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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영어 공부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김도연

by 조윤효

어떤 일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목표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라는 단어다. 그러나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을 알고 있지만, 어렵고 지루한 그 길을 선택하는 대신에 쉽고 빨리 나오는 길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는 게 인간이다. 나 또한, 열심히라는 단어를 잘못된 방법으로 행했던 적이 있다. 지나고 나니 그것이 게으름과 닮아 있는 잔걸음질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저자의 책을 보며, 그녀만의 ‘어떻게’를 꾸준하게 실천하고 결과를 만들어낸 열정과 인내가 존경스럽다. 영어 학원을 운영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시작된 엄마표 영어는 ‘몰입’의 경지에 가깝다. 2학년부터 시작한 아들의 영어 교육이 6학년이 될 무렵 만개한 꽃처럼 활짝 핀 이야기를 전한다. 수능 영어 만점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꽃이 아니라, 저자가 들인 노력의 결과다.


하루 3시간. 아이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오로시 비워 두었고, 함께 공부하는 마음으로 걸어왔음을 알 것 같다. 그녀가 전하는 전문적 지식들이 내게도 도움이 된다. 그녀가 중요시 생각하는 한국어 독서는 나 또한 많이 느꼈던 부분이다. 독서 부족으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고급 수준의 영어 또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모국어가 탄탄하게 갖추어져야 외국어라는 성을 쌓아 올리기 쉽다.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기 전에 모국어 독서로 시작한 그녀만의 방식이 현명하다. 꿈과 연결해서 지속적으로 영어를 하도록 이끌어 준 것 또한 본받을 만하다.


그녀의 엄마표 영어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면 계획성을 갖추었다. 디테일의 끝판왕 같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는 길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을 알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여행자와의 좋은 관계 맺기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저자는 과정이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심리 불안도가 낮아야 제2언어를 잘 배울 수 있음을 알고 실천했다.


아이를 향하는 말투와 행동을 되돌아보고,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을 해치는 말투나 행동이 있다면 최대한 고치세요.’ 저자의 다정한 조언이다.

영어와 한글독서 그리고 아이의 꿈과 연결하는 그녀의 철학은 홈스쿨링의 첫발을 딛는 사람에게 중심역할이 될 것이다.


영어를 잘한다는 개념에 대한 정의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신의 직업에서 영어를 사용하는데 능통한 사람을 칭할 수 있다는 말도 공감이 된다. 그래서 영어를 잘한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대학에서 영어 전공 서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어야 하고,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가볍게 소화해 내는 능력을 갖춘 아이로 키워내기 위한 저자의 목표가 합리적이다.


동기, 기회 그리고 능력을 곱한 값이 실행력이라고 한다. 엄마표 영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리더십이 필요하고, 목표 설정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당근과 채찍을 적당히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있어야 한다. 또한, 부모 자신의 지식과 실력을 함께 쌓는 기회로 만들 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엄마표 영어의 준비 단계로, 시간표를 만들고, 알람을 세팅한 후 그 시간이 되면 마중물 공부로 한글 독서 루틴 일정을 만들어 냈다. ‘외국어를 시작하기 전에 모국어가 확실하게 아이의 마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평범한 일상이 꾸준히 쌓이면 특별한 삶이 된다.’ 저자의 생각이 그녀 삶의 무늬가 된 것 같다. 홈스쿨링을 결심한 부모는 교육 철학과 목표가 있어야 꾸준하게 할 수 있다.


그녀의 책은 영어공부의 흐름을 잘 보여 준다. 파닉스로 시작해 영어 독서로 확장하고, 영어 문법을 통한 정확성을 잡아주고, 구체적인 듣기를 통해 영어 밀도가 높아지는 과정이다. 동작으로 파닉스를 가르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아이가 독서를 시작할 때, 자신의 레벨에 맞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testyourvocab.com은 렉사일 지수(미국 아이들이 단어의 개수로 자신이 읽고 소화해 낼 수 있는 책의 난이도를 알려주는 수치)를 알아낼 수 있다. 그 지수를 이용해 책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돕는 사이트 또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lexile. com에서 소개된 다양한 표시 또한 알아 둔다면 책을 선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AD(Adult directed)-어른 지도 하에 읽는 책, HL(High-low)은 높은 흥미 내용이지만, 문장이 쉬워 나이에 비해 영어 실력이 낮은 아이에게 맞는 책, IG는 글의 내용에 그림이 있는 책을 의미하고, NG는 나이에 비해 영어실력이 높은 아이들에게 맞는 책이다. Br은 초보자용 책, GN(Graphic Novel)은 만화로 된 영어 책, NP(Non-prose)는 시와 노래, 요리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 연령대의 아이가 해당 책에 흥미를 갖는지 보여 주는 IL(Interest Level) 치수도 잘 활용해 봐야 한다.


독서 지도에 대한 내용도 공감이 간다. 엄마 스스로가 독서자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하고, 독서가 일상이 될 수 있어야 함을 잘 보여 준다. 아이에게 완독의 맛을 알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고, 책 읽는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함은 물론 확장 독서를 위한 엄마의 구체적인 노력법을 제시한다.

강의 형태의 리스닝을 연습해본 아이들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대학 생활 적응이 쉬워질 것이라는 것도 공감이 간다. 듣기를 제대로 해내는 구체적인 방법도 도움이 될 듯하다.


스피킹이 되지 않는 이유가 문장 구조를 잘 알지 못해 생성력이 부족하고, 스피킹이 나올 인풋이 충분하지 않고, 문어체 학습에 치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구어체가 약해서라고 한다. 물론 정의적 요소도 있다. 영어로 말하는 것 자체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있을 때도 해당된다.


10세에서 12세 까지를 ‘소년 소설기’라 칭한 일본의 저명한 독서 전문가 ‘사카모토 이치로’의 말처럼, 결국 외국어를 제대로 배우는데 필요한 능력 또한 독서임을 알 것 같다. 꿈과 연결된 영어는 날개가 되어 줄 것이고, 독서와 연결된 영어는 방향성을 알려 줄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날아가는 방향을 향해 바람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최고의 조력자가 엄마임을 보여주는 책이다. 잘 키워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정성과 인내가 반드시 함께 해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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