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길목에서

또 다시 독감?

by 대나무 숲

독감 주의보가 떴다

어르신에 해당하는 나에게는 예방 접종을 받으라는 의, 보공단의 문자가 온다

뉴스에서는 어린 환자를 걱정하며 조심하라는 당부로 뉴스를 마친다

주로 어린이와 중학생에 해당하는 연령대가 많이 걸리나 보다

신종플루, 코로나가 지나간 지 얼마나 됐다고 변종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이란다

딸이,~~는 코로나, 신종플루 다 걸렸어한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코로나는 내가 먼저 걸리고 , 수술 후 퇴원 한 딸이 내게 옮아 모녀가 죽도록 앓았다

코로나로 앓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기서 체력이 조금 더 나쁘거나 다른 기저 질환이 있었다면 사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사흘을 끙끙 앓았다

딸은 신종 플루를 막 들어간 회사에서 옮아 왔다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서 옮았는데 처음 증상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동네 병원을 가니 전염병이라며 거점 병원으로 가란다

열이 난다는 얘기에 검사를 하고 확정은 아니나 신종플루 같다며

`타미 플루'를 처방해 주었다

그 당시 타미 플루에 대해서도 미심쩍어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우리는 받아 와 먹었다

회사 안 가서 좋다며 내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며 tv를 보던 딸이 본인 방에 들어 가 자겠다고 들어갔다

죽을 쑤어놓고 먹이려 방문을 여니 방 안이 난로를 땐 듯 후끈했다

벽을 보고 누운 딸을 돌려놓으니 눈동자가 넘어 가 흰자만 보였다

열이 얼마나 났는지 딸은 축 늘어져 있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서늘 해 진다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병원응급실로 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는 주사약이 천정까지 쌓인 창고 같은 방에다 베드를 놓고

수액 세 개를 달더니 주사관을 다 열어서 full drop으로 우선 열을 떨어 뜨린다고 했다

수액을 반쯤 맞으니 아이가 정신을 차렸다

갈라진 목소리로, 엄 마 여기가 어디야?

병원이야, 좀 괜찮아? 하니 축 늘어진 채로 고개만 끄떡였다

아이가 정신이 돌아오니 나도 그제야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남편,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일. 찍 , 제때에 들어오라고

그때가 추석을 이틀 앞둔 때였다

이 아이를 두고 장보고, 음식 하기가 어려울 듯해서 화곡동에 전화를 했다

내가 결혼하고 시집 행사에 빠진 게 딱 한 번 있었다

작은 아이 낳던 해의 김장이었다

(11월에 낳았으니 오라고 하기엔 남의눈이 무서웠나 보다)

그리고는 모든 시집행사에 태극마크 없이 국가대표처럼 꼬박꼬박 참석했다

오로지 장남, 맏며느리라는 명분으로

전화를 받은 사람은 딸아이의 할머니인,

나의 시어머니였다

조금 전 일어 난 상황을 설명하고 올 추석엔 못 갈 것 같다 하니

돌아오는 첫마디가 " 양장피는"이었다

추석 메인 요리로 양장피를 해 가지고 간다 했기에

바로 전화기 너머 시아바지의 호통이 들렸다

지금 양장피가 문제냐, ㅇㅇ이 아프다는데

그나마 시아버지는 보통사람이셨다. 아픈 손녀 걱정 하는

전화가 끊기고 10여 분이 지나 다시 전화가 왔다

애가 아프다니 그렇게 믿어야지란다

어찌어찌 게를 쪄 먹는 걸로 타협을 봤다

처음으로 아픈 딸 덕분에 추석을 전도 안 부치고, 종종 거리며 음식도 안 하고

보통의 날처럼 지냈다

아 그래 , 8월에 돌아가신 엄마의 추도예배를 동생과 드렸던 기억이 난다


어느 기억 속에서도 미소를 짓거나 더 잘해드리지 못해 서운한 추억이 없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씁쓸하다

얼른 독감이 잠잠해 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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