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말이 되느냐 글이 되느냐에 땨라 가치가 달라진다. 말은 바람과 같아 사라져 버린다.
글은 종이 위에서 역사를 만들어 내는 하나의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어떤 글은 내 삶의 조각을 완성시켜 주고 어떤 글은 타인의 삶에 꼭 필요한 마지막 단서가 될 수 있다. 글을 쓰는 것이 말을 하는 만큼 자연스럽고 일상적이어야 한다. 김병완 씨의 책은 생각이 글이 되는 방법의 당위성을 보여 준다. 씩씩한 경상도 남자 말투가 느껴진다. 우회 법을 쓰지고 않고 바로 던지는 직구 법이 다. 하나도 숨김없이 다 뱉어내는 듯한 기법이 그 만의 방식인 것 같다. 부산에서 3년 9000권의 책을 걸식 든 사람처럼 읽고 어느 순간 쏟아지는 생각들을 받아줄 종이가 필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달에 4권을 쓸 수 있는 엄청난 지식의 폭포수를 글로 담아낼 수 있는 저력가가 된 것이다.
모소 대나무의 일화를 좋아한다. 5년의 땅속 기다림 이후 하루에 몇십 센티미터씩 자라는 성장은 사람에게 인내를 가르쳐 준다. 저자에게 3년의 독서가 준비였다면 그 이후의 삶은 위대한 성장이 된 것 같다. 책은 작가가 가진 시크릿과 테크틱, 글을 쓰는 맛과 힘, 글쓰기의 전략 그리고 양이 재능을 이긴다는 논리로 신나게 달려간다. 2년 전에 봤던 책인데 도서관에서 또 빌려 왔다. 실수로..... 책 속의 흑백 사진들을 집에 와서 보니 기억이 났다. 아쉽게도 그때 책에 대한 평을 써 두지 않았다. 한 번 읽었던 책이라 그런지 쉽게 글의 흐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 만에 뚝딱 읽었다. 그때 느끼지 못했던 요소들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저자의 글 쓰는 기법이 눈에 보였다. 박하사탕 같은 쿨 함과 시원함 같은 맛이다. 둘째, 글을 쓰는 사람을 작가라 할 수 있는데 그 작가의 정의를 제대로 내려 주는 저자의 정의 법이다. 셋째, 매일 말하듯이 엄청나게 쏟아 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뇌가 놀랄 만큼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과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감성과 예술을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되고 작가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가장 훌륭한 이야기를 가진 전사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는 말이 보여 주듯이 사람들은 꿈과 문화와 감성과 스토리를 원한다고 한다. 즉 작가는 감성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이미 작가다. 단지, 말로 자신의 생각을 바람으로 날려 보내느냐 아니면 종이 위에 뿌려 두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각기 다른 사람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에 그 개별성 자체가 작품이 될 수 있다. 모두가 작가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작가인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차이는 재능의 차이가 아닌 훈련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말은 글을 계속 쓸 용기를 준다. 물통에 물을 계속 쏟아붓다 보면 물이 넘치듯이 그렇게 넘쳐나게 많은 양의 글을 쓰라는 것이다. 가끔씩 일상에서 글의 표현법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막상 쓸려고 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메모를 해야 하느지 알 것 같다. 지금은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나 혼자만의 밴드에 '하루 사색'이라는 태그를 걸어두고 쓰기 시작했다. 메모 기능 어플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해서 나와는 잘 맞는 것 같다.
'작가는 자신을 스스로 존경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인상 깊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니체의 인용구를 보여 준다. '자신을 존경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신을 아직 아무런 실적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인간으로서 존경하는 것이다. 자신을 존경하면 악한 일은 결코 행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이상에 차츰 다가가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타인의 본보기가 되는 인간으로 완성되어 같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꿈을 이루느데 필요한 능력이 된다. 자신의 인생을 완성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스스로를 존경하라.' 멘토와 스승이 필요하다면 멀리에서 찾지 않아도 된다. 자신을 멘토 삼아 스승으로 삼아 걸어가기 위해서는 그 스승의 위치에 올라갈 만한 능력과 자질을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 발전적인 자아상을 스스로 만들어 내면 된다. 내가 내 스승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심어준 책이다.
'작가는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주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오랫동안 들어왔다. 참으로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틀에 얼 메이기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투리, 어투, 문체가 자산이 되고 개성이 되며 매력이 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세련되기보다는 당신 만의 거친 숨소리를 세상에 당당히 내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저자의 글에서는 거친 저자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문턱이 낮아야 들어가기 쉽고 한번 들어간 곳에 자주 가다 보면 어느덧 익숙해진다. 글쓰기가 익숙해질 때까지 자신의 목소리로 꾸준하게 정진해 가면 된다는 응원이 느껴진다. 또한, 명문장에 욕심을 내는 것보다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 글에 더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번 글을 쓰는 자세를 점검해 본다.
저자가 스스로 만들어 낸 신조어들이 신선하다. 작가이며 독자인 사람을 '호모 스크립투스 (Homo Scriptus)'라고 라틴어를 조합한 글자다. 책을 읽는 독자이면서 동시에 책을 쓰는 작가인 사람들, 호모 스크립투스가 활개를 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서양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책이 6세기 보에티우스에 의해 쓰인 '철학의 위안'이라는 책이라고 한다. 알렝드 보통의 '철학의 위한'은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어 꼭 읽은 것처럼 익숙하다. 하지만 행복의 본질에 대한 가장 심오한 책이라 불리는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은 나만의 서재에서 빠져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 장바구니에 잘 넣어 두었다. 책을 통해 또 다른 책과의 인연을 만들어내는 게 마치 좋은 친구를 한 명씩 더 소개받는 느낌이 든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이렇게 좋은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작가란 '자신이 살면서 느낀 감정을 세상과 타인에게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다.'라고 한다.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감성이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어린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듯이 글을 써라!' 아이에게서 '즐겁게 사는 법, 즐겁게 집중하는 법,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법, 지금 이 순간에 사는 법'을 배우라는 말에 세상은 배움을 줄 수 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그것을 보지 못하는 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즐겁게 글 쓰는 법, 글 쓰는 법에 집중하는 법, 내가 쓴 글에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법, 지금 글 쓰는 이 순간이 감사해야 할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느낀다.
결국,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매일 써야 한다.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보여 준다. 풍요의 여신의 축복으로 우리 삶의 질은 높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잃어버리기 쉬운 시대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물질적 풍요가 우리의 마음까지 풍요롭게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죽어도 (당신의) 책은 남는다.'라는 말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삶은 써가는 글이 되어야 후회가 적을 것 같다. 글을 쓰는 나와 살아가는 나를 지켜보는 멘토를 만들어 가야겠다. 쓰는 것도 삶의 중요한 일부임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내 숨소리가 그대로 들어간 진정성 있는 글을 나의 멘토로 만들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