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그의 책 '몰입'은 삶의 질을 올리는 방법 중 개인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 지를 알려 주었다. 몰입을 통한 삶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핵심이었다. 어떤 일이든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도달하기 위한 몰입의 경험은 또 다른 자아를 만나는 즐거움을 줄 것 같다. 영어를 이중언어처럼 마스터하는 방법에 대한 저자만의 몰입 방법은 효과가 높을 것 같다.
'언어는 몸에 배어 자동으로 인출되는 암묵 기억의 요소가 강하다'는 특성을 무시하고 영어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외현 기능 위주의 학습 전략이 대한민국 영어의 현주소이다. 피아노를 치듯이 손가락이 기억하고 음을 자유자재로 쏟아내듯이 영어 또한 모국어처럼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습득 방법에 대한 전략을 살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하듯 '같은 방식으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듣기 말하기 중심의 언어교육이 왜 중요한지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가진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많이 간다.
영어에 대한 목표치를 분명하게 두라고 한다. 언어는 쉬운 것을 단순 반복하면서 몸을 익히는 기술이다. 5세 아이가 쓸 수 있는 쉬운 단어와 간단한 문장을 사용하되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자재로 구사하겠다는 목표를 두라고 한다. 영어와 한국어의 공통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기가 쉽지는 않다. 나 또한 영어를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하고 성인이 된 이후 대부분의 삶 영역이 영어의 바닷속이지만 안타깝게도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라 여전히 외국어이다. 영어가 모국어처럼 되려면 직청 직해(즉시 곧바로 이해하는 능력)와 직독 직해(영어 읽기)가 가능해야 한다고 한다. 그가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따라 해 보았고 소개해준 다양한 채널들을 방문해 봤다. 올해는 몰입을 통해 영어를 이중언어처럼 구사하는 것이 내 목표 중 하나다. 최종 목표 중 하나는 영어로 한국어처럼 글을 써내는 힘을 길러 영어로 된 책을 출간해 보고 싶다. 삶의 목표는 행위의 끌림과 그와 관련된 자료가 자석처럼 자신에게 다가오게 한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매년 10조 원 이상의 돈을 쓰고 있다고 한다. 국가별 영어 구사 능력은 70개국 중 26위 정도이다. 싱가포르는 12위, 말레이시아는 14위, 인도는 20위이다. 쏟아부은 돈과 열정에 비해 결과가 미흡한 느낌이 드는 건, 언어 교육법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고 막연하게 시험과 실용 사이에서 오가는 외줄 타기 같은 교육 정책 때문일 수도 있다. 핀란드의 경우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이유가 교육의 방식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란다. 핀란드어는 영어보다는 한국어와 유사한 사항이 더 많다. 즉, 두 나라 모두 영어를 배우기 위해 모국어의 힘을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단지, 핀란드는 읽기, 쓰기 교육위 주가 아니라 듣기 말하기 위주의 실용영어 교육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른 방식으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공교육 기간이 12년이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꾸준하게 했을 때 결과를 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듣기, 말하기는 뇌에서 실시간 처리가 가능한 암묵 기억이고, 읽기 쓰기는 자동 즉각 처리가 되는 게 아니라 생각하고 궁리하는 단계를 거치는 외현 기억이다. 자유자재로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암묵 기억을 이용해야 한다. 암묵 기억은 싸매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단순 반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기쁜 소식은 머리와 상관없이 단순 반복할 수 있는 끈기만 있으면 누구나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게 아니라 방법이 틀린 것이다. 방향이 틀어져 있다 보니 목표에 도달하는 길이 험할 뿐이다.
영어 공부법으로 하루 1시간씩 365시간 하는 것보다 한 달 안에 하루 10시간씩 한 달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언어에서 몰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넓게 퍼져있는 관심 영역이 아니라 돋보기같이 한 곳에 관심의 햇살을 쏟아 넣을 때 불이 붙는 것과 같다. 또한 내적 동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내적 동기가 발달하면 능동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잘하려면 내적 동기에 주목하라고 한다. 영어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 명확한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을 같이 할 때 결과를 끌어내는 행위가 일상이 되고 결국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고 한다. 몰입의 저자 다운 조언이다.
