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독서

[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 - 박용후

by 조윤효

주위의 풍경이 달라졌다. 일터나 도서관이나 휴식을 취하는 카페에서나 사람들은 기계를 곁에 두고 쉴 새 없이 분주하다. 현실의 세계에 몸은 존재하나 손과 머리는 인터넷 세상 속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마치 두 개의 세상을 넘나드는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삶의 패턴을 과감하게 바꾼 AI 시대에 필요한 우리의 성찰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 바로 『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라는 책이다.


책 부제인 ‘AI를 도구를 넘어 무기로 만드는 질문의 힘’이라는 강렬한 문구가 독자의 손길을 이끈다. 관점 디자이너답게 저자가 보는 시선은 깊고 예리하다. 인간의 인식은 제한적이라 우리가 해석된 감각의 세계 속에서만 살아간다는 말은 공감이 간다. 개인이 인식하는 세계가 전부다. 책의 서두에는 이를 잘 보여 준다. 박쥐는 초음파로 세상을 인식하고, 인간은 눈으로 세상을 보며, 인공 지능은 모든 인간의 지식으로 세상을 본다. 지구상에 함께 존재하지만 방식은 다르다.


책은 생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질문의 힘, 생각하는 기계와 질문하는 사람, 생각을 멈추면 AI가 설계한 미로에 갇힌다는 점, 정보에 휘둘리는 것과 관점을 설계하는 것의 차이, 그리고 시대를 사유할 수 있는 생각의 주도권을 이야기한다.


생각의 열쇠가 질문이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일상과 일에서 벌어지는 많은 의문들에 대해 어느 순간 챗지피티에 묻는 게 당연해졌다. 검색엔진에는 서서히 먼지가 쌓여 간다. 무엇을 알고 있는가 보다 지금 알고 있는 것들 중 어떤 것이 틀릴 수 있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내가 제작한 책이나 수업 구성 방식, 그리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에 대한 조언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


질문하는 사람과 질문하지 않는 사람의 격차가 당연히 커질 것이다. 실수할 확률을 줄여주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행동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지름길을 안내하는 것이 AI인 것 같다. 그래서 질문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은 생성형 AI가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는 최적의 지시 사항을 연구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 같은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AI 시대의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를 알 것 같다. AI 작동 원리를 알고 AI가 만들어 내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고, AI와 함께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몇 번씩 AI에게 질문하면서도 왜 이 답변이 나왔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답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비판적 사고가 더 필요한 시대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등장하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쳐 기존의 질서가 재편성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AI 리터러시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으로서 역발상적인 사고도 필요하다. ‘나는 어떤 질문을 받고 싶은가?’
질문이 사고의 과정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된다. ‘AI의 답변이 우리의 질문과 사고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지식은 쌓는 것이 아니라 흐르게 해야 하는 자산이다.’

책에서 만나는 글귀들이 느슨해진 생각의 고리를 당겨 준다. 생각하는 기계와 질문하는 인간이 일상인 지금, 머릿속 지식보다는 온라인 속 도우미 AI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2024년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이 모두 AI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기계로 배우는 게 익숙한 세계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쏟아내는 질문들이 데이터가 되어, 그 기계가 점점 인간의 사고방식과 유사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점이 없는 사람은 기계의 도움으로 얻은 지식을 무작정 따라 하는 확률적 앵무새가 된다는 말도 긴장감을 부른다. 관점은 우리의 사고와 언어를 어떤 방향으로 확장할 것인가를 결정해 준다. AI가 판도라의 상자가 될지, 블랙박스가 될지는 사고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명확해질 것 같다.


상당수의 사고를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듣는 일들이 자칫 AI가 설계한 미로에 갇힐 수 있다. AI에게 어떤 제품이 좋은지, 어떤 영화가 좋은지까지 묻는 일상은 나의 행위가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과정의 가치를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질문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하는 시대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질문에 따라 답이 달라지고, 그 답에 따라 내 행위가 바뀌는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점에서 관점 설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것 같다. 기업들도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AI를 연구하고, AI가 자신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계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는 경쟁의 시대가 아닌 창조의 시대로 완전한 탈바꿈이 필요한 시대다. 저자의 말처럼 누가 잘 따라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새롭게 생각하는지로 경주의 트랙 자체가 바뀐 것이다. ‘이런 시대에 교육은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라는 질문이 참으로 무겁다.


AI에 끌려다니지 않고, AI를 이끌 주인으로서의 주체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홈그라운드가 필요하고, AI 시대의 본질적 역량을 의심하고 상상하며 연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겠다. AI의 관점과 나의 관점이 결합되어 제3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시대다. 그래서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시대의 등불은 관점이고, 이 시대의 나침판은 질문이다.’


AI 시대에 리더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질문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질문은 길을 이끄는 나침판이고, 관점은 어두운 시대를 밝혀줄 등불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프레임을 바꿔야 좋은 답이 나온다. 과연 나는 어떤 프레임으로 AI를 쓰고 있는지, 어떤 프레임으로 나를 사고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올해 최고의 책 중 하나가 바로 『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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