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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Sep 26. 2022

하루 한 권 독서

[후츠파로 일어서라]- 윤종록

인류 역사 20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인물로 뽑힌 칭기즈칸은 열악한 환경을 자신의 정신 성장을 위한 도구로 쓴 사람이다.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 또한 자신들의 척박한 환경을 성장을 위한 도구로 잘 사용한 나라다. 우리나라 면적의 5분 1이고, 이슬람권의 적국으로 둘러 쌓여 있고, 설상가상으로 물이 부족한 사막에 나라를 건국한 것이다. 팔레스타인에 1948년 정식 정부를 설립하고 2000년 동안 전 세계를 떠돌던 그들이 정착한 시점이 우리와 비슷하다. 유대인이 이룩했고 이룩하고 있는 세계적 이슈 뒤에 깔린 정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또한 우리가 이루어낸 그 기적들을 이야기한다. 두나라 모두 전쟁 후 스스로 자립한 나라고 자원이 부족하고 오직 믿을 만한 것은 두뇌밖에 없는 상황이며 세계적으로 근면, 성실한 민족성과 똑똑한 민족이라는 공통점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유대인의 정신이 사회적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정착 후 그들이 세계 경제 흐름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고, 발휘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정문화와 빨리빨리라는 속도감을 유대인의 당돌하고 뻔뻔하며 도전적인 생각인 후츠파가 융합이 되면 일어날 수 있는 기적이 궁금해진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책을 읽어 가면서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변해 가야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 스스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유대인들의 청년 정신은 창의적이고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운 문화에 기반한 것이라고 한다. 실패를 통해 배워가는 자연스러운 문화를 용인한 사회적 분위기가 미국 나스닥 상장의 40% 를 차지하게 했고, 세계 3위 지식 자본 국가라는 타이틀과 770만 인구가 창립한 기업의 수가 유럽 전체의 기업수보다 많은 나라를 만든 것이다.


 눈에 보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정신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시스템이 더 큰 복이다. 유대인은 단일 민족이 아니라 세계 70개 국 각처에서 유대교를 중심으로 그들의 종교적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인 다문화 민족이다. 사막 같은 곳에 나라를 만들었을 때 세계 도처에 인종이 다른 유대교를 믿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기적의 나라다. 땅의 크기나 자원이 나라의 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제는 위대한 국가 개념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이 세계를 장악하는 시대다. 18개월마다 2배씩 커지는 인터넷 사이버 공간이라는 무어의 법칙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세계 역사를 6억 명의 오프라인 시대와, 60억 이전의 온, 오프라인 시대 그리고 60억 이상의 온라인 세계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1999년 60억 인구를 돌파한 후 온라인 세계의 시장을 또 하나의 지구가 탄생했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간다. 세계 경제가 이미 온라인 속에서 그 규모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온라인을 통한 오프라인 세계 지배가 이루어지는 시대다.


 유대인들의 기업은 세계를 대상으로 설립이 되고, 우리처럼 한 기업이 대기업화 되는 경우가 아니라 잘 만든 기업을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투자자를 찾아 기업을 양도하고 다시 새롭게 기업을  만들어 가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보안 기술, 의료 장비, 휴대폰 부품,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심지어 마트 계산대에 까지 그들의 손길이 뻗어 있다. 연간 특허로 벌어 들이는 소득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현실 사회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정신문화에 있는 것 같다. 세계 최고의 원자력 안전 기술을 가지고 있고, 사막 같은 땅에 바다에서 육지로 물을 옮기는 해수 담수화 장치를 끌어 들일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부족함, 배움 그리고 책을 통해 기적을 이루어낸 사회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나누기 위한 창조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신의 동반자로 자신들의 위치를 정한 의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것 같다. 신이 주신 자원을 가지고 불완전한 세계를 좀 더 나은 세계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가진 그들의 종교 정신이 보였다. 유대 신앙의 바탕인 '타쿤 올람' 정신이 미완성인 세상을 끊임없는 창조 행위를 통한 완성을 이루는 게 인간의 의무로 여기게 한 것이다.


