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쓰고 있는가? 왜 써야 하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이 내 안에서 자란다. 처음은 독서로 시작했고 읽다 보니 쓰고 싶어 졌다. 쓰다 보니 더 잘 쓰고 싶어 지는 욕심이 생긴다.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유태인이고, 이 책을 쓸 당시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였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제랄드 만레이의 시를 타자기로 옮겨 쓰는 것을 즐겼고 졸업 후에는 순수 자연식 레스토랑을 개업했었다. 그 이후 11년 동안 글쓰기 방법을 지도하는 길을 걸어오면서 책을 출판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삶을 보는 건 중요하다. 삶의 어떤 계절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가 생각의 배경 화면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사계절로 나눈 다면 인생의 봄을 살고 있는 사람과 겨울을 살고 있는 사람의 생각은 깊이가 다를 것이다. 남편과 이혼 후 자신만의 글쓰기 세계와 외부 세계를 연결하고 글로 나타내는 방법에 집중된 그녀 삶이 느껴진다. 그녀의 글은 산뜻하다. 마치 친구와 산책하듯이 읽혀진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행복감을 느끼며 걷되, 매일 만나는 일상을 특별하게 대하는 대화를 통해 비로소 '이만하면 괜찮은 삶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 준다.
추천의 말이 인상 깊다. '작가란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주기 위하기보다는 작가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글을 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수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글쓰기에 대한 정의들이 작가에 대한 정의들이 그리고 그것들이 갖춰야 할 소명들에 대한 표현법들이 명쾌하다. '글쓰기는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진실을 글로 나타내려면 쓰는 이가 자신의 내면 아주 깊은 곳까지 내려가야만 한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요구한다.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
독자들을 위한 저자의 세심한 배려의 말도 따스하다.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을 전체로 이 책을 흡수하라. 끝까지 다 읽지 않아도 삶과 생각을 쓰라. 자신을 믿고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배우고 이 책을 쓰임새 있게 해 달라는 그녀의 요청이다. 글을 쓰기 위해 하얀 종이 위에 머릿속의 생각들을 손끝으로 쏟아내기 위해 너무 비장한 각오는 힘이 들어간다. 힘을 빼야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말처럼 첫 생각에 불을 붙이되 사회적 체면, 내면의 검열관이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에너지가 심장에 도달해 진짜 마음을 보고 느끼는 것을 쓰라고 한다. '당신이 바로 지금, 현재에 존재할 때, 세상은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법을 배운 다음 글을 쓰게 되면..... 그 글에는 힘이 실리게 된다.' 글쓰기를 망설이는 사람을 은근하게 유혹하는 그녀만의 설득법이 멋스럽다. 또한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는 가장 평이한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계속 쓰고 솔직하게 써라.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하나의 재료로 탐색하여 퇴비에서 한 송이 붉은 튤립이 피어내는 게 글 쓰기라고 한다. 일상의 반복과 무미 건조로 삶의 빛이 단조롭다면 글쓰기로 화려한 색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당신의 작은 힘으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일을 하게 만드는 건 위대한 결정자이다. 당신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신이 당신 배후에 존재하는 우주만물 즉 새, 나무, 하늘, 달, 그 밖의 무수한 생명의 흐름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에만 위대한 결정자가 당신을 도와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불교신자인 그녀의 겸손이 느껴진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게 아니라 따를 때 우리는 신의 손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세에서 그때를 만날 수도 있고, 죽은 후에야 찾아 올 수도 있다. 계속 써라.' '우리의 삶은 모든 순간순간이 귀하다. 이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작가는 의미 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읽을수록 마음에 위안이 된다. 그런 위안을 주는 글을 쓰는 사람은 불교에서 말하는 또 다른 형태의 '보시'를 행하는 것이리라. 작가는 세상 모든 것을 재료로 해서 덧없이 지나가버리는 세상의 모든 순간과 사물들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주는 것이 작가의 임무로 생각하는 그녀의 소명 의식이 지혜롭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인생의 세부 그림을 기록하는 글쓰기가 중요한 의식이 될 수 있다.
작가란 자신만의 시간을 지켜야 하고, 시간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한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그들은 시간을 팔아 돈을 벌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미 좋은 작가의 평을 받고 있는 그녀가 스스로에게 주는 조언 같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열심히 들으며, 많이 쓰라고 한다. 단 ,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라고 한다. 그냥 단어와 음향과 색깔을 통해 감각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어 가라고 한다. 그리고 그 살아 있는 느낌이 종이 위에 생생히 옮겨지도록 계속 손을 움직이라고 한다. 지금 손을 움직이는 나를 통해 그녀의 정신을 만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문학의 책임은 사람들을 깨어있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녀의 문학에 대한 정의는 명쾌하다.
'모든 것은 평범함과 비범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열릴 때도 있고 닫힐 때도 있다.' '누군가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사람은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에게 슬픈 파장을 남기게 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 자신에게 친절할 때 세상을 친절하게 대할 수 있다는 그녀만의 자기 위안 법도 마음에 든다. 그녀는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경탄하고 애착을 가지기 위해 글을 쓴다고 한다.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녀의 말처럼 나와 사물 또는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 원한다면 글을 써야 한다고 한다. 마치 아이에게 달콤한 사탕으로 유혹하듯이 글쓰기의 매력들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평범한 우리는 이미 특별한 존재이다. 글을 읽고 쓰면서 마음으로 깨달아 갈 것이다. '모든 작가와 독자들은 글을 잘 쓰는 것이 그들 모두에게 최고의 여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잘 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말인가. 쓰지 않고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을 서서히 물이 종이 위에 번지듯이 독자의 생각을 점령한다.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그 일 자체가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에 접근해 나가는가 그리고 그 일에서 어떤 가치를 얻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작가로서의 그녀 삶의 철학인 것 같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다.' 우리 안에는 천재적인 것이 있고, 그것을 바깥을 발산하여 내면에 있는 풍요로움을 외부에 있는 작품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글쓰기라고 한다. 평범한 존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것이 예술이 가진 위대한 힘이라면 평범한 우리가 글을 써나가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무엇이지를 깨닫게 된다고 한다. 특별한 나를 만나고 싶다면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들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신의 손길을 내 힘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겸손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아침 창가 너머로 새의 지저귐이 들린다. 수많은 새들 중 하나이지만 이 아침 우리 집 밖에서 삶을 노래하는 저 새는 특별하다. 우리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사람은 이미 특별하다. 특별한 우리를 만나고 싶다면 이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 매일 밥먹듯이 그렇게 글을 써야 한다. 그래야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게 해 줄 것이라는 그녀의 확신에 찬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좋은 책은 확신을 심어 주고, 그 확신으로 삶을 다르게 재단할 힘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