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마인드 박스]

by 조윤효

대한민국의 기록을 책임지는 국내 1호 기록학자 김학 씨의 책이다. 기록학자라는 생소한 표현에 매료되어 읽기 시작했다. 생각과 기록이 선순환하도록 돕는 ‘마인드 박스’를 상상하게 한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이 생각의 출발점에서 시작해 기록으로 남고, 다시 분류되어 세상 사람들을 만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를 닮은 개인들에게서 쏟아지는 생각들을 자신만의 생각의 서재에 마인드 박스를 마련해 둔다면 활용 가치는 극대화될 것이다.


자신만의 생각의 기준이 되어 주는 마인드 박스를 가질 때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마인드 박스를 만들고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둘 수 있을 때 삶이라는 무대에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생각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류가 가능해야 한다. 인생 중심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이를 마인드 박스에 정리해 둔다면, 어렵다는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일의 기본이 ‘나’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책은 1부 ‘무엇을 담을 것인지’, 2부 ‘나 자신을 알면 생각의 길이 열린다’, 3부 ‘생각의 길에서 삶의 방향을 찾아서’라는 큰 주제를 다룬다. 생각을 축적한다는 것의 의미와 인생을 관통하는 질문들이 1부에, ‘진짜 나를 발견하기 위하여’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기’가 2부에, 그리고 ‘휘둘리지 않는 선택과 판단을 위하여’와 ‘홀로 설 수 있어야 함께 살 수 있다’는 내용이 3부의 소제목으로 달려 있다. 소제목만 읽어봐도 책의 방향성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저자처럼 내 안에 16가지 주제별 생각 박스를 마련해 본다. 그 박스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생각은 몸 안에 있고 몸과 일체 되어 있다. 내가 가진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분이나 에너지로 작용한다. 생각은 바다처럼 액체 상태인데, 이를 잘 정리해 고체화시킬 때 형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전하는 생각의 특징이다. 생각은 세 가지 틀에서 피어오른다. 가장 넓은 영역인 사회적 차원의 패러다임, 그 아래 이론, 그리고 가장 작은 영역인 합리적 판단 안에서 생각이 이루어진다. 생각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내 안에서 탄생하는지를 알 때 더 잘 다룰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공부 후 실행할 때 능력이 커진다.


생각을 담고 있는 마인드 박스들은 변증적 사고를 이끌 수 있다. 복수의 요소들이 상호작용하여 주체의 일정한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며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다. 생각을 마인드 박스에 넣는 연습이 곧 기록이다. 기록을 생산하고 분류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마인드 박스다.


내 안의 마인드 박스를 보며 인생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져 본다. 인생이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하나, 그 여정을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하루에도 수없이 만나는 부정과 긍정의 생각들이 가끔 창을 흐리게 한다. 판단을 통한 행동은 나만의 선택에서 나온다.


혼자 사는 삶과 함께 사는 삶의 조화도 필요하다. 관계 중심의 한국 사회는 가끔 나를 가리는 장막이 되기도 한다. 홀로 서되 혼자 있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이 도움이 된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나 감정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 추구보다 사회와 타인의 복지를 고려하는 능력이 커지는 것이 진정한 어른으로 진화되는 과정이리라.

자신을 아는 것이 모든 지혜의 시작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타인의 감정과 시선을 신경 쓰느라 자신에 대한 관찰의 에너지와 시간을 빼앗길 때가 있다. 나를 알아간다는 것은 내 안의 욕망을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 욕망을 꺼내 보면 자연스럽게 목표가 생기고 거기에서 꿈이 발생한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소유적 욕망이 아닌 존재적 욕망에 더 중심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 성장한다. 무조건적인 절제가 아니라 자신의 기준에 따라 소비의 크기를 결정하는 적정 소비, 즉 자기 철학이 있어야 소유적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다. 꿈과 결합하기 위한 절약적 소비를 생각하게 한다. 자신의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취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면 시간과 금전적 투자를 들여 경험을 만나야 한다. 살면서 향유할 수 있는 일이 수도 없이 많다. 누리는 자가 지혜로운 자다. 아름다운 공원도 지나치면 의미가 없지만, 내가 가서 걷고 운동하면 그곳은 나를 위한 자연의 선물이 되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답이 자신 안에 있음을 알 것 같다.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못하는 90%의 잠재 능력이 깨어나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잠재성을 꺼내는 방법으로 자꾸 생각하고, 실행하고, 무엇인가를 공부하고, 그 분야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과 궁금한 것을 먼저 기록하고, 나만의 성공 사례를 조사하는 것이다. 잠재성이 발휘되는 패턴을 생각해 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공부가 융합될 때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자기 성장을 위해서는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의 경쟁을 목표로 둘 때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 – 아인슈타인

한쪽 페달은 공부, 다른 페달은 경험이다. 열심히 발을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야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원하는 곳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것이다.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밀도 있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조언도 값지다. 순간순간을 의식적이고 집중적으로 경험하려 노력할수록 시간이 응축된다는 것이다. 응축된 시간을 사는 법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인식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인간이 만들어 낸 시계는 편의상 그렇게 움직이지만, 우리가 살아내는 시간은 모두 다를 수 있다.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나의 바람을 그려보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된다. 그리고 현재를 살면서도 미래를 끊임없이 상상해야 한다.”
순간순간을 축적해 가면 지나간 순간들이 현재와 일체화된다. 그러면 내 과거부터 미래까지 쭉 연결된 응축된 현재를 살게 된다. 이것이 주관적 시간을 사는 방법이다. 과거를 현재의 나에게 밀착해 놓으면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저자의 조언들이 삶의 지혜가 된다.


다양성이 사라진 사회에는 서열 계층이 생긴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타인이 나와 다름을 존중해야 내가 사는 사회가 더 발전하는 것이다. 그 작은 생각의 차이가 사람들과 살아가는 동안 발생하는 많은 소음을 수용하는 힘을 갖게 해 준다. 홀로 설 수 있어야 함께 설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홀로 있되 함께 잘 살기 위한 나만의 마인드 박스를 만들며 책을 덮는다.

제목 없음.png


작가의 이전글하루 한 권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