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알랭 드 보통
사랑의 색은 무지개 색깔만큼 다양하다. 그 색들이 찬란하게 빛날 때 아름다움은 더욱 삶을 경이롭게 만든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변치 않는 녹색 같은 사랑, 동성 친구 간의 은은한 노란 사랑, 남녀 간의 뜨거운 빨강 사랑 거대한 우주를 닮은 나라를 사랑하는 파랑 사랑.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은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주인공들의 심리까지 도표와 서식을 통해 보여 준다. 처음 소설 초반부는 두 주인공의 사랑이 어떻게 꽃 피울지 궁금해 서둘러 길 떠나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 갔다. 중반부터 등장하는 다양한 심리적인 이론과 학설 그리고 철학적인 내용들은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는 차량 같은 느낌으로 읽어 내려갔다. 후반부는 사랑의 색깔이 서서히 변해 가며 다시 새로운 사랑이 떠나보내는 사랑의 상처를 치유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끝난다.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사랑받고 사랑하고자 한다. 얼굴에 묻어나는 세월이 사랑을 무시하게 할 만큼 치명적이지는 않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사랑해 봐야 한다. 책을 읽으며 나의 사랑을 돌이켜 보았다. 여 주인공 엘리스처럼 사랑하면서도 머릿속의 다양한 생각들과 무의식적인 사랑에 대한 알 수 없는 혼돈으로 아름다운 청춘의 향기가 될 수 있었던 사랑을 많이 놓쳤었다. 그래서 첫사랑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다고 한다.
여 주인공 엘리스의 집은 부유했었다. 부모는 이혼했고, 특히 그녀 어머니는 아이를 키우는데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글 중 지금까지 전혀 자신에게 관심 없던 부모가 학교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자 갑자기 자신을 향한 관심과 환심을 표현했었다는 그녀의 삶이 조금 안쓰럽끼 까지 했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것 같다. 어떤 누군가와 사랑하고 있느냐에 따라 마치 카멜레온처럼 그녀 자신을 상대에 맞추어 가는 사랑은 힘겨울 따름이다. 결국 그래서 그녀는 에릭과 헤어지게 된다.
사랑이란 서로에게 배경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사랑이 깊어질수록 세월이 흘러갈수록 상대방을 멋진 배경이 받춰 주는 삶의 주인공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사랑을 갈구한다. 이성 간의 사랑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내 안의 나를 발견하고 나를 사랑하는 힘이 더해지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도 습관인 것 같다. 나를 사랑하는 시작 점으로 세월 속에 겸허를 배우고 결국 타인의 삶도 존중해지면서 삶은 무르익어 간다.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분명 픽션이지만 이성 간의 사랑을 뭔가 과학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으로 묘사하고 연구하는 듯한 서술방식이 신선하다. 여자도 간과하고 지날 칠 수 있는 심리를 남자의 시선으로 표현한 부분은 친숙하면서도 낯설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인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 재미있을 듯하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미미한 감정을 글로 표현해 본다면 자신의 사랑을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 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