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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Oct 25. 2024

하루 한 권 독서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 강신호

    ‘미래에 지구를 정복하는 건 외계인이 아니라 플라스틱’. 강한 인상을 주는 책의 표지 글이다. 만들어진 이후 단 하나도 썩지 않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플라스틱. 재활용만이 답이다는 말을 전한다.그대로 받아들여도 과연 좋을까.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플라스틱은 값싸고 모양도 예쁘게 우리 이웃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에너지 기술 연구소를 운영하며 기후 변화 대응, 환경보호,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쓰레기 제로 분야의 적정기술을 보급하는 일을 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우리가 놓치는 문제를 사회 무대에 올려 준다. 현재의 즐거움과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면서 살기에는 삶은 너무 귀하다. 지구촌 생명들은 대를 이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유지되는 행성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이 곳곳에서 서서히 지구를 잠식해 갈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두려움이 든다.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물질을 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준 플라스틱을 제대로 알고,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사용하되, 미생물에 의해 썩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날아다니는 자동차도 중요하고, 우주를 꿈꾸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작품들처럼, 인간이 살 수 있는 생명체를 찾아 지구를 버리고 또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서는 우주난민의 운명을 만들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모른다.’ 저자는 플라스틱의 문제, 플라스틱 사회의 이면, 왜 필라스틱이 등장했는지, 고약한 소재의 플라스틱, 어떻게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사회 이랴기를 들려준다. 


         플라스틱의 가장 큰 문제는 썩지 않는다는 것이다. 햇빛에 부식된 플라스틱은 더 미세하게 잘려 나가 육지와 바다에 장마철 곰팡이처럼 은근슬쩍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미세 플라스틱은 생각보다 생활 깊숙이 우리 안에 살고 있다. 합성 섬유로 만든 옷을 입고, 식사 후 그릇을 씻는 수세미와 아이들의 장난감뿐만 아니라 간편하게 담기 좋은 비닐들 그리고 냉장고에 가끔씩 자리 잡은 생수병들은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환경이 되어 버렸다. 


섬유의 64.2%를 차지하는 합성섬유나 혼합 직물은 세탁 할 때 마다 미세 입자가 떨어져 나가 하수구를 통해 자연으로 배출된다. 가방 모소리만 스쳐도 미세 입자가 공기 중을 떠돌고, 이것들이 다시 조용하게 생활공간으로 내려앉는다. 눈에 보이지 않게 바다 표면에 인공 파편들이 떠다니는데 이중 85%가 합성 제품에서 나온 마이크론 들이라고 한다. 바다 생물들이 마이크론을 먹고, 생선으로 우리 식탁에 올라오고, 결국 인간의 몸속으로 마이크론 물질들이 서서히 쌓이고 병을 유발하는 구조가 형성이 된다.      


        ‘지구상의 자원과 물질은 순환할 수 있을 때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저자의 주장 데로, 내용물에 대한 표기뿐만 아니라 그 내용물을 담고 있는 용기 정보도 소비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플라스틱이 열을 만나면 환경 호르몬을 배출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렌즈에 음식을 데울 때 쓰는 랩이나, 뜨거운 커피나 차를 덮고있는 플라스틱 뚜껑이 열을 만나 음식으로 스며든다는 것은 잘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생수병이 찌그러지거나 흠집만 나도 재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또한 잊기 쉽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플라스틱의 60%가 재활용되고, 35%가 소각 그리고 5%가 매립되고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재활용 비율이 높지만,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중들이 재활용 단계 개입 기회와 경험이 적어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사회로 굳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인식 시켜준다. 지금의 쓰레기 처리 방식은 인간 위주의 이기적인 제도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소각되고 매립되는 플라스틱들이 조용하게 쌓여 지구별의 건강을 해치는 병균이 되어 간다. 


     생산비용이 적게 들고, 내구성이 좋으며, 단시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서 만든 플라스킥은 1950년에 만들어졌다. 위대한 발명이라 당시는 산업 전반적인 곳에서 두 손 벌려 환영했을 것이다. 귀한 손님인 줄 알고 모셨는데 강도로 둔갑할 수 있음을 당시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원유를 가열하면 증류탑에 LPG, 휘발유, 나프타, 등유, 경유, 중유 순으로 위에서부터 층을 이룬다고 한다. 이중 나프타가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1~4 사이의 탄화 수소 혼합물인 고온 파이프를 통과해 쪼개지고, 다시 고체로 만들기 위해 각각의 단위 체들이 에틸렌, 폴리 에틸렌, 프로 필렌 그리고 폴리프로 필렌의 고분자 플라스틱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인공적 합성으로 플라스틱이라는 거대한 고분자가 만들어진다. 플라스틱을 구성하는 이런 분자 사슬들은 얼기설기 엉켜 촘촘해서 다른 분자가 침투할 공간이 없어, 부식되지 않는 것이다. 완전연소가 안 되는 플라스틱은 환경에 치명적인 맹독성인 다이옥신을 만들어 낸다. 땅속으로 스며들어 작물에도 스며들어 결국 우리가 만들어 낸 인공 합성물을 인간이 먹는 형국이다. 


         바다에 떠다니는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자외선에 노출되고, 서로 부딪치면서 더 작게 분리 되어 물고기가 먹고 그 물고기를 먹던 새들의 생식기에 문제가 생겨 결국, 각각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여준다.

 플라스틱은 그 종류만 수천 종이라 제대로 분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실제 미국의 경우 플라스틱을 7가지로 분류해 재활용을 하고 있다고 미국인 선생님으로부터 들었을 때,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래야 재활용이 되고, 약간의 오물이 묻어 있거나 라벨 같은 종이나 다른 물질이 첨가되어 있을 때는 활용이 불가한 쓰레기가 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제품에 PBA 프리 제품, 프칸 레이트 프리 제품을 구매한다면 오염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지구에서 얻은 자원은 인간의 것만 아니라 자연의 자산이다.’ ‘자신의 생활 편익을 소비하다가 쓰게기로 내놓는 순간, 자신이 지던 부담은 환경과 사회가 대신 지게 된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플라스틱 제품을 쓰더라도 재활용이 쉬운 PE, PP, PET류에 집중해야겠다. 


         한국에만 178개의 소각장이 있다. 플라스틱의 경우 소각될 때 발생하는 유독성의 문제로 소각장 주변의 거주자들에게 발생되었던 질병들의 이야기는 한때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대기나 물, 땅 어느 하나가 망가지기 시작하면 다른 구성요소도 함께 문어 지는데 이는 과학 기술로도 돌릴 수 없다고 한다. 

 

         개인이나 가정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재활용 활동의 책임 있는 주체자가 되어야 함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과한 포장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적극성도 필요할 것이다. 플라스틱 소비를 최대한 자제해야겠다. 알아야 실천이 쉽다. 정거장처럼 지나가는 삶이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깨끗하고 안전한 지구를 물려주어야 할 공통의 소명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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