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햇살이 느껴지는 책이다. 주인공 10살 India Opal은 엄마가 없어도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낸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보는 감각, 듣는 감각, 감동하는 감각이 무뎌진다. 그 무뎌진 감각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세상 물정을 알아가는 대신 순수한 감성을 내놓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 어렵지 않고 문장들이 짧아 경쾌함이 느껴진다. 주인공 오팔과 어린 왕자가 만나면 어떤 느낌이 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둘은 마치 한 조각이었던 두 개의 잃어버린 조각처럼 잘 맞을 것 같다.
개를 통해 어린 소녀가 삶의 행복감을 채워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책이다. 낯선 곳에 이사와 신부름 간 마트에서 개를 만나고 보호소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개라고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개의 이름을 즉흥적으로 만들다 보니 마트의 이름과 같은 Winn-Dixie이다. 새로운 도시에서 전도사로 교회를 꾸려나가는 젊은 아빠는 사랑이 물처럼 필요한 여린 나무인 딸의 감성을 채워주지 못하는 것 같다. 새로운 사랑의 대상인 윈딕스라는 개를 통해 그녀의 삶에 좋은 사람들과 친구를 만들어 가고 결국, 엄마가 없는 그 허전한 공간을 좋은 이웃과 나누는 우정으로 채워 나가는 이야기다.
개를 위해 목줄과 끈을 사기 위해 Otis의 가게에서 일을 도와 줌으로써 그의 삶의 이야기와 기타 연주에 매료된다. 버려진 듯한 집의 정원에 뛰어든 윈딕스 덕분에 주인 할머니 Gloria를 만나고 그녀만의 Dump mistake tree를 만난다. 삶의 지혜를 가득 안고 홀로 살아가는 글로리아 할머니의 '실수 나무'에 매달아 놓은 병들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살아오면서 잘못한 일이 있을 때마다 나무에 술병을 달아 둔 것이다. 삶의 길을 걷는다는 걷은 실수하지 않고 완벽한 길만을 걸어 왔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꽃길만 걸어온 길을 진정한 여행길이라 할 수 있을까? 글로리아 할머니의 나무에 달린 많은 병들만큼의 실수들도 삶이다. 자신의 삶의 정원에 실수한 삶까지 존중하는 그녀의 삶의 방식을 어린 소녀 오팔도 배워가는 것 같다.
작은 도서관 사서이자 오팔의 첫 친구인 Miss Franny가 들려주는 그녀의 증조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책의 중심이 될 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쟁을 통해 남자다운 영웅을 꿈꾸었던 젊은 청년이 집으로 돌아와 보니 사랑하는 모든 가족과 집이 사라져 버린 것을 보고 삶의 중심을 찾아가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삶은 그의 중조 할아버지가 만들어 팔기 시작한 사탕처럼 달콤하지만 쓴맛이 담긴 것이다. 어린 오팔의 삶도 달콤함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쓴맛으로 그녀의 인생의 맛이 잘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애완동물 가게 주인인 오티스의 삶의 이야기도 잔잔하다. 노래를 좋아해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고 연주하던 그에게 경찰들이 저지하고 그 과정 중 경찰 한 명을 때려 감옥을 갖다가 온 전과가 있다. 갇혀 있는 답답한 마음을 알기에 아침이면 동물들을 가게 바닥에 풀어 두고 기타로 노래를 불러주는 그의 마음을 닮아가는 오팔의 일상은 잔잔한 호수 같다. 또래 아이들과도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서 거리를 두지만 결국, 글로리아 할머니 정원에서 열리는 파티를 통해 감정의 거리를 좁히고 친구가 된다.
어린 오팔은 하나씩 배워간다. 삶의 사탕에서 느껴지는 쓴맛이작은위로가 되고 달콤한 맛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글로리아 할머니에게는 그녀가 읽어 주는 책이 위로가 될 것이고, 그녀에게는 윈딕스가 삶의 위로가 된다. 그녀의 아빠에게는 오팔이 위로가 된다. 애완동물 가게 주인인 오티스에게 줄 삶의 위로를 위해 오팔은 모두를 파티에 초대한다.
잘 준비된 한 여름의 파티에 갑작스러운 폭우는 모두를 놀라게 하지만, 특히 어린 오팔과 그녀의 아버지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소리에 공포를 느끼는 윈딕스를 찾아 빗속을 헤매던 부녀가 서로에게 중요한 것들을 이야기 한다. 중요하다면 그것에 시선을 두고 있어야 한다. 파티를 준비하던 오팔이 비를 피해 글로리아 할머니 집안으로 뛰어들어오느라 천둥소리에 공포를 느끼는 자신의 개 윈딕스를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을 한다. 반면, 그녀의 아빠는 오팔의 엄마가 모든 것을 갖고 떠났다는 생각에 공허하게 살아온 그의 삶에 가장 중요한 딸 오팔을 남겨 두고 간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비가 그친 일요일 저녁 모든 사람들이 파티를 하며 노래를 함께 부르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삶의 사탕은 절대 단맛일 수 없다. 단맛과 쓴맛이 조화를 이루어 삶의 맛을 이끈다. 삶의 사탕 맛이 쓴 맛일 때 위로가 되는 건 사람이고, 단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사람이다. 삶의 실수에 너무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 여기고 아이의 눈으로 삶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실수나 실패 또한 삶의 나무에 걸어 두고 인생 정원의 한 장면으로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행복과 성공의 기억도 그렇게 잘 가꾸어 두는 게 인생이다. 짧은 영어 표현들의 맛도 좋다. 단맛과 쓴맛 이 모든 맛이 삶의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