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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befree Apr 08. 2022

영어공부 그 쓸모없음에 대하여

취미로써 영어공부

최근 취미는 영어 공부이다.취업이나 시험을 치기 위해 영어 성적이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시간이 나면 스트레스받지 않을 만큼만 한다. 이런 이유로 고급자의 단계로 좀처럼 나가지 않고 중급자에 몇 년째 머물러 있다.

꼭 영어는 아니더라도 외국어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직업이 되려면 즐기면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부해보려 했다.워킹맘의 영어공부에는 여러 변수가 있어 쉬운 일은 아니다.그래서 한창 유행 중인 미라클 모닝을 따라 해보려 했다. 낮 시간 동안 만성피로가 쌓이는 부작용을 겪고 나서 그만두기로 했다.


아이들이 자는 밤 10시부터 자정까지를 공부시간으로 해보자고 정했다.10시부터 12시까지는 영어공부보다는 편하게 누워서 넷플릭스나 유튜브가 보고 싶은 시간이다.이런저런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딱 즐길 수 있을 만큼만 영어공부를 한다. 시간을 목표로 잡는 것은 방해 요소가 많아 분량을 목표로 잡기로 했다. 물론 목표 분량을 못 채우는 날이 더 많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쉬는 날은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매일 공부를 한다. 꾸준히 하지만 직업으로 삼을 만큼은 아니다.


그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즐길 만큼만 해서는 안되었다. 취미로 원서를 짬짬이 읽을 수 있지만, 직업으로 삼기 위해 하루 4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국식 영어교육을 받은, 공부에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 영어는 취미 밖에 될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아니 일 년이 지나도 영어를 쓸 일도 없고, 이직을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며, 영어 공부한다고 도움이 될 것도 하나 없는 데다 해도 늘지 않는 영어를 왜 하고 있나 하는 현타가 주기적으로 온다.

지금까지 영어 공부를 해서 이득 본 것도 별로 없으니 말이다.


남는 시간에 사람들과 인맥을 쌓으며 술자리에 나가는 것이 길고 긴 직장생활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

지금이라도 인간관계 능력이나 쌓는 게 나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의 성향이라는 게 변하기 쉬운 것이 아니다.

나는 사람들과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충전된다. 이런 성향의 사람이 방향을 바꿔 인맥을 쌓는 데 노력하는 것은 수명이 단축될 뿐이다. 혼자서 하는 취미가 딱이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일만이 생산적인 일은 아니다. 독서와 외국어 공부는 넷플릭스를 보는 것처럼 삶에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사람은 쓸모 있는 일만 하면서 사는 존재는 아니다.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라면 그것을 즐기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영어 고급자의 고지가 얼마 안 남았을지도 모른다. 외국어는 못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해놓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쓸모없는 취미에 시간을 들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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