몰입식 언어 교육은 구 공산권 국가에서 스파이 훈련용으로 도입했던 방식이다. 6개월 안에 한 언어를 마스터해 그 해당 언어 사회 속에서 살아가도 전혀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해야 했기 때문이다. 2010년 미국에서 러시아 스파이 11명이 체포되었는데 그들의 언어 수준이 현지 원어민과 거의 동일했다고 하니 듣기, 말하기 위주의 반복 연습을 통한 암묵 기억의 효과는 탁월한 것 같다.
온라인 속 세계는 이미 하나다. 우리가 원하는 고급 정보들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다. 그 고급 정보를 읽어 내고 내 것 화 시킬 수 있는 힘은 또 다른 힘이 될 것이다. 마치 미국 서부 개척시대처럼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에 자신의 깃발을 꽂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하다. 자료 활용능력이 커지고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비결은 영어에 있다. 세상의 모든 지식에 접근하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 영어로 기술된 고급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 내는 힘이 필요하다. 이 요술 방방이를 휘두르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고 하는데 영어를 한글처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로, 15살 소년의 췌장암 진단법 이 옴 미터(Ohm meter)에 대한 이야기는 놀랍다. 15살 소년 잭 안드라카는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췌장암으로 죽는 것을 보고 방학 3개월 동안 내내 검색 사이트인 위키디피아와 구글을 통해 수많은 과학 논문과 자료를 읽고 이 옴 미터를 개발한 것이다. 3 센트라는 비용으로 단 5분 안에 췌장암 여부를 100% 가까운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지식은 이제 더 이상 고급 인력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그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다리가 놓인 시대이다. 잭 안드라카처럼 인터넷을 통해 전문 적인 문헌을 찾고 이를 종합할 능력만 있으면 고등학생이라도 노벨상을 받을 만한 훌륭한 발명을 해 낼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창의력, 코딩 등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영어 공부가 중요한 이유는 미래에는 정보를 아는 것보다 다루는 기술이 더 중요하며 온라인 기반 활동과 인터넷 정보 대부분이 영어로 서비스된다는 사실이기에 영어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저자의 의견에 깊은 공감이 간다. 영어를 우리말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고, 영어문서를 한글 읽듯이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은 미래에도 꼭 필요한 자질이라고 한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영어는 우리가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지도이자 뗏목이다.'
영어를 배울 때 듣기, 말하기로 시작해서 이를 끊임없이 반복해 몸에 배게 하여 암묵 기억 형성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 학습법인 것 같다. 낮에 배운 외현 기억 위주의 문자 교육은 잠자는 동안 해마를 통해 전전 두엽에 저장이 된다. 하지만 암묵 기억은 소뇌, 선조체, 편도체에 저장이 되는데 이는 외현 기억과는 완전 다른 영역에 저장되는 것이다. 암묵 기억을 올리기 위해 말하기 듣기 위주의 교육이 왜 중요한지 논리 정연하다. 학기를 준비하는 지금 황 논문 교수의 영어 몰입 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일상을 굉장히 바쁘게 만들고 있다. 지금의 커리큘럼 안에 소리가 중심이 되는 것들을 좀 더 넣어야 한다. 영어의 규칙을 영어로 말하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이 생각보다 글도 잘 쓴다. 하지만, 조금 더 보안해야 할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직청직해를 통해 암묵이 기억을 발달시킨 뒤 직독 직해가 가능해지면 영어와 한글 읽는 속도가 거의 비슷해지고 인터넷으로 영어 자료를 검색해서 읽는 데도 부담이 없어진다고 한다. 책 속에서 소개된 다양한 어플과 유튜브 동영상 자료에 대한 정보는 정말 유익하다. 온라인 속 세계는 아직 무궁무진한 미개척 분야가 많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속에서 살아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배움의 이유와 방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대이다. 집을 한채 짓는데도 많은 시간과 구체적인 방법이 존재한다. 그 매뉴얼 데로 따라갈 때 아무것도 없는 땅 위에 어느 날 멋진 집이 완성되듯이 인생이라는 불모지에 교육이라는 매뉴얼로 평생 살아갈 마음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육인 것 같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걸어가는 법을 다시 한번 배우는 계기를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