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형태는 다양하다. 엄마와 아빠를 기준으로 아이들이 균형을 잡아 주는 집도 있고,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함께 가정의 울타리를 만들기도 한다. 반면, 싱글 맘과 아이들, 싱글 대디와 아이들 일 수도 있다. 가족에 대한 개념은 사회를 닮아 있다. 저자 Jack Gantos는 뉴베리상 수상 작가다. 다수의 책들이 미국이라는 사회의 일면을 담고 있다. 'Joey Pigza loses control'은 미국 가정의 단면을 보여 준다. 엄마, 아빠의 이혼 후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조이는 엉뚱한 캐릭터다. 잠시도 가만히 잊지 못하고 늘 예상 밖의 행동으로 엄마의 잔잔한 일상을 깨지만 서로 간의 담긴 애정은 깊다.
아빠를 처음 만나 함께 생활하는 조이의 생각이 보인다. 엄마와 함께 있는 조이와 아빠와 함께 있는 조이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한다. 아빠와의 만남은 어색하지 않다. 부자간의 생활 속으로 바로 적응하는 조이의 유연함은 아이들 특유의 낙천성을 보여 준다. 늘 산소통을 끼고 살아야 하지만 절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친할머니 또한 조이에게는 알아가야 할 가족이다. 친구처럼 끼고 살아가는 그의 애완 개 Pablo에 대한 애정은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의 공백을 메워주는 느낌이다. 사랑을 쏟아 넣어도 뭔가 부족한 듯한 것이 아빠의 가정에 보인다. 삶에 대한 회색빛이 깔려 잠깐씩 스치는 행복감이 가뭄에 단비 내리듯 반가울 것 같다. 아빠의 집에 한시적 삶을 살아갈 조이는 할머니와 아빠를 알아 가는 과정을 탐험하듯 대하는 것 같다. 자신의 독특함과 닮은 아빠를 보고, 할머니의 괴상한 행동들도 아무 선입견 없이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기특하다.
조이의 깊은 마음은 자신으로 인해 엄마와 아빠가 하나의 가정 울타리 속에서 함께 지내는 그림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은 만들어 내지 못한다. 미용실에서 일하는 엄마와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았던 아빠는 초등학교 야구팀 코치다. 우연히 조이의 던지는 실력을 알게 되고 야구팀에서 공을 정확하게 잘 던지는 조이를 통해 그의 아빠는 결코 완성되지 못할 것 같던 자신의 인생 그림의 한 퍼즐을 아이를 통해 이루고자 욕심을 부린다. 다 자란 어른 속에 조이와 닮은 유아가 보인다. 그의 욕심은 서서히 드러난다.
자신도 알코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니코틴 페치를 붙이고 있었고, 늘 마음과 행동이 자신의 의지에서 벗어나는 조이 또한 패치를 붙이고 있다. 조이 아빠는 그와 아들의 페치를 떼어 내버린다. 패치에 의지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의지와 주도성으로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조이 아빠만의 의식이다. 어린 조이는 패치 없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 하지만, 아빠를 거부하는 대신 스스로 자신을 생활의 시험대에 올려 둔다. 아빠가 일하는 사무실 근처 쇼핑몰에서 가게 앞에 서서 마네킨의 옷을 바꿔 입고 마네킨과 옆에서 나란히 서있는 그의 개성이 귀엽다.
할머니와 병원 가는 버스에서 벨을 누르고 뒷좌석에서 내려 다시 앞자석으로 올라타는 장난 때문에 버스 운전자는 조이를 내려두고 가버린다. 그래도 씩씩하게 아빠의 집으로 즐겁게 찾아가는 어린 주인공 조이는 익살스럽지만 주도적이다.
결국, 아빠는 어린 조이에게 인생 그림의 완성을 위해 아이가 아빠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설득한다. 일방적인 자기중심의 다 큰 어른의 모습이 보인다. 또한, 패치를 떼고 불안해하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시키고 다독여 주기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 아들로 몰아간다. 결국, 엉뚱한 조이는 야구 시합을 하는 중간에 도망쳐 나와 엄마에게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전화를 한다.
엄마와 아들은 마치 탈출하듯 아빠의 마을을 벗어나지만, 애완견 파블로를 아빠의 집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다시 아빠의 집으로 운전대를 돌린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빠의 집 현관 앞에 묶여 있는 파블로를 데려오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할머니는 보일 듯 말 듯 조이에게 손을 흔들고, 말없이 아이를 지켜보는 아빠를 느낀다.
다 자라지 못한 아이 같은 아빠와 생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할머니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조이를 보호해 주는 엄마라는 어른들 속에서 엉뚱함과 순수함을 가지고 유년기를 보내는 조이의 삶이 재미있게 그려진 책이다. 어른들 속에 잠들어 있는 아이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고, 어린 시절 개구쟁이 남자아이들의 부산함도 보인다. 삶의 그림을 완성이라는 단일한 기준이 없듯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또한 정해진 기준이 없다. 다만, 아이의 폭풍 같은 삶에 도움이 되는 건 단 한 명이라도 그에게 쏟아주는 방패막 같은 사랑이다. 조이 엄마처럼.
일상에 쓸만한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조이처럼 감정의 폭이 큰 표현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 The only thing worn down is that excuse. ___________지긋지긋한 건 그 핑계야.
* I couldn`t get a word in._____________한마디도 할 수 없었어요.
* Don`t turn into a Humpty Dumpty on me. ______날 바보로 만들지 마.
* Better get used to his gibber-jabber or he`ll dirve you nuts._____그의 횡설수설하는 데 익숙해져 야지 그렇지 않으면 널 미치게 할 거야.
* Stop calling him names.____________ 그를 욕하는 것을 그만두다.
* Your wish is my command _____________말씀하시는 대로 다 해드리겠습니다.
*His own mother even says he`s all mouth. _________ 그의 친 어머니는 입만 놀린다고 한다.
* I feel so darn guilty. ___________ 나는 정말 죄책감을 느낀다.
* I`d go bonkeres __________난 미쳐버릴 거야
* Just tackle it cold turkey. __________ 냉정하게 대처하라.
* This visit with your dad has been a fiasco. ------- 네 아빠와의 방문은 실패였어.
* I have no patience for your shenanigans. ------ 나는 너의 허풍쟁이를 참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