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가서 아프면 정말 서럽다
열이 나기 시작한다.
첫날부터 목이 약간 부어오르는 느낌이 있었으나 곧 나으리라 믿었다.
잠에 들고 열이 나기 시작함을 느꼈다.
밤새 목이 붓고 발열로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몸살이 제대로 걸렸다.
목에 칼이 들어온 것 같은 통증에 하루 종일 티, 물, 목캔디를 번갈아가며 들이켰다.
그 다음날 7만 원짜리 런던 버스 투어를 예약했기에 어떻게든 나아야 했다.
가는 카페마다 진저 티를 찾아 마시고 온몸으로 샤워 세례를 받으며 낫기를 기도했다.
당연히 하루메 2만보씩 걷고 있던 상황이라 몸은 더 안 좋아졌고
마지막 날 버스투어에서 나는 햇살을 맞으며 기절했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잠만 잤다.
이층 버스에 탄 채 런던 한 바퀴를 돌며 잤다.
7만 원짜리 낮잠이었다.
눈을 떴을 땐 정말 돈이 아깝고 억울했다.
'왜 난 이때 아플까'
'이 돈이면 밥 두 끼를 먹고도 남겠네'
그래도 조금 컨디션을 회복하고 마지막 일정을 즐겼다.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초콜릿 케이크도 먹고 또 진저티를 마셨다.
다시 몰타에 가는 게 아쉬웠다.
런던이라는 낭만적인 도시에 더 물들고 싶었다.
이상하게 몰타보다 런던에 더 빨리 정이 들었다.
그 정이 식기 전까지 여기 들러붙고 싶었다.
다시 몰타로 돌아가야 했고
몸도 아픈데 한국이 아닌 몰타로 가야 하는 현실이 막막했다.
병원을 가야 하나 그럼 어디로 가야 하나 많은 걱정을 안고
동시에 여기서 나를 지킬 사람은 나밖에 없음을 각인시키며 정신력을 끌어올렸다.
비행기를 타고
택시를 또 타고
숙소에 와 바로 소염진통제부터 먹었다.
룸메이트의 체온계를 빌려 재보니 37.9도가 나왔다.
어쩐지 열이 나는 것 같더라.
학교는 하루 쉬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유튜브만 보며 쉬었다.
그러다 일어나 짜파게티를 끓여 먹었다.
아끼던 건데, 그래도 아프니 나를 위한 선물이라 생각했다.
정말 맛있었고 좀 힘이 났다.
결국 병원은 가지 못했다.
병원이 전화를 안 받았다.
외국에 있으니 더 절실히 느낀다.
건강이 최고라는 것.
그리고 뭐든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는 것.
무리해서 난 탈은 잘 낫질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 까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