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12)

화해하지 못한 엄마를 기리며

by 대나무 숲

한 주를 그렇게 보냈다

멍하니 혼이 나간 것 같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땐 엄마가 계셔서 그나마 위안이 됐나 보다

그때보다 10여 년이 더 지났음에도 나는 밀려오는 허전함을 이기기 힘들었다

담당의 회진 시간을 맞춰 가니 오늘 넘기기 어려 우실 것 같다고

3분 이내에 계시라고

언니, 나 , 남편, 동생, 우리 아들 (딸은 출근 중)

각자 볼일을 얼른 보고 오자고 우리는 흩어졌다

남편은 늘 복용하던 약을 타러, 아들은 독서실에 놓고 온 책을 가지러,

언니와 동생은 시켜 놓고 미처 먹지 못한 아. 점을 먹으러

나만 남아서 1인실 병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수간호사가 나를 불렀다

형제분들 오시라 하세요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급하게 불렀다

얼른 오래

모두 모여 임종실로 사용하는 병실로 들어서니 각종 기계를 두른 엄마는 숨을 헐떡이고 계셨다

간호사가 우리를 보며 지휘관처럼 말했다

할머니가 귀는 열려 있으세요 자녀분들 하고 싶으신 말씀들 하세요

울먹이며 각자 엄마에 대한 마지막을 표현했다

편히 가시라고, 여기 걱정은 말라고, 천국에서 아버지 만나 잘 계시라고

각자 할 말을 다한 것 같았는데 그럼에도

마지막 숨은 이어지고 있었다

간호사가 다시 말했다

할머니가 듣고 싶은 얘기를 못 들으셨네요

얼른 하세요 듣고 싶어 하시는 얘기

나는 알고 있었다 엄마가 듣고 싶어 하는 마지막 말을

결코 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엄마가 간절히 원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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