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세페이지 디자인, 이제 어디로 가는 거야?

디자이너가 놓치면 안 되는 변화들

by 추실장

요즘 상세페이지 작업하다 보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화면 캡처 2026-01-21 134837.jpg

"내가 지금 디자인을 하는 건가, 심리 상담을 하는 건가" 싶을 때가 있거든요. 예전엔 그냥 제품 사진 배치하고, 스펙 넣고, 할인율 박고 끝이었는데 이젠 아닙니다.


2026년의 상세페이지는 더 이상 '잘 꾸민 설명서'가 아니에요. 이건 경험이고, 설득이고, 어떤 의미에선 일종의 대화입니다. 클릭 한 번으로 끝날 수도 있고, 구매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그 찰나의 대화 말이죠.




정보는 줄었는데, 왜 더 어려워졌을까?


예전 상세페이지는 참 단순했습니다.

"이 제품은 이렇게 좋아요! → 기능 20개 나열 → 스펙표 삽입 → 지금 사면 30% 할인!" 이랬죠. 근데 요즘은요?

핵심 문장은 더 짧아졌고

이미지는 딱 필요한 것만 쓰고

근데 그 하나하나가 담아야 할 의미는 산더미...


사진 한 장에 "아, 이거 나한테 딱이네"라는 감정이 들어야 합니다. 말로 설명 안 해도요.

저도 처음엔 당황했어요. "그럼 뭘 빼야 하는데?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한데?" 근데 알고 보니 진짜 중요한 건 정보를 줄이는 게 아니라 맥락을 설계하는 것이더라고요.

고객이 "이 제품 왜 사야 해?"라고 물었을 때, 우리가 대답하는 방식이 달라진 겁니다. 이제는 기능으로 설득하는 게 아니라 상황으로 설득하는 거죠.




AI 쓴다고 다 끝나는 줄 알았는데


요즘 주변에서 다들 난리잖아요. "이제 AI가 다 해준대!" 하면서요.

맞습니다. AI는 정말 대단해요. 이미지 뚝딱, 카피 뚝딱, 레이아웃까지 제안해 줍니다.


근데 문제는... AI가 만든 결과물 100개 중에 99개는 버려야 한다는 거예요. (진심입니다!)


AI는 빠릅니다. 그런데 브랜드 톤이 뭔지, 타깃이 어떤 감정을 원하는지, 지금 이 제품을 사야 하는 맥락이 뭔지까지는 판단 못 해요. 그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거든요.

그래서 요즘 디자이너의 역할은 이렇게 바뀌는 것 같아요.


만드는 사람 → 고르는 사람

작업자 → 편집자

실행자 → 판단자


쉽게 말하면 AI한테 "너 일단 100개 만들어봐" 시키고, 그중에서 딱 하나를 골라내는 눈이 더 중요해진 겁니다.

(그리고 그 '하나'를 고르는 게 진짜 어렵다는 걸 요즘 매일 체감 중...)




광고보다 신뢰가 더 잘 팔린다


요즘 소비자들, 정말 똑똑합니다.

"최고의 품질!" "역대급 할인!" 이런 거 보면 그냥 지나가요. 오히려 이런 문장에 멈춥니다.


"주말 아침 커피 마실 때 딱 좋아요"

"예민한 피부라 성분 진짜 까다롭게 봤는데..."

"솔직히 이 가격이면 좀 비싼데, 그래도 샀어요"


왜냐고요? 솔직해 보이니까요.

2026년 소비자는 광고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신뢰의 흔적에 반응합니다. 과하지 않은 문장, 생활 속에서 쓰는 장면, "이 정도면 괜찮다"는 뉘앙스.

요즘 잘 팔리는 상세페이지를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소리치지 않는다는 것. 조용히, 그런데 확실하게 설득합니다.

마치 친구가 옆에서 "이거 진짜 좋던데, 한번 써봐" 하는 것처럼요.



이제 디자이너는 감각 + 구조를 다 알아야 한다는데


"저 디자인만 하면 안 돼요?"


안 됩니다. (슬프지만 현실...)


2026년에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해요.

시선 흐름을 계산하는 능력 (어디부터 볼까?)

구매 심리를 이해하는 감각 (왜 지금 사야 할까?)

모바일 최적화 구조 (세로로 스크롤할 때 뭐가 보일까?)

브랜드 언어를 시각으로 번역하는 힘 (이 브랜드는 어떤 느낌이어야 할까?)


디자인 + 마케팅 + 콘텐츠 감각이 한 몸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죠.

완벽하게 다 하라는 건 아닙니다. 근데 "이건 내 영역 아니니까 몰라도 돼" 하는 순간, 경쟁력은 빠르게 줄어들어요.

(저도 처음엔 "마케팅은 기획자가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제가 먼저 물어봅니다. "이 제품 타깃이 정확히 누구예요? 왜 이걸 사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더 많이 만들지 말고, 더 많이 분석하세요.

트렌드 쫓아다니지 말고, 실제로 구매되는 페이지의 구조를 관찰하세요. 새로운 툴 배우는 것도 좋지만, 내가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을 먼저 만드세요.

앞으로 살아남는 디자이너는 손이 제일 빠른 사람이 아니라 이유가 제일 분명한 사람입니다.

"왜 여기에 이 이미지를 썼어요?"
"왜 이 문장을 먼저 배치했어요?"
"왜 이 색을 선택했어요?"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으면,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2026년의 상세페이지 디자인은 눈으로 보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어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이걸 누가, 왜 살까?"를 끝까지 고민하는 건 디자이너의 몫이니까요.

그러니까 우리, 조금 더 관찰하고, 조금 더 질문하고, 조금 더 솔직하게 만들어봅시다.

결국 잘 팔리는 페이지는 예쁜 페이지가 아니라 이해받는 페이지거든요.

(그리고 그게 제일 어렵다는 것도 우리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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