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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영국박물관 The British Museum

에도시대 화가 히로시게

by my golden age


The British Museum

Hiroshige <artist of the open road>

Exhibition / 01 May – 07 September 2025



영국박물관에서 일본 에도시대 화가 우타가와 히로시게 (歌川広重, 1797~1858) 전시 중인데 평이 좋아서 방문했어요. 일본 미술관에 들어온 듯 전시를 기획한 정성과 관람객들의 호기심과 열광이 놀라웠습니다. 갤러리 곳곳에는 작품의 테마를 큰 일본 글씨로 적어주어 일본화임이 물씬 느껴졌고, 인테리어와 전시소품도 일본 분위기가 나는 원목을 사용하여 얼마나 일본을 존중하는지 각별함이 느껴졌습니다. 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탄생한 화풍 ”우키요에” 중에서도 그만의 개성이 느껴지며, 또 다른 유명 작가 가츠시카 호쿠사이 (葛飾 北斎, 1760~1849)의 그림과는 조금 달랐어요.


(왼쪽) 가츠시카 호쿠사이 <시모사국의 조시, 1833> (오른쪽) 가츠시카 호쿠사이 <가나카와의 큰 파도, 1826년에서 1833년 사이>


히로시게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인기 있는 작가예요. 사회 모든 계층의 삶의 모습과 자연, 풍경을 시적으로 아름답고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그가 살았던 에도시대 말기는 외세의 침략과 기근으로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지만 그는 의도적으로 불안한 정세는 숨기고 평화로운 모습만 남겼습니다.


Utagawa Kunisada (1788-1864)가 그린 히로시게의 초상화


목판화의 유행으로 에도시대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그림을 소장할 수 있었어요. 똑같은 작품을 찍어내지만 그림마다 색상을 다르게 입혔기 때문에 같지만 다른 그림이 나왔습니다. 히로시게는 목판 하나가 다 닳을 때까지 그림을 찍어냈어요. 그의 가장 인기작품은 많게는 15,000장까지 반복되었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그의 시적인 그림이 대중에게 스며든 영향력은 상당했을 거 같네요.


<전시장 풍경>


1832년, 히로시게는 교토로의 여행을 허가받게 됩니다. 500km 거리인 에도(동경)와 천황의 수도인 교토를 연결해 주는 도카이도 (東海道)를 따라 길을 나선 그는 700여 점의 판화를 디자인했습니다. 판화를 제작했다는 것은 700점을 남긴 게 아니고, 엄청난 양을 남긴 거겠지요? 여행하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타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역할도 했을 거고요. 풍경화도 여러 테마를 시리즈로 제작했고, 동식물과 당시 유행하던 부채 그림도 상세하고 아름답게 묘사했습니다. 때때로 그림 속 인물은 거대한 풍경 속에서 아주 작게 묘사되었어요. 설경들은 정말 눈 온 뒤의 고요함이 느껴지며 정적이었고요. 초현실적인 그림들은 현대화 같이 느껴집니다. 판화제작이라 사이즈는 다 작습니다.



반고흐가 히로시게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린게 남아있고, 마네 모네도 영향을 받으며 당시 자포니즘“이 유행되었지요. 그 시대에 일본그림이 어떻게 프랑스까지 전해졌을까요. 일단 유통되는 양이 엄청나서 가능했겠지요?


(왼쪽) 히로시게 <가메이도의 매화정원, 1857> (오른쪽) 반고흐 <꽃이 핀 매화나무, 1887>


(왼쪽) 히로시게 작품 <비속의 다리,1857> (오른쪽) 반고흐 작품 1887년


화려하며 절제된 그의 풍경화는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우리의 풍속화와 아주 다릅니다. 우리 조선 후기의 작가 김홍도(金弘道, 1745년 ~ 1806년 추정)의 단독전이 영국박물관에서 열린다면 어떤 기분일까? 일본인들이 느낄 자부심을 상상해 보며 고양이의 뒷모습이 예쁜 그림 한 점을 구매해서 딸에게 선물했습니다.







ps 일본에 히로시게 미술관이 두 곳 있네요.


1) Shizuoka City Tokaido Hiroshige Art Museum

(홈페이지 소개 내용) 1994년, 도카이도(도쿄에서 교토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옛 도로)의 역참 마을 ‘유이슈쿠’의 여관 터인 유이 혼진 공원 내에 개관한 도카이도 히로시게 미술관은 에도 시대(1603~1868), 우키요에 목판화가 우타가와 히로시게(1797~1858)의 이름을 내건 일본 최초의 미술관입니다. 소장품은 ‘히로시게 도카이도 3역’이라고도 불리는 《도카이도 53 역참》의 ‘호에이도판’, ‘예서 도카이도’, ‘행서 도카이도’ 외에 만년의 걸작 《명소 에도 백경》 등 풍경 판화의 연작물인 명품을 중심으로 약 1,400점에 달합니다.


2) Nakagawa-machi Bato Hiroshige Museum of Art: 2000년 일본 도치기현 나카가와시 바토 지역에 문을 열었습니다. Kuma Kengo가 디자인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건물에는 히로시게 등의 작품이 있다.


두 곳다 메모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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