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계단] -채사장
이 책을 보면서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이 떠올 랐다.
저자의 정신적 성장과정이 책과 만나면서 어떻게 하나씩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 주는 독특한 방식의 매력적인 책이다. 그중 한 계단씩 성장하는 과정을
책들의 주인공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보여 준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가졌던 의문을 책의 주인공 입장에서 대변해주는 기법은 마치 독자가 가질 수 있는 의문을 대신 물어 주는 느낌이 든다.
책을 전혀 읽지 않았던 고 2 학생이 톨스토이의 '죄와 벌'을 읽고 문학에 빠지는 과정을 통해 목표가 없던 삶에 서서히 불이 켜지는 느낌이 좋았다.
첫 계단이 문학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문학의 계단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 후 기독교 신약성서를 읽고 종교적인 문제의 두 번째 계단으로 올라간다.
기독교적인 믿음으로 세계의 부조리에 대한 신의 힘에 대한 반항이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세상은 전쟁과 빈곤으로 수만 명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왜 신은 이 문제를 방치하는가? 신이 인간에 대한 관심이 없던가 아니면 신이 능력이 없는 건 아닌가에 대한 당돌한 질문이 신선하다.
다음으로 불교의 '붓다'를 읽고, 니체의 '차리 투 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철학에 관심을 갖는다. 대학 시절 문학을 전공 하지만 오히려 철학수업을 더 많이 듣고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우주'라는 책을 통해 과학의 계단으로 올라서고 다음으로 완벽한 이상적인 인간이라 일컬어진 체 게바라의 생을 만난다. 그리고 이상적인 사회를 '공산주의 혁명'이라는 책으로 현실을 알아간다.
아르헨티나 민중 가수인 '메르세데스 소사'의 책을 통해 삶에 대한 성찰을 시작하고 '티베트 사자의 서' 책은 그로 하여금 죽음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저자의 삶 속에서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차 사고는 죽음에 대한 더 심오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우파니 사드'를 읽고 '나'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고 나와 삶을 초월하는 열두 번째 계단까지 올라간 저자는 향후 더 많은 정신적 성장의 계단을 기대하게 만든다.
삶은 성장의 연속이고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읽었던 책들로 떠오른 생각들을 잘 그려낼 수 있는 힘이 부럽다.
흘러가는 강물에 발을 담글 때 두 번 다시 같은 강물에 발을 담글 수 없듯이 우리의 삶 또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우리의 의식 안에서 사라져 버릴 것이다.
책을 매개체로 자신의 인생 시기별 주된 생각들을 붙잡고 추억할 수 있는 힘이야 말로 흘러간 강물이 생의 마지막에 함께 모여 보다 넓은 삶의 바다를 꿈꿀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