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본다. 삶의 배경이 되는 사회를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 중심에 선 자아가 삶의 배경에 의해 규정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룰이 바뀌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서서히 변화던 삶이 코로나 덕분에 속도가 빨라진 듯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오가는 삶이 어쩌면 더 당연시된 일상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 세계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네트워크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들과 그 네트워크를 그저 활용하기만 하는 사람들이다.'라는 니얼 퍼커슨의 말로 책은 시작한다. 나는 분명 후자이다. 변화된 규칙을 알아야 적어도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이끄는 사람, 변화를 따르는 사람 그리고 변화된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려내는 일상이 요즘은 아닐까?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은 오늘의 시대상을 어떻게 볼까? 마치 우리가 조선시대를 지금 평가하면서 쉽게 비평하듯 우리의 삶도 세월의 빛이 흐려질 때 그 누군가의 글과 대화의 소재가 될 것이다.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우리를 규정하는 삶의 배경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 책은 어렵지 않으며 일상으로 격는 삶의 변화를 흐린 유리창 닦아 주는 듯 하다. 결국, 독자로 하여금 창 너머 사회의 변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네트워크 경제와 전통 경제 선수 교체가 이루어졌다. 네트워크 경제가 만들어낸 새로운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보와 데이터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의 말처럼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식견을 넓혀 주고 우리 사회의 미래와 흐름을 예측하도록 도와줄 책일 것 같다.
'네 믿음은 네 생각이 된다. 네 생각은 네 말이 된다. 네 말은 네 행동이 된다. 네 행동은 네 습관이 된다. 네 습관은 네 가치가 된다. 네 가치는 네 운명이 된다.'라는 마하마트의 간디의 글귀로 책은 잠긴 문을 두드린다.
네트워크 경제와 그로 인한 경제 권력 재편, 플랫폼 경제 시대와 모든 것을 연결하려는 플랫폼의 도전 이야기 그리고 네트워크가 만드는 자본주의 이후의 세계를 잘 가르치는 선생님처럼 쉽게 설명해 준다.
인류 역사에 가장 획기적인 첫 변화로 글자라는 발명품이다. 이후 구텐 베르크는 인쇄술을 세상에 보급해 지식의 대중화를 만들어 냈다. 본인은 정작 파산했지만, 당시 성경 1권이 집 10채 값이었다고 하니 교회가 신의 이름으로 선경을 근거로 대중을 쉽게 장악했던 게 당연했을 것이다. 인쇄술로 교회의 독점이었던 성경이 보급되고 대중은 교회에 구속당하는 삶을 인식하게 되어 결국 중세 시대의 붕괴를 이끌어 낸다. 인쇄술 개발 이후 50년간 2,000만 권을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이는 그전 1000년 동안 만들어 낸 책 보다 많았다고 하니 얼마나 획기적인 발전인지를 알게 해 준다.
그다음으로 획기적인 변화는 정보혁명 네트워크 시대인 지금이라고 한다. 네트 워트 시대에 등장한 정치권력은 누구인지, 네트워크 경제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경제에 알맞은 새로운 제도와 문화는 무엇일지 생각해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플랫폼 시장이라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들어왔다.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하고, 사용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마치 기차역 같다는 저자의 비유는 이해를 돕는다. 상대방이 많을수록 이익을 보고, 돈을 내고 플랫폼 유지를 돕는 편과 공짜 미끼, 프리미엄 선택, 대가성 광고를 보고 무료로 이용하는 소비 그룹이 그 역에서 만나는 것이다.
카카오톡이 일상이 되었다. 인터넷 플랫폼 회사들의 독주를 알고 있지만 문제삼지 않는다. 일상이 된 독점으로 시장과 가격이 사라짐을 예고하고, 노동의 종말을 예견한다. 인공지능 작곡가, 인공지능 의사, 변호사 등 수많은 영역들이 점차 손쉽게 인간 영역을 잠식해 갈 것이다. 전통 경제 방식은 더 많이 일할 수록 더 많은 소득을 얻는 방식이라면 네트워크 경제는 유명 연예인, 유튜브 큐레이터, 스포츠 선수처럼 노동시간에 상관없이 쉽게 경제적 부를 이룬다. 자신이 상품화되어 따르는 팔로워가 많을수록 부를 창출해 내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공유 경제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해 볼 만하다. 하나의 주방에서 여러 요식 업체가 공유하는 시스템과 차를 공유하는 방식, 호텔이 아니어도 집을 공유하는 에어비엔비는 이미 일상이다. 재화, 서비스, 노동력에 대한 재 인식이 필요하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권력이 되고, 경제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전통적 제조업이 인건비가 싼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고, 바이오 게임 같은 신 산업 분야의 일자리가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래서 고학력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만 저학력 노동자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는 현실이 더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정부는 결국 경제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대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플랫폼 기업 이야기는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내가 어떤 물건을 사고 어떤 종류의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든 것들이 기록되고 저장되어 나와 맞을 법한 물건들이 컴퓨터 모니터에서 수시로 튀어나와 시선을 분산시킨다. 제3의 감시자를 우리는 거부 없이 받아들인다. 개인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온라인 속 회원 가입 시 너무나 손쉽게 정복 공유에 동의해 버리는 모순적 삶이 일상이다. 개개인의 자발적 콘텐츠가 데이터가 업로드되어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기업의 부를 창출하도록 돕고 있는 문화적 보편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터넷 사용자를 100명으로 봤을 때 1명이 콘텐츠를 창출하고 9명이 재전송이나 댓글로 확산시키며 나머지 90명은 단순 관망자라고 한다. 결국, 가짜 뉴스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SNS를 통해 세분화된 소집단이 만들어지고, 반복되는 콘텐츠 소비를 통해 사람들은 남들도 내 생각과 같고, 내 생각이 정의롭다는 편향된 생각을 갖기 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위키 백과처럼 수많은 개인의 자발적 참여로 지식이 공유되어 정리되어지는 시대다. 다양항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네트워크 경제 시대에는 개개인의 성향 분석과 취향에 맞춘 콘텐츠 우선 노출 원리를 통해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다.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아마존 등 승자 독식 경쟁 구조가 유지되어도 좋은지 의문을 품어 봐야 한다. 정보가 권력인 시대에 수만 명의 회원들을 자신들의 손 안에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거대한 신의 손을 가진 기업들의 이야기는 분명 우리가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제도적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간다.
전통 은행들은 서서히 그들의 위치가 약해지고 있고, 카카오 뱅크나 플랫폼 회사들이 은행 역할까지 하는 시대의 저변에는 모든 것을 연결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사유와 공유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저자 의견에 공감한다. 이로 인해 부의 편중은 더욱 심해지고 '혁신의 그늘에 가려진 사회적 약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 밀어줄 수 있는 인간적인 제도를 설계하는 일'도 함께 병행되어야 함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온라인 속을 드나들고, 온라인 속에 서서히 존재를 심어 가는 삶이 일상이 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삶의 질을 올리는 편리함은 추구하고, 내 생각까지 잠식당할 수 있는 거대 그룹의 부품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부의 편중 심화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규제와 법을 향한 동의는 물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삶에 대한 변화의 물결로 이 시대는 후손들에게 구텐 베르크의 인쇄술 같은 시대로 평가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