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태산을 옮기는 것처럼 불가능하지만 자신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지만 가능한 일이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표현하는 자신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수십 가지의 감정들이 분주하게 마음의 장터를 오간다. 가끔 머물러 있기도 하고 불같은 분노가 끓어오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평온한 상태이다. 제목이 주는 끌림이 큰 책이다. 진짜 화내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로 책을 일독했다.
2014년 방영된 내용이 책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원초적 본능인 화의 비밀, 분노의 조정자 내면 아이, 나를 바꾸기 위한 분노 디자인 그리고 마지막 장으로 화를 다스리는 기술을 소개한다. 책이 두껍지 않고 페이지 속 글자의 배열이 넉넉해 가볍게 독자들이 읽기를 바라는 맘이 느껴졌다.
화를 폭풍처럼 쏟아내는 아내, 15년간 한집에 살면서도 같이 밥을 먹지 않는 모자 그리고 귀향한 아들 부부와 살면서 자신의 분노를 화산처럼 폭발시키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보여준다. 가끔 화를 분출시키지 않으면 마음속에서 더 크게 잠재되어 있다가 외부의 우연한 계기와 자기 마음의 무방비한 상태가 만나 폭발이 일어난다. 참는 것이 맞는지 표출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애매한 경계에 서게 된다. 책을 통해 얻는 답은 간단하다. 표출하되 긍정의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 억압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화를 아무도 다치지 않게 잘 포장해서 내놓는 것이다. 그래야 화를 몸안에 쌓을 필요도 없고 내가 던진 화로 그 누군가가 다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분노라는 감정은 원시적부터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이었다. 싸우거나 도망침으로써 자신을 외부로부터 보호하게 만드는 감정이다. 신체나 정신에 위협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뇌의 변연계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노드 아드레날린 호르몬을 분비하며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우리 몸은 갑자기 온몸에 혈량이 많아지고 혈류가 변해 근육이 튼튼해지고 민첩해진다. 나를 향한 위협과 싸울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이처럼 분노는 우리의 신체를 더 강하게 하기 위한 원시적부터 내려온 인간 고유의 감정 중 하나이다.
화를 내고 있는 사람은 가슴이나 얼굴에 열이 모여있는 사진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이 신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 준다. 지나친 분노는 몸속 면역체계에 악영향을 준다. 그래서 질병에도 쉽게 노출되는 몸을 만들어 암이라는 큰 병을 불러올 수 있다. 화는 혈액 속의 특정 염증성 세포를 증가시키고, 자연 치유 세포인 NK 세포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분노라는 감정을 휘발유와 성냥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스트레스나 고통은 휘발유이며, 촉박하는 상황이 성냥이 되어 터트리는 것이다. 분노 조절을 도와주는 생물학적인 브레이크가 뇌의 전전두엽이다. 분노에 관계되는 변연계가 활성화가 많아지면 전전 두엽의 기능이 빨리 노화되어 제어 역할을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작은 자극에도 빈번히 큰 화를 내는 성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뇌를 신경학자 데이비드 린드는 아이스크림 콘의 삼단층으로 설명했다. 신체 기능 담당과 심장박동 호흡을 조정하는 가장 먼저 발달된 뇌간이 그 첫 번째 층이다. 파충류의 뇌라고 한다. 왜냐하면 파충류부터 뇌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동, 기억, 기쁨, 슬픔, 공포 등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는 두 번째 층이다. 파충류는 뇌간만 있고 변연계가 없기 때문에 감정이 없다. 그러하기에 극단적인 배고픔이 생길 때 자신이 낳은 알을 먹어 치우기도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층은 포유류 뇌라 불리는 전전두엽이 가장 마지막으로 발달되었다. 전전 두엽은 변연계에서 생기는 감정들을 해석하고 제어하고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전전두엽이 망가지면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삼단의 뇌 발달 과정을 이해하고 전전두엽을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화의 근원을 알고 긍정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워 두는 게 또 다른 삶의 기술이 될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스트레칭이나 음식에 대한 소개 그리고 명상법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올라오는 화를 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표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의 균형을 잡아 주어야 한다. 내가 일상에서 거의 매일 먹는 블루베리, 바나나 그리고 견과류가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음식 중 하나로 소개되어 있다.
