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환자 지금 밖에서 길 잃었대요!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by Yunna

새벽 근무를 시작하던 중 보안팀에서 전화를 받았다.

"너네 환자 밖에서 길 잃었다는데?"


어쩐지 느낌이 싸했다.

알코올 중독으로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던 나름 젊은 환자였다.

주 보호자(보통은 가족)도 없어 수술 후 섬망이라도 뜨면 어쩌나 늘 긴장했다.

걱정과 다르게 환자는 조용히 병원생활을 이어갔다.

딱 한 가지 우려한 점은 환자가 술뿐만 아니라 담배도 매우 좋아했다는 점이다.


병원에서는 술을 마시지 못하니 가끔 나가서 피우는 담배 정도는 괜찮다 싶었다.

그러던 중 일이 터졌다.

밤 10시 환자는 자리에 없었다.

원래도 늘 종종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니, 담배를 피우러 나간 건가 싶어 자리에 돌아온 순간

나는 전화를 받았다.


'거짓말이야. 이건 거짓말이야.'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이상하게 머리가 차갑게 식어갔다.

우선 환자를 찾아야 하니 밖으로 나갔다.


마침 퇴근하던 다른 간호사 선생님이

그리고 난 또 다른 최악의 소식을 접했다.

"이 환자 넘어졌어요..."

그렇다.

낙상이다.

병원에서 낙상은 정말 큰 일이다.

자칫 고관절이 골절되거나 머리가 다치면

정말 큰 사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보고서도 써야 한다.


한쪽 팔은 수술했고, 한 팔은 폴대를 끌어야 했으니

당연히 혼자 제대로 걷긴 힘들었을 것이다.


혼자 병원생활을 할 수 없다 판단된 환자는 통합병동을 사용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섬망이 발생하거나, 의료진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경우다.

필요시 콜벨을 누르라 몇 번이고 강조하고 교육한다.

낙상 교육, 화재교육 등 모든 교육을 입원 시부터 진행한다.

간호사 한 명이 한 환자를 24시간 지킬 수 없기에 환자 스스로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교육받은 대로 필요시 벨을 눌러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 통합병동을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보호자가 없는 섬망 위험이 높은 환자는 받기가 어렵지만

뭐... 당장 다친 사람을 내쫓을 수 없으니 약간의 흐린 눈을 하고

입원 시 문제가 없었다면 받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걱정하던 일이 (왜 하필 내가 근무일 때) 터진 것이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병원 밖을 뛰쳐나갔다.

환자가 직원분의 손에 이끌려 응급실 앞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난 알 수 있었다.


'아 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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