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식 마인드는 쿨함과 게으름 그 사이
숙소에 와서 놀란 점은 식기구들이 참 더럽다는 것이다.
그것 말고도 기숙사로서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제대로 관리가 안된다고 느껴졌다.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내고 있기에 불편한 점이 있으면 당연히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지 어학원 원장님께 여쭤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물어볼 수는 있는데 보통 안될 거예요. 그냥 살거나 직접 사야 해요."
응..?
여기 기숙사 아니던가...?
개인 용품이 아닌 여기서 관리하는 용품이 망가져도 개인시 사라는 말인가?
들어보니 예전에 천장에서 물이 새어 전구에 물이 들어간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도 적극적으로 고쳐주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빠른 방법은 그저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흐린 눈 하며 사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게 무슨 말이지?
유럽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면 그저 받아들인다고 한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바꾸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그저 받아들이고 불편하게 사는 것이 유럽식 마인드였다.
사실 이런 마인드는 한국인으로서는 약간 불편했다.
모두가 돈을 받고 사는데 왜 열심히 안 하는 거지?
분명 여유롭고 쿨한 외국인들의 모습이 멋져 보였는데
실상은 어쩌면 게으른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기도 했다.
나는 늘 모든 걸 고치려 했다.
사람도, 물건도, 상황도 늘 내게 맞게 바꾸려 했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원래 다 내 맘대로 되지는 않는 게 당연한 건데
건방지게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여기 와서도 내가 들인 돈만큼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하는데
큰돈을 들였는데 생각보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면
계속 아깝다며 삶을 부정적이게 보았다.
의미도 없이 한국이랑 비교하며 내 돈 주고 또 화병을 사고 있었다.
늘 초조함과 불안감에 살던 습관을 버리려 온 건데
다시 습관이 도지고 있었다.
그저 받아들이면 된다는 삶의 방식을 찬찬히 느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