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다. 그리고 닮아 간다는 것은 삶의 방향성이 생기는 것이다. 오랫동안 들어왔던 책이라 주말에 느긋하게 읽고 싶어 아껴 두었었다. 도미니크 로로는 프랑스 출시 수필가이고 영국, 미국, 일본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요가와 수묵화에 능통하며 자유와 아름다움, 조화를 삶의 지표로 삼고 살아간다. 그녀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다. 그녀 삶의 신조처럼 책도 그 정신을 잘 보여 준다. 그녀가 바라보는 삶의 철학이 아름답다. 그래서 그녀를 닮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답이 없는 '왜 사는가?'를 묻지 말고,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자문하라는 말은 깊은 울림을 준다. 어떻게 세상 속에서 존재해야 하는가? 어떻게 한 인간으로서 아름답게 존재하다가 세상과 작별할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연로하신 부모님들의 일상의 변화를 보면서 지금의 삶에서 어떻게 세상과 이별하기 위한 연습을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책은 물건, 몸, 마음이라는 3가지의 큰 틀로 삶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삶은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는 그녀의 조언에 공감이 간다. 적게 소유할수록 더 자유롭고 더 많이 성장한다는 그녀의 철학이 아름답다. 평소에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해 소중하게 간직했던 이유가 그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 메모들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확신과 실천 그리고 삶의 철학이 되는 조언이 되어 불멸의 삶을 살아갈 것 같다.
심플한 삶을 통해 인생의 내용물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인생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살아가라고 한다. '우리가 할 일은 몸을 감각으로 생기 있게 만들고, 마음을 감정으로 풍요롭게 만들고, 정신을 신념으로 성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간적인 가치, 노동, 평화,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생명이 물건 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고 한다. 머리로 이해하고 있지만 마음까지 가는 길은 생각 보다 멀다. 머리와 마음이 하나가 되어 내면과 외면을 가꿔가는 일이 인생이다. 그녀가 이야기해주는 삶의 기술에 공감만 해서는 안된다. 삶을 심플하게 하기 위해 버릴 수 있는 용기와 자신이 다짐한 신념을 꾸준하게 지켜갈 수 있어야 진정한 배움이 일어난다. 사고방식이 먼저 바꿔야 한다. 생각이 말을 만들고 그 말이 실천이 되고 그 실천들이 몸에 배여 일상이 되고 인생이 된다.
물건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었다. 그녀의 책을 통해 내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에 대한 본질과 그리고 양을 생각해 보았다. 몽골인들은 300개, 일본인들은 6,000개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니 삶의 군더더기를 만들어 가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는 자책이 든다. 책을 읽다가 중간 중간에 일어나 화장실의 쓰지 않는 화장품이나 머리핀을 쓰레기통으로 보냈고, 옷장 가득한 입지 않은 옷도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버렸다. 필요한 것인지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구분만 명확해도 삶이 가벼워질 것이다. 그녀가 이야기하듯 여백과 침묵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기본 요소가 될 것 같다.
물건의 본질을 3가지로 이야기한다. 내 마음에 드는 것, 가볍고 간소한 것, 견고하고 몸에 잘 맞는 것. 적게 소유하되 제일 좋은 것을 소유하는 게 현명한 소비인 것 같다. 집과 여행가방의 비유는 탁월하다. 여행의 고수는 여행가방이 가볍다. 그렇다면, 지구별을 여행 중인 우리들의 여행 가방은 집이다. 삶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나와 함께하는 집이 어떠해야 할지 답이 보인다.
옷에 대한 표현도 마음에 든다. '고상한 사람은 자신을 크리스마스트리처럼 꾸미지 않는다'는 비유는 웃음을 만들어 낸다. 유행에 따라 옷을 구입하지 말고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야 불필요한 옷 구매를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시간은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라는 그녀의 말에 정말로 필요한 일을 위해 불필요한 잡음을 줄여 주어야 신성한 신의 선물인 시간의 가치를 올리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의 법칙으로는 현재에 집중하기, 만일을 대비하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기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에 집중해야 순간의 질이 올라가고, 짧은 한순간이 다른 모든 순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그녀의 말은 '하루가 일생'이라는 말과 잘 맞다. 오늘 하루를 일생이라고 생각하고 순간순간에 집중해 봐야겠다. 매일 진행되는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기술은 꼭 실천해야겠다. 매일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세탁을 하고, 씻고 읽고 자는 모든 활동을 신성한 의식처럼 해보라고 한다. 그러면 삶이 특별해진다고 한다. '삶이란 결국 인식의 문제다. 인생을 잘 사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며, 의식은 잘 사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준다.'
