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책과의 만남이 두 번째다. 인생을 나름 잘 살아온 노 작가의 현명함이 느껴진다. 작가이며 시인이고, 작곡가이며 뮤지컬 대본을 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더군다나 젊은 시절 그녀는 마치 연예인 같은 외모까지 겸비한 사람이었다. 현재 그녀는 70세를 넘어 서기 시작했고 뉴멕시코에서 자연 친화적인 집에 릴리라는 애완견과 많은 친구들과 교류하며 지혜롭게 살아가고 있다. 아티스적으로 살아낼 수 있는 인생에 대한 조언을 책으로 담아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이고 아티스트이다.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그녀의 생각이 구체적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티스 웨이'도 많은 사람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용기와 조언을 주었다. 첫 책을 보고 난 후 네이버에서 그녀가 독자들을 위한 작가 강연을 하는 장면을 보았었다. 오로시 성공적인 인생만 살아왔을 것 같았던 그녀 인생에서 남편 외도로 인한 이혼, 알코올 중독으로 생활이 무너졌었고, 이를 치료하고 극복하는 삶의 굴곡을 건너 이제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생을 누리는 완숙미 넘쳐나는 한 인간이 보인다.
굴곡 없는 삶이 없다. 그 굴곡조차 자신의 성장 도구로 사용해 독특하고 구불구불한 몸통을 가진 분제처럼 그녀의 삶은 그녀만의 작품이 되었다. 그녀는 지혜로운 삶에 대한 4가지 조언을 한다. 첫째, 매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글을 쓰는 모닝 페이지를 시작하라 한다. 기상 후 45분 전 까지는 자기를 포장하려는 의식이 작동하지 않기에 솔직한 글쓰기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아침에 글을 쓴다는 것은 하루의 시작을 나 스스로 열어가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하루라는 인생의 첫 시작을 내 의지로 시작하고 모닝 페이지를 통해 하루의 길을 밝힐 불을 켜라고 한다. 그녀는 종이 위에 40분씩 매일 쓰라고 추천을 한다. 내면 깊이 자리하고 있는 나를 만나는 건 생각보다 싶지 않다. 그러나 그것만큼 가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그녀가 추천해준 방법을 통해 부끄러움 많고 소심한 내면의 아이를 만날 수 있는 의식을 내일부터 시작해 보려 한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방법은 일주일에 한 번 혼자만의 놀이 시간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영화를 보러 가도 되고, 쇼핑을 하러 가거나 혹은 혼자만의 성찬을 위한 레스토랑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나를 만나는 시간을 만들어 내보는 것이다. 단, 절대 혼자여야 한다. 일하는 기분이 아닌 놀이를 한다는 기분으로 자신의 내면 아이를 달래고 그 내면 아이와 놀이를 통해 친숙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때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낯선 활동이다. 나와 노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 만든다는 사실이. 내게는 아마 도서관이 될 것 같다.
셋째로, 산책을 통한 걷기의 유용성을 이야기한다. 하루 20분 산책하듯이 걸을 때 의외로 해결 대지 못한 고민의 해안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유전 속에는 걷는 활동을 통해 뇌가 활성화되는 잠재적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들어왔다. 심지어, 괴롭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무조건 1~2시간 걸어 보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있다. '걸어라' 그러면 당신의 뇌가 당신을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그녀 또한 가지고 있다. 그녀의 반려견 릴리와의 일상을 소소하게 대화하듯이 들려준다. 노년 삶의 잔잔함이 파도처럼 자연스럽게 퍼져 나간다. 그녀 일상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태도가 석양빛을 닮아 있다.
넷째로, 잘 듣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잘 들으라'는 말이 요즘 들어 내 안에서 울림이 커지는 걸 보니 지금 내게 필요한 삶의 스킬인 것 같다. 듣는 방법으로 자신의 진정한 자아의 소리를 듣는 방법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집중해서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또한 사랑한 사람들이 이미 이 세상에 없어도 그들의 영혼과 대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공감 듣기 만큼 사람 관계를 연결해주는 약은 없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집중하는 습관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녀는 6주간 체겨적인 방법을 통해 서서히 습관을 만드는 법을 제시한다.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더 많은 대화를 하게 된다.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그 순간에는 그 사람에게 완전한 몰입 해서 들어줄 수 있을 때 상대는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반성을 해본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익숙함에 길들여져 공간 속에 같이 있어도 서로에게 몰입하는 진정한 듣기를 해보지 못한 것 같다. 오고 가는 소리만이 대화가 아니다. 소리로 담아내지 못하는 마음이 있기에 제대로 몰입해서 들어줄 때 소리에 묻어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하루 20분씩 6주간 열심히 연습을 해봐야겠다. 경청과 공감을 위한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생각보다 우리는 주위의 모든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한다. 귀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내 주변의 모든 환경 속에서 울려 퍼지는 자연의 소리와 존재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의식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 소리 속에서 진정한 삶을 위한 답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또한 이야기한다.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두 여자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는 자연스럽다. 그녀는 실제로 자신이 나누었던 이야기를 영매의 역할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과 공유하면서 영혼과도 대화가 가능함을 이야기한다.
듣기 능력 중 또 다른 하나가 세상 속에 널리 퍼진 신의 음성을 듣는 능력을 이야기한다. 신은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있고, 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배우려는 의지를 갖고 귀를 기울여라'라는 말을 통해 다시 한번 제대로 듣기 위한 일상의 습관이 필요함을 느낀다.
'서두름은 걱정을 낳고, 여유는 깨달음을 준다'라는 그녀의 말이 울림처럼 퍼진다. 최근 오픈한 명지 국회 도서관에서 읽은 책이다. 유난히 높은 천장은 책 속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끌어올려 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큼직한 공간 속에 책과 여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내부는 하루 종일 책과 놀기에 좋은 환경인 것 같다. 아쉬운 건 아직 식당이나 카페가 없어 토요일 오전에 갔다가 배고픔의 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읽던 책을 속도감 있게 읽다 보니 그녀가 전해준 주옥같은 표현들을 기록해 오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