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하지 못한 엄마를 그리며
미국에 사는 언니도 다녀와서 보고는 새 집을 만족해했다
남향이라 밝고 2층이어서, 다리가 불편한 동생이나 노령의 엄마도 운동 삼아 다닐 만하다고
그 해, 나는 내가 20여 년째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무슨 해병대 훈련처럼 여러 부서 일을 맡아
발이 미처 땅에 닿을 새가 없이 힘들고 바빴다.
동생이 장 보기를 부탁하면 차 시동도 끄지 못한 채 장바구니를 들고 엄마네 현관 앞에 내려놓은 채
엄마 ~~~ 부르곤 쏜살 같이 내려왔다
차에 올라 쳐다보면 계단 사이 창문으로 엄마가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드셨다
어서 가 천천히 조심해서
50이 넘었어도 자식은 자식이었다.
그렇게 1년이 조용히 지나갔다.
다음 해 6월 , 미국 사는 큰딸도 다녀 가고 엄마가 기운 없으신 거 외엔 별 이슈는 없었다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2살 차이 나는 남매라 허물없이 지냈는데
동생이 조심스레 내 눈치를 보며 말을 했다.
엄마 기운도 없고 밥도 잘 못 드시는데 영양제 좀 맞혀 드리면 안 될까?
아이고 뭔 주사 오래 참으셨네
엄마는 뭔가 맘에 안 들면 아주 오래전부터 동네에 있는 주사 놔주는 이모에게 링거 주사를
맞았다. 어릴 땐 주사를 맞는 엄마를 보며 혹시 엄마가 어떻게 되나 해서 불안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나는 엄마가 어떤 경우던 그런 방식으로 주사 맞는 걸 아주 싫어해서 동생이 내 눈치를 보며
말을 한 것이었다.
아유 맞아 맞아야지 (속으로 용돈통장이 두둑 하구만 칫)
근처에서 가정의학과로 개원하고 있는 친구 남편 병원으로 갔다
친구 남편은 할머니가 만성 기관지염에 기운이 너무 없으시네 한다.
알아서 기운 나는 주사 놔주세요. 비타민에 뭐에 3개를 섞은 비싼 주사라고 말하고, 주사를 다 맞은 엄마는
비로소 개운한 얼굴로 집으로 가셨다
다음 날 다시 전화
왜?
엄마가 더 힘들어한다
왜 ~~~에 어제 비타민에 뭐에 좋다는 거 다 넣는데
잠깐 와봐
집에 가 보니 엄마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지도 못하고 계셨다
왜 그래 어디가 더 아파?
아녀 어지럽고 기운이 더 없어
이상하네 좋아하는 주사도 맞았구먼
얼른 양치만 하셔
집 근처에 문 연지 얼마 안 된 종합 병원이 있었다
모시고 가니 되려 의사가 내게 물었다
할머니께서 기본 체력이 없으시네요 어떻게 할까요?
선생님 보시기에 영양제 좀 맞으시면 회복될까요?
그럼 2~3일 입원하시고 고농도 영양제를 놔 드릴게요 하기에
그날로 입원이 결정되고 엄마는 내가 흰 죽이라고 부르는 1l 봉투에 담긴 영양제를
끊이지 않게 맞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