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장님의 분노 속에서 찾은, 진짜 문제의 본질
요즘 저에게는 하나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얼마 전, ‘사장님들의 커뮤니케이션 카페’라는 곳에 들어가 제가 하는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피드백을 듣는 자리가 있었죠. 그 자리에서 한 사장님이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꽤 격앙된 톤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상세페이지 디자이너에게 맡겼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못 쓴 디자인이 너무 많아요. 결국은 제가 직접 배워서 하고 있어요.”
그분의 말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디자이너가 아무리 유명한 대학을 나왔고 포트폴리오가 멋져도 결국 ‘내가 원하는 결과’를 주지 못하면 소용없어요. 수정은 한두 번이 한계고, 갈아엎자니 추가 비용이 드니 그냥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분의 억울함, 실망감, 그리고 자조적인 결론까지. 듣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문제는 디자이너였을까?"
이후, 저는 이 상황을 곱씹어보았습니다. "포트폴리오도 좋았고, 실력도 있어 보였는데 왜 그분은 만족하지 못했을까?" 그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디자인 퀄리티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력’의 부재였던 겁니다. 많은 디자이너가 디자인 작업을 ‘예쁜 그림을 만드는 일’로 접근하지만, 상세페이지는 단순 시안이 아닌 ‘비즈니스 설계’입니다.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심리로 상품을 구매하려는지
어디서 신뢰를 잃고 어디서 구매를 결심하는지
이 모든 흐름을 이해하고 전략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고객을 설득하는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셀러 입장에서 ‘잘 만든 디자인’이란 보는 순간 팔릴 것 같은 확신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자인은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디자이너의 머릿속에는 ‘이게 예쁘다’는 기준은 있어도, ‘이게 팔린다’는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셀픽스에서는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과정을 먼저 거칩니다.
시장과 경쟁사 분석
타깃 페르소나 정의
구매 전환 흐름 설계
감정 포인트 및 CTA 전략 구성
이후에야 시각적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셀러가 “내가 원하던 게 이거였어”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날, 그 사장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셨다. “이력이나 포트폴리오보다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
그 말이 가슴 깊이 남았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씁니다. 디자인은 ‘시각적 성과’가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의 구현’이며, 진짜 신뢰는 바로 그 전략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