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 된 당신에게'로 시작하는 책 첫 표지가 묘한 동질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준비 없이 어느 순간 어른이 되었다. 부모라는 울타리에 나름 행복하고 안락한 생활을 했었는데 부모가 되었고, 하는 일에 많은 난관에 부딪치며 환경을 탓하기도 했었다. 돌아보니 환경이 아니라 어른이 되지 못했던 나 자신이 보였다.
'어른'이 된다는 건 혼자서 모든 결정을 내리고 운이나 누구 덕분이 아닌 오직 혼자만의 결정과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심란함은 진정한 성인으로 들어가기 전에 겪는 인생 폭풍기의 한 과정이다. 사춘기처럼....
배는 항구에 정착해 있을 때 안전하다. 그러나 진정한 배의 존재 이유를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폭풍이 몰아 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용감하게 바다를 항해해 나가야 한다. 그런 게 인생이다. 도전하지 않고 편안함 만을 추구하는 삶은 항구에 정착해 있는 배일뿐이다.
남미영 작가의 책을 통해 그녀만의 깊은 사색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책 내용은 '완벽하지 않아 더 아름다운 너에게' , '나는 너에게 무엇으로 남을까', '결혼이란 지상 위에 짓는 집 한 채', '삶이라는 공간에 바치는 존재 증명',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내 인생의 제목은 무엇인가', '어떤 선책이든 괜찮아, 그것이 너를 위한 것이라면' 총 7장의 큰 내용에 7장을 제외한 각각의 5편의 책을 소개한다. 그녀가 읽은 책들과 삶의 시선을 잘 버무려 놓았다. 어떤 장은 봄나물의 상큼한 맛이 떠오르게 했고 어떤 장은 추운 겨울 따뜻한 군고구마를 손에 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남미영 작가의 책은 삶 그 쉽지 않은 과제를 들고, 그렇다고 너무 과하게 무겁게 치급할 필요가 없는 그 중간 영역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한다.
소녀적 읽었던 '빨간 머리 앤'이나 '데미안'등을 다시 한번 읽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여자라면 공감할 내용이 많다. 책에 대한 의견들이 그녀의 몸에 착착 안기는 듯해 매력 적이다. 그녀처럼 글을 담백하게 쓰고 싶다는 욕심을 내게 한다.
군더더기 없이 잔잔한 가을 호수를 그냥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읽었던 책도 있었는데 같은 책을 다르게 보는 관점이 재미있다.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부분도 돋보기로 끌어내듯 돌출시키는 부분도 재미있다.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그녀의 책에서 소개된 소설들을 읽어 보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