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전상서 (8)
어제, 즉 구정 당일 둘째 시동생네는 고기 소가 들어 간 호빵 같은 중국식 만두(동서는 화교다)
전기구이 통닭을 사 오고 ( 이 조합은 대체 무엇인지?)
막내 동서는 시그니처 샐러드와 E마트 양장피, 종갓집 김치를 사 왔다고 한다
국도 없이 , 밥인지 간식인지 모를 새해 밥상을 받은 것인데,
어느 누구도 불평 없이 사 온 음식을 묵묵히 먹으며, 이런 날 안 온 큰며느리인 나를
두 분 부모님은 험담을 하셨단다.
아직 서른이 안된 아들과 같이 살고 있는 남편 앞에서
둘째, 막내아들네 주방의 프라이 팬에서는 계란 프라이 한 번 해 온 적이 없다
늘 편애에서 밀려있는 맏이인 남편이 안 됐기에
남편이 동생들 앞에서 어깨 피라고 그 고생을 해서 늘 음식을 해서 가져간 것인데...
나의 호의는 당연지사가 됐고, 친정에서 경제적 도움을 받은 두 동서는 봉투로 해결했다
적어도 시집 일에서는
시어머니는 소파에서 일어날 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일어나고,
걸을 땐 어지러워서 벽을 짚고 걸으셨단다.
이런 부모를 모른 척하는 , 큰며느리를 향해 원망은 쏟아지고......
(시어머니 본인은 이때도 고기 사건은 내가 지어 낸 얘기라 하고 있으니)
참 기이한 애착 관계다
누군 되고, 누군 안 되는
그런 시어머니가 하루 사이에 몸이 회복되어서 미역국을 끓이고, 잡채, 불고기를 만들고
겉절이까지 맛깔나게 무쳐 상을 차려 식사를 하려는 순간에 남편의 등장은 절묘했다
유난히 막내아들을 챙기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
하루 먼저 해서 큰 아들, 손자, 둘째 아들 내외 같이 먹으면 안 됐을까?
그 식탁을 보고 만 남편의 심정은 어땠을까?
맛있게 밥을 먹으려는데....
하필 남편은 그 시간에 딱 맞춰 나타난 것이다
남편이 낮지만 어딘가 허탈하게 들리는 소리로 말했다
내 생일엔 콩나물국 한 번 끓여 준 적 없구먼
어쩌겠어요 그 아들이 최고인데
잊어버려요 내가 당신 생일은 잊지 않고 챙길 께
뭐니 뭐니 해도 마누라뿐이여(나의 속에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