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행복!

천하태평인 아들 이야기

by 언젠간 노르웨이

​아침 늦게 일어난 천하태평인 아들 이야기!


늦게 일어났다. → 세수 → 밥 → 교복 착용



밥은(맛없어도 먹고 간다. => 오늘은 그냥 참기름 두른 계란찜 1개 + 밥)

아들은 밥을 먹고 가야 하는 철칙(ㅋㅋ 이윤 모름)이 있다.


​* 너무 늦어서 물병은 훌륭한 엄마인 내가 넣어 드림.




"괜찮아 벌점 있어도 천천히 가도 돼" (엄마)

엄마는 겉으론 느긋하게 얘기했지만 마음속은 마그마가 요동을 친다.


아들이 지하철에 내려서 학교로 가는 시간쯤에 전화를 하니, 세상 근심사 다 내려놓은 자포자기한 목소리로, "지하철 내렸어"한다.


​아무리 봐도 지각인 거 같은데.


"천천히 가라. 괜찮다. 벌점 한번 받아도 큰 문제없어"(엄마)


​[초등학교 때 매일 화를 냈다. 아이의 답답함이 꼭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아들은 이제 고등학생.]


​사실 벌점 1점이야 큰 문제가 없지만 그 한 번을 어기는 순간 사람이 느슨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하지 않던가? 흑.



​이제 내 손을 벗어난 일이라 마음을 비우고 있는데 아들이 전화가 왔다.

세상 기쁜 목소리로.


"엄마! 벌점 안 받았어"


(아마도 좀 전에 말은 못 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기쁨을 누렸을 것 같음) ← 그전엔 또 엄청 긴장해서 쫄았겠지.


​"선생님이 얘는 안 늦는 앤데 하시며 그냥 통과시켜 주셨어"


​"그래. OO아 오늘 통과시켜 주신 건 그동안 지각하지 않은 성실함에 대한 보상이야. 오늘 별일 아니지만 집에 와서 한 줄 써라. 지각해서 완전 긴장했는데 벌점 안 받아서 정말 기분 좋았다고"(엄마)


​"응"


​그냥 지나가버리면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짧은 메모를 남겨두면 그것은 "무사통과의 뛸 듯한 기쁨"으로 남는다.

​그러나 아들은 오늘도 그냥 잊어버릴 것이다.


→ 이것의 장점은 나쁜 일들도 뭉그러진다는 장점이 있다.



각자의 방식대로 스스로를 챙겨가며 산다.

묵묵하게 어떤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마음으로 애달파하던 엄마를 둔 나도 그럭저럭 세상과 부딪치며 살아가고 있듯 늘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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