 사회적 환경에 의해서 형성된 개인의 사고나 행동의 일정한 패턴이 무의식적으로 개인의 사고를 지배한다는 뜻이다.

인문학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한가에 대한 일관된 글이 박하사탕 같이 시원하다.

철학의 시작은 언제인가? 신중심의 사고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철학이 시작됐다고 한다. 신이 정해둔 계율을 지키는 수동적인 삶은 신의 계시를 잘 알고 이를 해석해 주는 사람 즉 성직자가 절대 권력을 가진 암울한 시대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현대 사상가 마르크스, 프로이트 그리고 니체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연 대표주자들이다. 이들이 신중심 세계의 틀을 깨기 시작했다고 한다.

집단주의적 사고가 개인의 삶을 지배한다. 중세의 종교 집단의 횡포가 가능했던 게 개인을 획일화된 사회적 기준과 가치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는가? 특히, '우리'라는 표현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회적 분위기가 한몫한다. 집단주의적 분위기는 개인의 자율과 개성을 존중하기보다는 같지 않음에 불편을 느끼게 한다. 정해진 사회적 성공과 기준에 못 미치는 개인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여행을 같이 가면 가족이든 연인이듯 무엇인가를 꼭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 선진국의 경우 휴가지에서 가족이 각각 책을 읽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자연스럽다면 우리는 같이 밥을 먹고 같이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사고를 이해하는 것이다. 개개인 각자가 자신만의 무늬가 있다. 사회적 기준으로 자신을 재단하지 말고 자신만의 가치로 자기의 욕망을 따르는 삶을 살라고 한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한국에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남의 이목을 무의식적으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면 보이지 않는 시선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 50 또는 60 이 넘어서도 서빙을 해도 부끄럽지 않은 문화 그리고 다름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아직은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동양 정신의 근간이 되는 유교 문화의 공자 사상을 만들어 낸 중국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 사상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사고를 따르는 우리는 시대가 변해도 바꾸기 힘들다. 왜냐하면 제조자는 그 과정을 알고 바꿀 수 있는 비밀 번호를 알지만 우리는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문학은 답을 제시하는 학문이 아니다. 질문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게 진정한 인문학인 것이다. 그의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기존의 사고 틀을 가지고 있는 내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를 죽어야 태어날 수 있다'라는 말을 실행하는 길 뿐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사고와 의식이 진정한 나의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해보게 된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소명이나 집단을 위한 자신의 기여를 이야기하기 전에 개인의 기본적인 욕망에 충실할 때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진정으로 행복한 개개인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그의 논리에 공감이 간다.

나를 아끼고 존중해줄 때 타인에 대한 너그러움이 생기는 것 같다. 사회적 기준의 나의 가치를 벗어나 나만의 무늬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누구나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하늘 아래 아름답지 않은 게 없고, 모든 인생이 나름 존재의 이유가 있다.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를 존중해 줄 때 우리의 관계는 한걸음 더 나은 관계가 될 것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찾고 그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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