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전상서(5)
다음 날 퇴근 한 남편이 아주 침착하게 내게 말했다
엄마가 학교로 전화하셨어
엄마도 놀란 것 같아 밤새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그런 말 한 적이 없으시대
흥! 나도 모르게 콧방귀가 나왔다
ㅇㅇ이도 옆에 있었고 둘째 동서가 고기 굽다 고기 넉넉하다고 큰 소리로 말했어
아이고 발뺌을 할 걸 하셔야지
남편은 이마를 짚으며 아니라는데 그렇게 믿으면 안 돼? 하길래
왜 ~에 당신도 딸 있어 당신 딸 결혼해서 나 같은 대우받아도 괜찮아?
정말 말 같지도 않아
저녁을 차리러 나가는 내 뒤에서 남편의 한숨 소리가 크게 들렸다
내가 아무리 애송이여도 사실 앞에서 그걸 뒤집기는 거짓 밖에 없는데
시어머니는 거짓을 택하셨다
결국 그 머리에서 생각해 낸 것은 , 치사한 덮어 씌우기였다
큰 며느리가 부모가 늙으니 귀찮아서 자기가 안 한말을 한 걸로 몰았다고
낯이 안서도 실수였다고 말하면 될 것을... 시어머니의 머리는 거기까지였다
옆에 딸아이도 있었지 않냐 했더니 시어머니 왈
걔가 엄마 편들지 내 편들겠냐고
편 가르기로 나왔다
고기 굽던 동서는 기억이 안 난다로 시어머니 편에 섰다
ㅎㅎㅎ(5만 원이나 깎아 줬는데)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버이날, 그 당시는 032로 시작되는 집전화가 있었다
오전 10시쯤 시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다
받자마자 무자비한 폭언이 쏟아졌다
태어나서 들어 본 적도 , 하는 걸 본 적도 없는 그런 쌍욕이었다
기억나는 단어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입에 담을 수 없는 험한 욕이었다
손이 벌벌 떨리고 입술이 마비가 돼서 움직여 지질 않았다
겨우 욕은 하지 마시라고 소리치니
너 같은 년 하고 당장 이혼 시키겠다며 전화는 끊어졌다
그래 이혼이구나, 하자! 하지 뭐
나는 무서울 것 없는 갱년기 아줌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