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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befree Nov 18. 2022

스피킹 좀 해볼까!

하면 전화영어, 요즘은 화상영어인가?

어느 정도 쉐도잉을 하다 보면 실력은 안되는데 갑자기 말이 하고 싶어 진다. 혼잣말을 조금 해보다가 대화 상대가 있으면 영어 실력이 늘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기분이 든다.


기관에서 지원해 주는 전화영어를 해본 적이 있다. 월급만 받고 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너무 아까워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을 찾아보던 중 전화영어라도 하자 싶었다.

내 돈을 주고 하는 전화영어는 아니지만 예산을 들여서 선정한 업체일 텐데 실망스러웠다. 역시 내돈내산이 아니면 큰 기대를 하지 말자는 뻔한 결론에 도달했다.

신청한 코스는 비즈니스 코스여서, 비즈니스 영어 회화 책도 배송받았다. 정해진 수업 진도가 있어서 그 진도에 맞추지는 못하더라도 책에서 나온 주제를 가지고 비즈니스 대화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화할 때마다 일상 대화뿐이었다. 정해진 주제 같은 것은 없었다. 일상 대화는 하루만 하면 안 될까, 내향인으로 주제가 없으면 할 말도 없거니와 매일 똑같은 일상을 매일 얘기하려니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대화가 재미없으니 여전히 공부로만 느껴졌다.


그 후로 전화 영어는 신청하지 않았지만, 내돈내산으로 하는 전화영어에 지원해 주는 전화영어까지 하면 그래도 말하는 시간이 늘지 않을까 싶어 내년에는 신청해 볼 생각이기도 하다.


요즘 온라인으로 영어 말하기 수업을 하는 업체가 많다. 영어 듣기 말하기는 스마트기기가 없을 때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다.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은 화상영어였는데, 5분 정도 체험을 해보니 내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는 것이 적응 안 되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되어 제쳐두었다. 여러 무료 체험을 해보고 한 선택은 랭디이다. 강추할 정도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비용에 이 정도 프로그램이면 만족한다.

글로벌 선생님은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원어민 선생님이 별로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다른 업체들은 맘에 드는 원어민 선생님을 찾아 그 선생님 시간에 수업을 듣는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랭디는 원어민 선생님이 별로 없고 원하는 시간에 다른 사람이 신청하면 할 수 없다 보니,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어도 되는 시간에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  수업이 30분 간격으로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다른 업체들은 10분 단위로도 수업이 가능하던데, 랭디는 30분 단위로 수업이 가능하다 보니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다 보디 지금은 재미있게 수업을 하고 있다. 비용적인 장점이 없다면 다른 업체를 이용할 것도 같지만, 몇 달 쓰다 보니 작문 첨삭도 가능하고 무료로 랭디타운이라는 프로그램도 좋아서 다음에 또 결제를 할 것 같다.

1:1 전화영어도 외에, 요즘은 랭디아지트도 잘 이용하고 있다.

선생님 1명에 학생 4명이 1시간 동안 주어진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수업이다.

줌으로 수업이나 회의 따위는 해보지 않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서, 체험수업 시작 전에 긴장이 되어 무료인데 그냥 꺼버릴까 생각도 했는데, 결론은 1시간이 어떻게 간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어서 결제를 했다.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인데 화면에 이상하게 나오는 내 얼굴은 신경 쓰이지도 읺았다. 이상하게 나오는 게 아니고 실물 그대로 나오는 것이겠지만.

무료체험 때는 선생님 1명에 나 포함  2명이 수업을 했는데, 어디 가서 영어로 말할 기회도 없는 한국에서, 1시간 동안 그것도 집에서 이런 수업이 가능하다니 하며 감탄했다. 그 후로는 같이 수업 듣는 학생이 없어 혼자 수업도 했는데, 부담스러울 줄 알았던 일대일 수업도 1시간이 훌쩍 갈 정도로 재미있었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말이다.  아지트의 단점은 집이다. 1시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 수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과 남편에게 전화영어 할 거니 좀 조용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해해 주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도 안 되는 영어 하지 마라는 말을 듣기도 해 몰래 하고 싶다. 몰래 할 수 없는 것과 선생님이 두 명밖에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것 때문에 1인 방음 독서실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더 이상의 추가 지출은 안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용하게 할 수 있는 날을 찾고 있다.

40대의 영어 공부는 환영받지 못하는 돈 먹는 하마일 뿐이다.


전화영어를 하다 보면 어떤 날은 평가가 잘 나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실망스러워 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운 날도 있다.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수업 전 준비와 맞는 선생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주제에 대해서 몇 번이고 말해 보는 것이 말하기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수업 후 피드백도 적어놓고 많이 연습해야 한다. 안 그러면 잘못된 문장이 입에 붙어서 안 고쳐진다.


10대부터 30대까지의 영어공부는 자기 계발처럼 느껴진다. 40대의 영어공부는 “고마해라, 많이 했다 아이가”처럼 느껴진다.

어쩐지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쓸 일도 없는 영어를 왜 하냐 싶기도 한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영어를 공부 안 하면 지출을 안 할 텐데 언제까지 영어에 비용을 써야 될까 씁쓸하기도 하지만, 돈 안 드는 공부와 취미가 어디 있나?라는 생각으로 합리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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