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에서 국어수행을 하다가 문뜩 의문이 들었다. 엄마의 팔리지 않는 자수 작품의 가격을 더 올렸더니 오히려 팔린 것이다. 오늘은 이런 이상한 경험에 대한 탐구를 진행한 내용을 같이 공유해보자고 생각했다. 나는 먼저 이를 해결하려 베블런의 과시적 소비와 사피엔스의 돈의 향기 챕터를 읽었다. 이 책들을 읽으며 사람들은 물건 자체의 기능이나 효율보다는 그 물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와 사회적 위치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글은 잠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돈이란 무엇인지와 과시적 소비가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한 탐구로 결국 인간들의 본성과 이들이 이용하는 비쌀수록 사고 싶은 소비는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사피엔스에서 하라리는 인간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이 상상의 질서라는 것, 즉 집단이 허구를 믿고 공유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돈은 이런 상상의 질서 속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한 형태이며 지폐는 종이에 불과하고 온라인 통장의 숫자는 실체 없는 정보지만 모두가 그것에 가치라는 것을 부여하기에 실재처럼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돈은 단순한 물건을 사는 수단이 아닌 사회적인 언어로 기능한다고 말하며 돈의 의미를 사회가 합의한 허구라고 하라리는 정의했다.
그렇다면 이런 돈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과시적 소비란 어떤 의미일까? 베블런은 과시적 소비라는 개념을 통해 상류층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쓸모없는 사치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분석했다. 여기서 과시적 소비란 사회적인 지위를 보여주기 위한 비생산적 소비로 상류층뿐만 아니라 하류층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인간에게는 제작본능이라는 성향이 있는데 이것은 인간이 서로를 구별하고 분류하는 것으로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런 성향은 계급을 나누게 되고 사람들은 더 높은 상류층으로 가기 위해서 계급모방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과시적 소비는 단순낭비가 아닌 ‘나는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나는 이만큼 사치할 수 있는 계층‘, 즉 베블런이 주장한 유한계급의 생산노동에 참여하지 않고 소유재산으로 소비만 하는 사람으로 사회적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곧 계급을 표현하는 언어가 되고 가격이 높을수록 물건은 희소하고 독점적인 지위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물건이 아닌 그 물건에 담긴 이야기, 지위,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소비한다. 이런 맥락에서 소비는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닌 인간의 사회적 본능과 위계적인 인식이 투영된 문화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소비로 타인의 인정을 받아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본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소비는 이런 욕망과 본성을 시각화해 주는 매개물이 된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돈이 실제로는 아무런 물질적 가치가 없지만 집단신뢰를 통해 작동하는 허구임을 밝히고 베블런의 과시적 소비는 그런 허구가 인간사회에서 계급구별의 도구로 소비된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다. 즉 비쌀수록 사고 싶은 소비란 과시적 소비로 인간이 오랫동안 사회 속에서 길들여 온 더 나은 나에 대한 인정받고 싶고 자신이 되고 싶은 존재로서의 본능이 투시된 심리적 반응인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비싼 것이 잘 팔리는 사회는, 허구를 믿고 계급을 갈망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회이며 우리는 물건보다는 그 뒤에 숨어있는 의미를 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앞으로는 소비를 할 때마다 내가 물건을 사는지 그 물건의 의미를 사는지 생각해야겠다고 느꼈다.
‘여러분들은 무엇을 사고 있나요?’
어쩌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