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 놀자] - 오여진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공부도 독서도 즐거운 일상이 되게 해 줄까? 부쩍 게임을 많이 하고 온라인 수업 때문에 노트북과 하루 종일 붙어 있어 지루해지면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가슴 답답함을 느꼈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몰입해서 난이도가 높은 종이 접기나 책 읽기를 잘했던 아이의 변해가는 모습에 부모로서 조바심이 난다. 무조건 막는 게 아니라 뭔가 대체가 될 만한 것들이 필요한데 가장 좋은 게 독서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나면 습관처럼 책을 들었던 아이가 심심해하고 휴대폰을 빌려 달라한다.
초등학교 현지 교사가 쓴 독서지도 안내 책 '책아 놀자'를 읽어 보면서 또 다른 내 모습을 보는 듯했다. 배움이란 즐겁고 행복한 활동이 되어야 한다. 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많은 과목들이 시험이라는 근시안적인 제도로 어느 순간 상식과 지식을 쌓는 즐거움은 없어지고 점수 결과를 보여주는 단기성 지식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초등학교의 수업은 반드시 즐거움과 호기심을 키워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그녀의 의견에 동감한다. 아이들을 현장에서 18년 동안 지도해온 그녀만의 교육 철학이 잘 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혁신 학교에서 근무하고자 지원서를 냈다. 아이와 함께 현 초등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직접 만들어 보고자 선택한 학교다. 80분 수업하고 30분 맘껏 뛰어노는 시간표가 독특하다. 1년 ~2년 동안 아이들과 텃밭을 가꾼다. 수확한 야채를 나누어 먹는 과정 또한 일반 초등학교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활동들이다.
이유 학교가 떠오른다. 교실 밖에는 베란다가 있고 그 베란다에서 자연을 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이 직접 재배한 먹거리를 감사하게 먹는 과정을 통해 인간답게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과정을 몸으로 채득 하게 한다.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서서히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겉도는 자신의 아이를 보며 휴직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휴직 기간 동안 집에서 아이들의 친구들을 초대해 맘껏 놀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드디어 심심해 하기 시작할 때 살며시 독서를 권해 보았단다. 의외로 아이들은 흔쾌히 승낙을 했고 책 읽는 시간을 매주 정해 아이들끼리 서로 책을 추천해서 읽고 있다고 한다. 독서 후 토론해 보는 과정을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깨달아 가고 있는 그녀의 아이들은 행복한 유년의 추억을 맘껏 쌓고 있는 중일 것이다.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또래 간의 우정을 나눌 뿐만 아니라 독서를 통한 정신적 성장을 함께 이루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교육 공간을 마련해준 그녀의 노력이 대단하다.
가을 하늘에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듯이 내 맘 속에도 조바심이 피어오른다. 마음 한 편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보면서 이제는 떨쳐 낼 수 있는 실천을 결심하게 해 준 책이다.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그 고민의 대상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읽겠지 하는 소극적인 모습에서 아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하나씩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 찬란한데.... 아이라는 존재는 삶의 빛이라는 걸 쉽게 잊고 산다.
그녀가 읽은 책 중 박노해의 '부모로서 해줄 단 한 가지'가 인상에 남는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안달하기보다는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