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에서 1926년을 살다 간 저자 에밀 쿠에는 약사이자 심리치료사이다. 당시 의학적 발전이 더디던 시대라 인간 몸속 NK세포(자가 치유 세포)에 의지하는 비중이 컸으리라. 그의 책은 한마디로 자기 암시(Autosuggestion)를 통해 건강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비법을 이야기한다. 가짜약이라도 환자가 믿으면 치료 효과가 있다는 플라시보 효과를 통해 자기 암시의 효과를 깨달은 것이다. 물론, 그 분야의 전문가였던 사람의 책도 함께 연구하면서 실제 환자를 심리 치료로 치유시킨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오히려 의사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대륙 건너에 있는 미국에서는 그의 치료법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소박하고 헌신적 삶을 살아간 그는 폐결핵이 악화되어 세상 밖 문을 열고 퇴장했지만 부인이 1955년까지 쿠에의 치유법을 전달했다고 한다.
환자에게 약물을 이용해 치유하기보다는 환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스스로 치유할 힘을 발견하도록 도운 그가 치료비를 받지 않은 경우도 많아 당연히 주위의 의사들에게는 시기의 대상이 되었을 것 같다. 그를 소개한 사진을 보니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구쟁이 소년 같은 인상이 남아 있다. 그래서 친근한 느낌이 든다.
그의 대표적 자기 암시 구문은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Day by day, in everyway, I am getting better and better.)'는 표어다. 잠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나 나자 마자 각각 20번씩 주기도문 외우듯이 자기 암시를 통해 무의식의 힘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는 의지보다 인간의 상상력과 무의식의 힘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삶을 전달하고자 했다. 의지가 실패를 반복하면 무의식은 자신을 아주 나약한 존재로 인식하게 해서 결국은 의지박약이 되고 스스로를 폄하하게 된다고 한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말고, 상상하라. 이는 물리적으로 아무런 노력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무의식에 주입하라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상상력의 힘을 아인슈타인도 알고 있었고 실제로 그의 눈부신 과학적 업적 뒤에 숨은 공로자이기도 하다. 상상력을 고삐를 채우지 않은 말에 비유했다. 인간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상상력이라고 한다. 의지를 불태우지 말고, 상상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에밀 쿠에는 알고 있었다. 상상력의 야생마를 길들이는 방법을 안다면 인간은 무소 불위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머리말에서 소개된 신들의 회의가 재미있다. 자신들을 닮은 인간들의 비상한 뇌가 신을 능가할 힘을 가지게 될 것이 두려워 그 능력을 숨길 장소를 의논하는 신들의 이야기다. 이 힘을 인간의 손에 주면 안 될 것 같아 다양한 장소를 건의해 보지만 똑똑한 인간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 능력을 찾아낼 것임을 알고, 인간의 마음속에 심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 보물을 우리 마음속에 들고 있다고 하니 외부 세계의 보물을 찾아 방황하지 말고 자신 안에 있는 상상력과 무의식의 힘을 키워나가는 게 더 현명할 것 같다. 결국,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찾아 여행을 떠난 인간이 자신의 집에 있는 행복을 깨닫는 것과 같은 이치다.
책은 자기 암시를 통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과 아이를 양육하는 법 그리고 개인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잠들어 있는 아이의 무의식은 깨어 있으니 부모가 이때 아이를 향해 무한한 가능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보물이 될 것 같다. 지나간 이야기가 떠오른다. 오래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사연인데 그녀는 성공한 제일교포 사업가였다. 크게 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그녀의 어머니가 주문처럼 그녀에게 했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이년아, 너는 사주가 좋아 뭘 해도 잘 될 거다.' 그녀는 아무리 어려워도 어머니가 들려주었던 그 주문의 말을 믿었기에 모든 난관을 넘어 큰 성공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크게 성공한 후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의외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가 어린 딸의 사주를 보로 갔더니 점쟁이가 말하길 사주가 나빠 요절할 운명이고 살더라도 힘들게 살 거라는 말을 들은 어머니가 기도하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외친 소명의 말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부모가 들려주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무의식의 힘을 키워주는 힘이 됨을 알기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언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 같다. 잘 먹이고 좋은 옷을 입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긍정의 말로 아이의 무의식에 힘을 주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해야 할 일은 늘 쉽다고 생각하라. 그러면 불필요한 힘을 쓰지 않게 된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필요한 것의 열 배, 스무 배의 힘을 쓰게 된다. 이것은 낭비다.' 쉽다고 생각하라는 말은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된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손이 바로 가지 않는다. 그러나 쉽다는 생각이 들면 일의 시작이 수월하다.
책의 후반부에 소개된 마르크 오델이 권하는 6가지 자기 암시 수행법이다.
1.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목표를 정하라.
2. 긴장을 풀라.
3. 상상하라.
4. 집중하라.
5. 매일 긍정적인 암시를 반복하라.
6. 늘 유지하라.
'명확한 목적이 있는 사람은 가장 험난한 길에서 조차도 앞으로 나아가고, 아무런 목적이 없는 사람은 가장 순탄한 길에서 조차도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다.'라는 토마스 카알라일의 인용글도 마음에 든다.
저자는 인생을 바꿀 습관으로 '무심히 반복하고 있는 무언가를 끊어 보고, 운이 좋다고 자신에게 외치며,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고 상대방을 웃게 만들어라. 그리고 매일 감사하라.'라고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이 실패하는 이유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가치는 자신이 만드는 틀에 의해 결정되고, 능력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알고 찾아낸 사람이 그것을 갈고닦음으로써 더욱 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한다. 참으로 용기가 되는 말이 아닌가.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책이다. 그 지혜를 하나씩 발견해 가는 재미가 있다. 그게 독서다. 저자의 책을 통해 자기 암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된다. 신들이 몰래 숨겨둔 그 능력을 찾기 위해 생생하게 상상하는 말의 고삐를 걸어봐야겠다. 자기 암시와 상상을 통해 잠든 무의식의 힘을 깨우는 의식을 일상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