 농업의 95%가 과학이고 노동의 비율이 5%를 차지하게 한 저변에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라고 믿는 도전의 산물인 것이다. 기억의 반대는 망각이 아니라 상상이라는 90세의 노벨 평화 수상자였던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의 말은 사회 전반에 깔린 그들의 또 다른 문화를 느께게 해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군대를 가고 그리고 평균 18개월 정도 세계여행을 하고 난 후 대학에서 진지하게 자신이 공부할 분야를 선택하는 문화도 독특하다. 군 또한 수식 하달 구조가 아닌 수평적 구조를 위해 계급의 종류가 제한 적이고, 무조건적인 복종이 아닌 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존중하는 사회 시스템이 토론 문화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라는 정신이 사회 전반적인 과정이 향한 지향점이다. 차로 2시간이면 나라 전체를 볼 수 있는 그런 좁은 곳에서 군대를 통한 유대 관계가 사회 구성원 간의 단결을 이루어 내는 시스템이 군대라고 한다. 또한 엘리트 부대를 따로 두어 군 근무 동안 벤처 창업과 기술 진보를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의 일환을 실행 함으로써 군과 사회가 연결된 시스템 또한 부럽다. 적국으로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국방비 운영 비용은 국방 기술의 산업화로 충당한다고 한다.


 대학의 학과 또한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의과 대학과 공과 대학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만인 답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들을 융합해서 새롭게 정의를 내리는 것 또한 중요함을 보여 준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살아 있는 곳이 이스라엘이다.


 하늘(원), 땅(수평선) 그리고 인간(수직선)의 3가지 소재를 가지고 전후좌우 배열을 통해 한글을 만들어 낸 세종대왕은 이미 21세기의 정보화 시대의 경쟁력을 준비한 인물이었다는 저자의 말에 자부심이 생긴다. 한글은 모든 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세계가 인정한 글이고, 모바일 단말기로 가장 빠르게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언어라고 한다. 넘쳐나는 정보를 잘 관리하고 정리하기 위한 우리만의 방식이 이미 600년 전에 갖추어지기 시작했었다. 우리 조상들이 이루어낸 기적들을 책의 후반부에 소개한다. 지금의 암기식 주입식의 교육은 일제 강점기와 미국의 영향으로 생겨났지만 원래 우리 조상들은 자연에서의 배움을 중시했고 토론기반의 교육을 지향하셨다고 한다. 유대인이 이루어낸 기적들을 우리의 역사를 통해 우리도 그와 상응하는 업적을 이루어낸 민족임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책의 중반부는 유대인들의 기업가와 정치가등 나름 이스라엘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킨 인물들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는 우리나라에 기적을 이루어 낸 인물들을 소개한다. 포항제철 박태준, 최고 벤처 기업가라 칭송받는 고 정주영 회장, 비트 컴퓨터 조현정 회장, 미국 벨 연구소 사장 김종훈, 워싱턴 주 상원 신호범 의원 등 우리의 인적 자원들이 유대인 못지않게 이루어낸 기적들을 이야기한다. 과학기술과 정보기술을 융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담은 서비스로 산업 재도약을 위한 과감한 육성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창조 경제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신인류 호모 디지쿠스 homo digicus 즉, 디지털 신인류는 한반도에서 등장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제 진화할 시간이다. 이스라엘의 혁신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유사한 조건에 있는 우리의 강점을 훨씬 강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스라엘은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인정할 줄 아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회였고, 모든 사업과 시술을 국내에서 안주하지 않고 곧바로 세계로 끌고 가는 세계화의 체질을 터득했기 때문에 오늘의 영광이 가능했다.' 저자의 말은 교본이 될만한 의견이다. 디지털 신인류로 살아갈 방법을 이제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시대임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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