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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역사, 경영에 답하다] 이훈법

by 조윤효

저자의 소개문이 독특하다. 자칭 인간탐험가! 세상 모든 일의 성사는 인간이 그 기본이다. 책은 동서양의 고전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역사는 수레바퀴가 되어 앞으로 굴러가는 듯이 보여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지 않을 듯 하지만 실제로 인간의 기본 근성으로 생기는 문제들은 시대와 상관없이 똑 같이 되풀이 된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해야 하고 그 역사가 담아내는 철학을 함께 보는 눈을 길러야 함을 느낀다.

책의 서문은 ‘워비곤호 효과’를 소개한다. 자신의 능력이나 성과를 과대 평가하는 사람들의 일반적 경향을 의미한다. 역사학자이면서 언론인 폴 존슨은 역사 연구야 말로 인류의 오만을 치료하는 강력한 해독제라 했다. 역사를 통해 현시대를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음을 저자는 아는 것 같다. 2007년 4월 부터 2009년 4월까지 2년 동안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역사와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글을 책으로 만들어 출판 한 책이다.

책은 크게 3 부분으로 나눈다. 역사를 통해 비즈니스 전략을 보는 것과 조직관리 전략 그리고 인재관리 전략을 바라보는 방법을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함께 보여 준다.

영웅은 절망의 순간에 나온다고 한다. 위기라는 한자어에서 ‘위’는 ‘위험’을 뜻하고 ‘기’는 ‘기회’를 뜻한다. 즉, 위기란 말에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뉴욕 타임지에서 선정한 밀레 니엄 기간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뽑힌 엘리자베스 1세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내는 리더로 성공한 과정을 보여 준다. 헨리 8세와 궁녀 앤 볼린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아들을 낳지 못한 어머니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았고, 그 후 새로운 왕비가 아들 에드 워드와 메리가 태어나자 궁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왕을 이을 에드워드가 16세 나이에 죽자 메리가 여왕이 되어 또다시 목숨을 위협 받기도 한다. 하지만 메리가 후사 없이 세상을 떠나자 엘리자베스가 드디어 여왕이 된다. 그녀의 삶 자체가 늘 위태로 웠기에 그녀는 천성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는 근성을 갖게 된 것 같다.

역사의 흥망 성쇠를 보면서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 영원할 수 없는 인류사를 이끌기 위해서는 천하를 얻는 법과 지키는 법이 달라야 함을 보여 준다.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는 혼란의 전국을 하나로 묶는 통치법에서 변화를 주지 않아 결국 14년 만에 다시 나라가 분열된다. 하지만 중국의 영어 이름 차이나 China에서 ‘Chin’은 진나라의 ‘진’에서 온 것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중국 역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왕조다. 불로 장생을 꿈꾸었던 진시황의 허망한 죽음과 진나라의 패망도 교훈이 된다. 새롭게 대통령이 된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 담겨 있다. 초기는 나라의 기강을 잡기 위해 새로운 개혁을 단행할 수 있으나 중기 후기에는 새로운 시도보다는 안정된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나라경영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

‘훌륭한 생각도 때가 아니면 묵혀 둘 줄 아는 지혜, 그것이 곧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다. ’라는 예로 에디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000개 이상은 발명품을 만들어 낸 에디슨에게 패배의 맛을 보여준 ‘교류 전기’에 대한 그의 주장이 당시가 아니라 요즘시대에는 오히려 인정받았을 것이라 한다.


처칠과 덩샤오핑의 음지에서 몸을 더 많이 움직여 자신의 입지를 일구어 낸 이야기도 시대의 리더들의 큰 그릇을 보여준다. 쉽게 얻어지는 것이 없다. 위기가 와도 그 음지에서 꾸준하게 움직여 자신들의 입지를 키워 냈기에 세계적인 리더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승자 효과 Winner`s effect’란 남성 호르몬이 승리를 할 때마다 혈액 속 테스테로돈이 더 많이 분출되고, 이는 더 전투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한번 이기면 승승 장구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이를 잘 활용한 인물도 있었을 것이지만 나폴레옹은 오히려 지나친 승자 효과 때문에 자신을 패배의 쓴잔을 마시게 한 것이었리라.


1등과 2등은 순위가 바뀔 수 있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영원히 자리가 바뀌지 않는 말도 인상 깊다. 어떤 한 분야에 첫발을 딛는 자는 역사가 된다. ‘미래에도 쓸모 있는 유일한 기술은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능력뿐’ 이라는 피터드레거의 인용글은 1등이 아니라 첫 번째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함을 말해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된 사회를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배우는 능력이 중요하다.

역사적 다양한 사례들 중 인재를 등용하고 관리하는 부분에서는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 뜻을 이루려면 그 일을 함께 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진실된 자세가 중요하다고 한다. 즉,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진심을 다할 때 리더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개인이든 조직에서 리더의 위치에 있든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의 리더다.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마음을 가져야 삶이 역사가 된다. 역사를 통해 인간 삶의 유한성을 느낄 때 더욱 겸손해지는 건 아닐까. 다양한 동서양의 리더들의 이야기들이 어렵지 않게 정리되어 있어 재미있게 잘 읽어 내려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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