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by 조윤효

겨울의 끝자락에서 새벽부터 봄을 알리는 빗소리가 요란한 하루다. 따뜻한 봄 햇볕이 그리워질 때가 되면 대 자연은 인간의 마음을 미리 알고 준비해 간다. 마치 배고픈 아이를 위해 음식을 장만하는 엄마의 마음과 닮은 것 같다.


어제 완독을 하지 못해 새벽부터 읽어 아침이 시작하기 전에 완독 한 책이다. 일본 작가 마쓰오카 세이고는 이 책을 출판할 당시 6년째 매일 하루 한 권씩 읽은 책의 서평을 온라인 웹 사이트 '쎈야센 사쓰'에 글을 올리고 있었다. 처음 목표는 1,000권 이었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 삶의 소명처럼 글을 읽고 쓰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 죽기 전까지도 이 일을 계속할 거라고 한다.


그의 독서는 마치 장인정신을 연상하게 만든다. 체계적이고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 글 읽는 일상이 삶의 중심이 되어 매일 갈고닦아 독서에 대한 생각과 방법을 이루어 낸 것 같다.


다양한 책들이 독서법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런 독서법들 중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 가는 것이다. 그의 책 읽기에 대한 표현이 재미있다. 책은 패션이란다. 우리가 외출할 때 이 옷 저 옷을 입어 보듯 다양한 책을 기분에 따라 옷을 고르는 기분으로 부담 없이 선택해 읽으라고 한다. 어떤 옷을 입고 책을 읽느냐에 따라 책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진다고 한다. 책을 읽는 것에 지나친 의미를 두지 말고 우리가 삼시 세끼 밥 먹듯 늘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가볍게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글 중 ' 독서는 그 사람이 무엇을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책을 읽되 나에게 유익하게 읽어 내야 하는데 잘못된 독서는 '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양한 텍스트를 받아들여 나만의 편집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자신만의 편집의 틀을 갖추어 책을 소화해 내고 그 정보들을 하나의 또 다른 지식과 맥락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책은 텍스트가 있는 노트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책은 텍스트가 있는 노트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연계된 다른 책들이나 떠오르는 생각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문구를 책에 과감하게 기록해야 진정한 독서를 할 수 있다.


내가 가끔 쓰는 독서법도 소개되어 있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잠시 덮어 두고 그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보며 정보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읽고 난 후 책의 내용들이 증발해 버린 듯한 느낌이 들면 아쉽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는 독서에서는 그 내용이 섞이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만의 독서 편집력이 중요하다.


또한, 눈을 감고 책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내 보려고 한다. 뇌는 생각보다 그림을 통한 기억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면 할수록 나의 무지에 대해 더 알아 간다. '이렇게 모르고도 편하게 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의 말처럼 독서는 '무지함으로 시작해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라는 표현에 공감이 간다.


'새의 눈' 독서법과 '발의 눈' 독서법이 필요하다. 멀리 위에서 내려다 보고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안목과 텍스트 안에 들어가 내용을 면밀히 느낄 수 있는 '발의 눈'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결국, 책을 읽는 행위는 다양한 텍스트를 자신만의 편집 능력으로 새롭게 재 구성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쉽게 읽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읽으면서도 도대체 뭔 소리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책도 있다. 몇 권의 책들은 화장실로 좌천당하기도 했다. 읽기 싫은 책을 양치하면서 읽으면 그래도 2~3쪽은 매일 읽을 수 있다. 결국 년3~4권 정도는 자연스럽게 읽어진다. 단테의 신곡 모두 화장실 좌천을 당한 책이다. 재미를 갖고 읽을 려고 노력을 해도 잠신과 잡념 신이 등장해서 완독이 어려운 책이었다. 단테의 신곡 '천국편'과 '연옥 편'은 작년에 다 읽었고, 지금은 '지옥편' 중반부를 읽어 가고 있다.


아리스토 텔레스 책도 화장실 좌천 책이었고, '나쁜 사마리아인 이야기', '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도 작가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모두 화장실 독서들이었다. 양치를 3분 정도 꾸준하게 해야 하는데 늘 마음이 달리고 있었는데 독서와 양치를 묶다 보니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무지의 독서에서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 어느 중간 정도(지극히 나의 소망??)를 가고 있기에 다른 사람들의 독서 이야기를 접하면서 창의적인 방법들을 하나씩 더 만들어 간다.


책은 수천 개의 문을 가진 창이다. 삶이라는 눈에 보이는 텍스트의 정렬을 책이라는 문을 통해 다시 들어가는 느낌이다. 책!! 인류의 가장 큰 보물일 수 있다는 생각에 확신을 주는 책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Gesture 영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