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ybefree Nov 11. 2023

워킹맘의 토익 공부 이야기

직장인의 토익 900점 넘기기.

토익 점수가 실제 영어 실력과 상관이 없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혼자서 공부를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게 맞나? 스피킹도 듣기도 분명 늘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은데, 방구석에서 혼자 만족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그냥 계속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쓸 일도 없는 영어 공부 그만둘까 싶다.


영어 공부하고 있다는 얘기를 누구에도  잘하지 않는다.

외국어 공부나 자기 계발은 알리지 않는 편이 득이 된다.

어쩌다 영어 공부 중이라는 말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본인은 아니지만 자신의 아이들은 영어는 문제없이 한다고 했다. 우리 세대에는 영어 잘하는 사람이 잘 없지만, 요즘 아이들은 다 잘한다고 했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요즘은 예전보다 투자를 많이 하니 말이다.

한국어 잘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만국 공용어인 영어 잘하는 사람도 당연히 많다. 한국에서도 이태원이나 한남동 쪽을 지나다니면 영어를 자유롭게 쓰는 사람이 많다. 중학생처럼 보이는 어린아이들도 영어만 쓰며 다니는 걸 볼 수 있다. 겉모습만 한국인이지 원어민일 것이고, 그곳이 한국의 평균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만 나고 자란 사람이 외국어를 잘하게 되려면 생각보다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 당연한 일이고, 언어라는 것이 어디까지 하고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까지 잘했더라도 모국어가 아닌 이상 몇 년 동안 쓰지 않으면 녹슬기 마련이고 실력이 예전보다 줄기 마련이다.

중3 때는 영어는 끝내야 한다느니, 요즘 수능 영어는 절대 평가라서 모든 아이들이 다 1등급이라든가, 인풋도  많이 없는 아이들이 스피킹이 안돼서 걱정이라느니 하는 말을 들으면, 나의 영어 공부 방법이 잘못되었나 하는 의심과 해도 안 되는 영어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들 잘하는 영어 나만 안되니 말이다.


이런저런 의심에도 꿋꿋이 외국어를 하는 길은 매일 습관처럼 하는 것이다. 직장인은 매일 할 수 없는 날도 있다. 갑자기 초과근무를 해야 되기도 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되는 날도 많고, 지쳐서 못하는 날도 많다. 그래도 시간이 나면 영어공부는 꼭 하고 오늘하루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고, 습관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화상영어도 하고 한국말을 바로 영어로 바꿔보는 연습도 하고, 출퇴근길에 어제 봤던 드라마 다시 듣기도 하고, 쉐도잉도 했다. 학생처럼 연속된 시간을 공부할 수 없기에, 쪼개진 시간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했다. 쉐도잉 하다가 아이가 와서 밥을 차려달라든지, 이야기를 하면 들어주고 쉐도잉 하다가 아이들이 싸우면 나가서 중재도 하고, 화상영어 시간엔 아이들에게 방해하지 말고 조금만 조용히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 아이들도 1시간 동안은 좀 참아주었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할 수 없는 것이 원서 읽기였는데, 집중력이 부족해, 독서에 집중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리는데 집중이 됐다 싶으면 아이들에게 방해를 받으니, 원서 읽기가 어려웠다. 영어 실력을 올리는 데는 최대한 많은 표현과 단어를 익히는 것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아 원서 읽기를 다시 할 계획이긴 하다.


직장인 영어공부는 동기부여가 힘들고, 실력 향상이 눈에 보이지 않아 지치고 만다.

실력 측정을 위해 토익을 볼까 하고 생각을 했다. 언제나 만점이 목표이기는 하지만, 만점은 아무나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900점을 목표로 해볼까 했다.

몇 십 년 만에 본 토익에서 880을 받았기에 900은 쉽게 넘겠지 하고 생각했다. 요즘 애들은 토익도 다 900이 넘는단다. 내 주위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 넘쳐난다, 본적은 잘 없지만....


영어 공부를 했던 것처럼 토익도 쪼개서 공부를 했다. 해커스 단어집을 10번 정도 본 것 같다.

처음에는 단어만 두 번째는 표시해둔 모르는 단어 위주로 보고 세 번째는 모든 단어를 다시 보고

네 번째부터는 단어와 예문을 함께 봤다. 800점을 넘기고 싶으면 해커스 단어집 4번 정도 돌려보고 단어만 꼼꼼히 외우면 된다.

일주일에 4일 정도 하루 2~ 3시간 정도 공부를 했고, 처음에는 토익기출문제집을 풀고 시험을 봤으나 900이 안 나와 해커스 1000제를 풀고 시험 치기 이틀 전에는 다시 토익기출문제집 2회 정도를 풀고 봤다.

쪼개어 공부하기는 했지만 문제를 풀 때는 시간을 70분에 맞추어 놓고 마킹하는 연습까지 했다. 듣기 점수가 올리기 쉽다고 해서 듣기에 투자를 좀 더 했다. 맞은 문제까지 다 쉐도잉을 했고, 그래도 안 들리는 것은 딕테이션을 했다.


그렇게 해서 토익 900점을 겨우 넘기기는 했다. 누가 알아주는 점수도 아니고, 취업할 일도 없지만, 영어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간 토익은 치지 않을 계획이지만 2년간 꾸준히 영어를 해서 실력측정을 위해 또 볼 생각이다.


외국어 공부에는 동기부여가 제일 중요하다. 여행을 할 때에도 단어 몇 개로 통하는 것이 아닌 유창하게 말을 하고 싶다.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현지에서 불이익을 당했을 시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요구할 수 있을 정도, 영어로 된 티브이쇼를 자막 없이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하고 싶다.


주위의 어떤 소리에도 신경을 끄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목표에 가까워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인생이 그리 짧지는 않기에 그날이 비록 퇴직 후라도 퇴직 후 원서를 꾸준히 읽고, 소통에 문제없이 해외여행을 다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40대의 외국어 공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