아름다운 삶에 대한 동경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녀가 제시하는 아름다움은 미학적 가치와 철학적 가치를 담고 있다. 집착하지 않을 때 모든 것에 자유로움을 느낄 것이고 몸짓, 물건, 옷매무새, 행동 방식이 정신과 하나가 되어야 하며, 그 속에 예술이 담긴다고 한다. 하나뿐인 우리 각자의 삶을 예술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예술가의 신념으로 살아가야 가능할 것이다. 아름답지 않은 삶은 없다.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가진 것으로 자신의 신념으로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보다 안정된 사회에서 신의 보호를 받는 기분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몸을 돌보는 것은 곧 스스로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몸은 나의 집이기 때문이다. 잘 관리되지 않은 집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이다. 몸을 돌보는 세 가지 원칙으로, 표정을 밝게 하고, 자세를 바르게 하며,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라 조언한다. 비싼 화장품보다 활력 있는 표정이 더 아름답고, 여유로운 마음에서 자신감이 나온다고 한다. 병이 없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라 활력이 있고, 그 활력을 사용할 때 건강한 삶이라는 말은 공감이 많이 간다. 활력이 없는 삶이라면 이미 건강을 손에서 놓은 것이다. 활력 있는 삶은 모든 일에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삶의 질은 우리 자신이 행하고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있다는 말에 다시 한번 일상의 집중할 것과 버릴 번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쓸데없는 잡념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건설적이고 좋은 생각을 간결한 문장으로 반복해서 떠올리라는 그녀의 조언을 따라야겠다. 그래야 삶의 지침이 생기고, 중요한 일이 생길때 그 지침에 따라 선택하고 따르는 삶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에 쓸데없는 생각으로 복잡하지 않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절이다.'라는 그녀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도 도움이 많이 된다. '나를 바로 잡는 것이 그 어떤 지식을 얻는 것보다 나를 훨씬 자유롭게 한다.' 진정한 자신감이란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것에서 비롯되고,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초연함을 갖게 된다고 한다. 도를 닦자고 혼자 산으로 들어갈게 아니라 내가 생활하는 모든 삶에 대한 의식을 만들어 낼 때 우리는 생활 속 도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인류의 미래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내면의 깊이를 발견하고, 그 내면에서부터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최상의 것을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그녀의 이타적 정신도 배움이 된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홀로 서기의 법칙으로 '남에게 기대지 마라, 남을 바꾸려 하지 마라, 그리고 혼자서 삶을 풍요롭게 하라.'이다. 혼자 지내는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하나의 기술이라는 말에 공감이 많이 간다. '고독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자발적 고독은 오로시 자신의 내면을 관찰할 시간을 준다. 그래야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마음이 생기고 그래야 자신의 삶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겨 결국 타인의 삶까지 존중해 주는 아량이 생기는 것이다.
가난의 정의 또한 공감이 간다. '인간적 가치, 정신적 가치, 지적 가치가 부족한 것 역시 가난이다.' 에리히 프롬의 글을 인용한 삶의 존재 방식이 기억에 남는다. '꽃을 바라보는 것은 존재하는 삶의 방식이고, 꽃을 따는 것은 소유하는 삶의 방식이다.' 우리의 목적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요,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 가난한 게 아니라 언제나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라는 명확한 정의를 만들어 낸 그녀의 사상이 아름답다. 삶의 본질과 아름다움, 완벽함을 위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주는 그녀의 책은 마치 소크라테스 처럼 '아테네의 쇠파리'같은 존재가 아닐까?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는 소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