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대영제국의 위엄인가
몰타 어학연수의 가장 큰 장점은 타 유럽국가로 갈 때 비행기 값이 아주, 매우, 몹시 저렴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런던을 간다면 비행기값만 200만 원 정도가 될 테지만
몰타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값을 난 10만 원 초반대로 구했다.
물론 저가 항공사이며 규격에 맞는 배낭 외에 짐은 들고 갈 수 없었다.
하지만 런던을 10만 원 초반에 갈 수 있다는데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숙소 역시 런던 브리지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호스텔을 구했는데
매우 저렴하며 화장실과 샤워실이 구분되어 있는 매우 훌륭한 곳이었다.
딱 한 가지 큰 단점이 있다면 물가.... 였다.
물가는 생각을 못했다.
피시앤칩스를 3개에 어니언링을 시켰는데 16만 원이 나왔다.
그냥 뭐.... 물가가 말도 안 되게 비쌌다.
하지만 런던 어디를 걷든 그저 영화 속에 온 기분이 들었다.
맥도널드만 먹어도 좋으니 그냥 여기 눌러살고 싶었다.
영국 억양, 펄럭이는 영국 깃발, 웅장한 빅벤, 본토 뮤지컬
그냥 모든 것이 한 여름밤의 꿈같았다.
몰타 시골쥐에서 런던 길을 걸으니 그저 벅찼다.
셜록, 해리포터, 셰익스피어 등 참 많은 명작이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 단번에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빅벤은 참 아름다웠다.
찬란히 빛나는 금빛 건물에서 왜 영국이 그토록 강한 나라였는지 실감이 되었다.
버킹엄을 걸으며 우산과 양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신사들을 보며 찐 귀족은 태가 참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타고난 귀족은 그저 지나가는 기운마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분제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 앞에 서니 절로 충성하게 되는 기분이었다.
"나 여기 살고 싶어"
처음으로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몰타가 취향인 사람은 영국이 싫고
몰타가 싫은 사람은 영국이 참 잘 맞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는 도시가 취향인 사람인 것 같다.
도시가 주는 화려한 불빛과 시끄러운 분위기에 흠뻑 취했고
더 제대로 즐기고 싶은 욕심이 자꾸만 생겼다.
날 거지로 만드는 이 도시에서 더 살고 싶었다.
그리고 난 몸살감기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