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쏟아지는 저자의 말들이 화려하다. 저자의 경력만큼 화려하다. 19년째 여행하며 글을 쓰고 있는 몸, 마음 전문가이다. 일본 미술전에서 수상을 한 경력과 인도 델리 대학교에서 힌두 철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부분 그리고 다시 요가와 철학, 명상을 배우기 위해 인도로 떠나 피트니스와 웰빙의 세계로 뛰어든 그녀가 쓴 책이 시집을 포함해 11권이다. 그녀의 글은 은유와 비유의 달인 같다. 그녀의 시집을 꼭 읽어 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냉장고로 비유한 성격의 표현 법이나 그녀의 삶에서 영향을 준 사람들의 만남에 대한 은은한 표현법도 마음에 든다. 마치, 소개팅을 할 때 직접 당사자들을 앉혀 두고 소개하는 어색함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같이 등산하고 영화 보면서 서로를 알아가게 도와주는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도와주는 사람 같다.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내 몸 사용 설명서'라는 책이 또 올랐다. 이 책은 내 몸을 움직이는 움직임에 관한 책이다. 하루 1시간 하는 운동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그 나머지 23시간 우리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책이다. '이것은 생각의 기술이다. 운동으로 키울 수 없는 가장 깊은 근육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며, 나를 늘 새것처럼 담아 보관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상자를 마련하는 일. 뇌와 몸만 있으면 된다. 준비물은 그게 다다.' 첫 서두의 글조차 멋스럽다. 나를 담아내는 상자가 중요함을 인식하는 요즘에 만나게 된 책이라 흡입력이 깊다. 아마 그녀가 이렇게 표현했을 듯싶다. 진공청소기가 바닥에 떨어진 종이조각을 흡입하듯 책은 나를 그 속으로 빨아들였다.
상상력과 집중력으로 몸을 쓰는 마음 자세를 바꾸는 훈련이다. 몸 표정이 바뀌면 풍기는 인상을 갈아입는 일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사람을 기억할 때 그 사람의 움직임이 오래 머문다. 그 움직임에 대해 단 한 번도 내가 재단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녀의 말처럼 다이아몬드는 오직 다이아몬드로 자를 수 있듯이 오래된 습관은 새로운 습관으로 잘라 내 몸 표정을 가볍고 환하게 만들고 싶다. 그녀의 고백 같은 말로 시작하는 책의 서두 부분을 지나 움직임에 대한 생각과 실천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의 중반부 그리고 몸의 변화를 만들어 고급스러운 상자에 자신을 담고 일상을 관찰하는 글이 멋스럽다. 자신을 낭비하는 버릇을 내려두고, 자신을 고갈시키는 자원으로 생각하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자신을 만들어 내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다. '좍펼치고 유연하고 순환이 잘되는 몸을 타는 것은 페라리를 타는 것보다 천만 배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가 우리는 몸을 쓰는 법을 잊어버렸다. 아니 몸 쓰는 데 신경 쓰는 법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잊어버렸다는 걸 잊어버렸다. 그 소중한 것을...'
'세상을 보는 나'를 본다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만들어 가던 습관에서 그 세상을 보는 나를 보는 눈을 갖는 게 한 차원 더 높은 생각이다. 몸과 마음이 합쳐져야 나가 시작된다고 한다. 몸을 갖고 산다는 뜻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다. 사람의 몸은 독특한 에너지를 풍기고 리듬과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공간 속의 움직임이 남이 나를 기억하는 방법이다. 의식이 몸을 떠나서는 안된다. 몸을 떠나면 습관이 몸을 떠맡는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의 몸은 주인이 살지 않는 집처럼 황폐해진다고 한다. 그 안에 머물면서 돌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말한 글의 인용이 그녀의 생각을 잘 담아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조각가들이다. 매 순간 피와 살과 뼈를 가지고 스스로의 모습을 조각하고 있다.'
몸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한다. 자세를 바꾸기 위해 생각의 힘이 필요하고 그 생각으로 몸의 경계를 허물고 주욱 펼쳐서 쓸 수 있게 된 곳 까지가 내 몸이라고 한다. 앉는 법, 서는 법, 걷는 법에 대한 몸의 경계를 알려 준다. 머리의 위치는 귀가 시작되는 곳에서부터라고 한다. 우리의 생각보다 한 뼘 더 올라간 곳이다. 어깨는 가슴부터 시작된다. 머리와 어깨 사이의 공간을 인식해야 움츠러들었던 우리의 목을 다시 길게 세울 수 있다고 한다. 팔의 무게와 다리의 무게를 느껴 아래로 향하게 해 주고, 머리는 가볍게 풍선을 뛰우듯이 두라고 한다. 얼굴에 콧수염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수염을 좍 펴주면 표정이 달라지고 무의식적으로 아래턱을 경직시키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각진 얼굴에서 서서히 날씬한 턱이 살아난다고 한다. 자세는 우리 몸의 윤관을 디자인한다고 한다.
