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3)

화해하지 못 한 엄마를 그리며

by 대나무 숲

엄마가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오셨다.

동생에게서 매 끼 식사준비의 어려움을 듣고 난 후 이사는 재빠르게 결정되었다

엄마와 결혼하지 않은 동생

둘이서 하루 세 끼는 아니어도 점심 포함 두 끼는 어려운 일일터

지난겨울, 그동안 함께 살며 식사를 도맡아 하던 오빠네가 아이들을 데리고 분가 형식으로

나간 후 입 짧고 까다로운 두 모자에게는 고역이었을 터,

내 곁으로 온다 한 들 올케만큼 제 때 식사를 거두지 못해도 사 먹는 김치의 들큼함을 토로하며

한 끼 식사의 어려움을 토하던 엄마는 나이 탓인지 딸 손에 뭔가를 의탁하기는 싫으셨으나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여자 중학교가 보이는 25평 2층 아파트

도배만 하면 되는 깔끔한 상태

나는 친정집에서는 구매 담당이라, 재무담당인 미국 사는 큰 딸이 동생을 통해 한도를 말해주면 필요에 따라 백화점과 마트를 다니며 엄마 취향을 파악한 이불이며, 그릇, 기타 필요한 생필품을 사 날랐다

5월의 이사는 순조로웠고 엄마는 의외로 만족해하셨다

아들과의 적적한 식사보다는 한 달에 두세 번, 딸네집이지만 와서 외식이던, 저녁이던 함께 하시는 게

좋으셨는지 직접 말하기도 하셨다

ㅇㅇ아범한테 미안해서 그렇지 옆에 가까이 있으니 좋네

다 컸지만 우리 아이들도 할머니를 좋아하고 특히 아들 선호가 뛰어 난 엄마는 취준생인 우리 아들이 손을 잡고 걸어가거나 함께 식사할 때 할머니 식사를 챙기면 좋아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셨다

나는 내 평생 그렇게 자주 김치를 담근 때가 없었다

조금만 신맛이 들어도 쓱 밀어 놓는 엄마를 위해

열무 한 단으로 열무김치 담기

배추 한 포기로 겉절이 담기

무 반토막으로 생채 만들기

거의 한식 조리사 실기 시험 준비 하듯이 조금씩, 자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드렸다

이렇게 90세까지 사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엄마에게 삐딱해 있는 마음을 풀고, 엄마도 딸 옆이지만 같이 주일에 교회도 나가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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