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9)

화해하지 못한 엄마를 기리며

by 대나무 숲

나와 남편의 나이차는 4살

오빠와는 2살

고로 남편이 손아래 매제이나 나이는 두 살 더 많아 서로 ㅇㅇ아빠로 부르며 일 년에 서너 번 보는

어색하고 어려운 사이였다

오빠네가 지난겨울 왜 나갔는지 나는 절대 물어보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나에게야 좋은 친정엄마이나 올케에게는 꼬장꼬장한 시어머니였을 듯

안방에서는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서는 며느리 말이 옳다지 않는가?

나는 시집살이에 넌더리가 난 사람이라 어떤 경우에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이런 성향은 친정 식구들의 차갑고 냉정한 성향도 한몫 했을터

우리 형제들은 내 집 먼지 남 안 주고 , 남의 집 먼지도 결코 묻혀 오는 법이 없는

유리 같은 인간들이다.

엄마는 타 들어가는 촛불처럼 수명이 다해감을 느끼지만 1,3,4번 우리 셋은 2번에게

연락해야 되냐 조차 의논 하지 않았다

결국 보다 못한 남편이 오빠에게 틈틈이 상황을 전하며 더 의식 없어지기 전에 다녀 가라고

달래고 어우른듯하나 그 핏줄이 어디 가겠냐만은 뚝심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었던 듯하다.

정말 정신없이 보내는 하루하루였다

냉장고엔 날짜 지난 우유, 요구르트, 햄, 상해 가는 채소와 생선 등등

빨래를 돌리고 정신이 없어 널지 못한 채 세탁기 안에서 말라가고

청소기만 겨우 돌리고 걸레질은 못한 채 다른 일로 바빴고

엄마는 의식이 없어지시며, 우리를 알아보지 못한 날들이 시작되고

8월이 시작되니 의사는 이제 준비를 하시란다

길어야 열흘에서 보름 정도 남았다고

머리로는 엄마를 보며 정말 돌아가시는구나 느끼면서도 , 마음 한편으로는 설마 엄마가 돌아가시겠어

저렇게라도 더 버티실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아마 식구들 저녁을 챙겼을 것이고, 냉장고를 정리하고, 하루종일 창문을 열어 놔 먼지 쌓인

거실 바닥을 닦고, 빨래도 개고, 겨우 샤워를 마치고 나니 새벽 두 시가 다 되어갔다

소파에 널브러져 있는데 갑자기 안방에서 욕설이 섞인 소리가 들렸다

새벽이라 온 사위가 조용한데 남편 목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다

이 미친 *아 , 네가 사람이야!!!! 엄마 돌아가신다는데 뭐를 못해?

얼굴 한 번 못 보여드려!!!!

그 새벽 술김에 전화를 한 남편이 오빠가 여전히 고집을 부리자 달래기를 포기하고 냅다 지른 소리다

아침 7시쯤 오빠에게서 문자가 왔다.

점심시간에 잠깐 들리겠다

병원 이름과 병실 홋수 보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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