걸을 때 찍듯이 걷는 것이 아니라 유유히 물 위에서 흘러가는 배처럼 걸어가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을 날개뼈와 꼬리뼈에 두고 관절 사이에 부드러운 마시 멜론을 끼워둔 것처럼 생각하고 움직이면 된다고 한다. '설계된 대로 쓰지 않으면 우리 몸은 자기 방어 체제에 돌입하고 그 해결책은 종종 균형이 무너진 부위에 지방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꼬리가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동작은 직립으로 발생하는 현대인의 허리병 치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꼬리를 사뿐히 흔들듯이 걷고, 꼬리를 들어 의자에 살포시 내려앉으라는 말에 상상력을 동원해 봤지만 아직은 내 몸은 낯섦의 경계를 허물지 못한다. 움직임이 꼬리뼈에서 시작되어 펴져 나간다고 상상하는 것이 몸으로 하는 명상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앉고 서고 걷는 것이 삶이다. 인생이다. 건강하게 살아 있는 한 그걸 빼먹거나 잊어버리거나 무시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바쁨에 대한 영어의 'busy'어원은 '혼란스러운, 불안해하는, 마구 어질러진, 쓸데없이 참견하는'이라는 중세 영어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한다. 바쁨 중독이 일중독으로 바뀐다는 말에 요즘 내 일상을 생각해 본다. 중독에서 벗어나야겠다. 그녀의 지인 카림 할 아버지의 조언이 내 가슴속 깊이 스며든다. '바쁘지 말거라.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내는 건 좋지만 그걸 혼란스러운 머리로 불안한 마음을 안고서 삶을 마구 어질러가며 해치워선 안돼. 밝은 마음으로 집중해서 경쾌하게 해내는 것과는 달라.....' 우리가 '하는라고' 정작 '살' 시간이 없어질 것을 걱정하는 그 할아버지 말에 덜하고 더 사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 암으로 걱정하는 그녀에게 할아버지의 조언에 그녀는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그일, 그 사람은 지나가지만 몸은 지나가지 않아. 마지막 순간 네 유일한 가족, 유일한 네 것, 네가 가장 나중까지 지니게 될 것은 몸이다. 그 밑천을 탕진해 버려선 안 된다. '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어떻게 보이는 가를 가장 크게 결정짓는 것은 뇌다. 우리는 스스로 느끼는 대로 행동하게 되어 있다. 그것이 뇌가 아름다움을 결정짓는 이유이다.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움직이면 틀림없이 몸은 달라진다.' <트랜스 포밍 바디스 Transforming Bodies>의 저자 스타인 호프의 글도 그녀의 생각에 힘을 준 것 같다. 생각의 힘, 느끼는 체력을 길러 몸 감을 키워야 한다. 몸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건강함과 여유를 드러나 해주는 게 생각이고 이 생각이 사람의 속 근육을 펼쳐 준다. 몸으로 하는 명상법을 그녀의 독특한 글로 소개되어 있어 읽는 동안에도 나도 모르게 따라 움직여 보게 만든다. 유창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몸이 기억할 2개의 새로운 단어는 '꼬리 감'과 '날개 감'이다. 손가락으로 뭔가를 잡을 때 움직임의 끝점이 아니라 시작점으로 주도권을 넘겨주는 게 핵심이다.
우리가 보이는 것의 30%가 유전적이라면 70%가 선택으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40 이후에는 선택이 90%라고 한다. '새털같이 쌓인 선택들의 무게를 느닷없이 느끼게 되는 때다. 소복소복 쌓인 눈송이들의 무게에 어느 순간 지붕이 내려앉듯이. 결국, 몸 나이라는 것은 쌓아온 습관과 생활 패턴이다.' 문득, 거울 속에서 낯선 여자를 볼 때가 있다. 습관으로 쌓아온 나를 다시 새로운 습관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다짐을 준다.
'앉는 법, 서는 법, 걷는 법은 마침내 내 안에 머무는 법을 배우게 했고 내게 집중하는 법, 힘을 빼는 법, 기다리고 놓아 버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몸은 눈에 보이는 마음이며, 피와 살에 흐르는 개인의 역사다. 일기장과 같다.' 저자의 맺음말 부분이 유독 인상에 남는다. 몸을 쓰는 사용자가 현명해야 한다. 내 안에 머무는 방법을 제대로 알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