분노라는 감정은 자신을 화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로 만든다. 억누르지 말고 대신 건강하게 제대로 발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책 전반에 걸쳐 보여 준다. 분노하고 있는 사람의 혈압은 상승 하지만 용서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의 심장 박동은 평균보다 내려간다. 결국, 분노를 통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분비하는 상황은 나를 공격하는 내 안의 적을 키우는 일이다.
분노의 유형으로 불꽃형, 시냇물형, 얼음형이 있다. 내부에 가두고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얼음형, 물 흐르듯이 온순하게 순종적이며 경쟁을 하지 않는 시냇물형, 욕심과 야심이 많고 경쟁을 즐기는 불처럼 급한 성격의 불꽃형 중 단연 불꽃형이 암 유발에 최고형이다. 결국, 분노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건강관리를 돕고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내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심리학자들은 자주 언급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감정을 만들어 낸다. 자신의 내면 아이를 만나고 위로해 주는 방법은 효과적인 것 같다. 과거의 상처를 알고 치유하기 위해 '내가 나에게 말 걸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사랑받지 못해 늘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자신의 내면 아이에게 성인이 된 자신이 따뜻하게 말을 걸어 주는 것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화를 내는 사람을 그대로 보지 말고 그 안에 상처받은 아이를 보려는 마음이 탁구공처럼 서로 주고받는 화를 따뜻한 손으로 잡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나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란다. 나 자신의 깊은 곳을 향한 마음 가짐이 바뀌지 않으면 주위 환경이 바뀌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타인의 내면 아이를 보듯이 자신의 내면 아이를 관찰하고 성인이 된 내가 따뜻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방법은 실천해 볼 만하다.
10대 초반의 아이들은 감정적이고 충동적이다. 왜냐하면 전전두엽이 미성숙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 분노라는 감정을 적절히 다스리고 올바르게 표현하도록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감정교육이라고 한다. 이 시기는 전전두엽이 계속 성장해가는 과정이기에 감정 코칭이나 분노 조절 학습 프로그램 효과가 가장 높은 시기라고 한다. 8주간 10대 아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긍정적으로 표출하는 교육을 소개한다. 교육 후 분노 지수가 내려갔고, 전체 지능, 언어 이해, 지각 추론, 작업 기억 처리속도가 올라갔다. 이는 지능이 발달한 게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다룰 수 있는 힘을 갖게 됨으로써 집중력이 올라가고 자신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힘이 생겼기 때문이라 한다.
관심을 분노 자체나 그 감정이 아니라 '나'에게 돌리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알고 내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내 화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분노나 화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당위적 사고와 원망적 사고 때문이라 한다. 스트레스라는 휘발유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기준으로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당위적 사고와 남을 탓하는 원망적 사고는 성냥이 되어 마음의 불을 일으킨다. 결국, 분노라는 자극으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면 포도당이 전두엽으로 쏠리고 뇌가 지치는 것이다. 화는 2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 2분을 잘 관리하면 사라지지만 그 2분 안에 폭발한 화는 더 길어진다. 에스키모 인들의 화 지팡이 이야기는 인상 깊다. 화가 나면 지팡이를 들고 눈 위를 화가 풀릴 때까지 걷는다. 그 풀린 곳에 자신이 가져간 지팡이를 꽂고 돌아온단다.
책을 보며 느낀 점은 분노나 화를 억 누리기보다는 표출하되 긍정적인 단어 선택이 중요하고, 내 안의 화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를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자신의 욕구와 가치관의 자로 상대방을 제려고 하는 마음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에스키모인의 화 지팡이처럼 현명한 일상의 행동이 필요하다. 화나 분노의 감정도 내가 가진 소중한 감정이다. 그 소중한 감정들이 홀로 날뛰지 않게 달래주는 따뜻함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