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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프 Mar 16. 2023

블루마운틴

에코포인트의 연인


여행은,
낯선 곳에 가서 
익숙한 모습으로 어깨에 짊어졌던 중력 같은 짐을 내려놓고 영화 같은 장면 장면을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는 호모사피엔스의 정형화된 치유적 행위이다.

                                                        -2018. 9 코타키나발루 여행기념사진집 에필로그 중-





그때까지,
내가 생각했던 여행의 의미는 정형화된 치유적 행위로써의 여행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낯선 풍경들은 감성을 자극하는 시발점이 되어 약간은 들뜬 마음과 생활인으로서 짊어졌던 짐을 잠시 내려놓고 무장해제가 된다는 극적인 감정이 더해진 여행이었다. 


그러한 여행에서는 너무나 많은 시각적 자극이 정리되지 않은 채 혼재되어 후일 그 여행의 감정의 깊이를 되뇔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Photographer들의 사진작업을 위한 여행, 특히 사진작가 안남용교수와 작업을 같이 할 수 있었던, (시드니-블루마운틴-캔버라-멜버른-오트웨이-워남불-애들레이드-쿠퍼페디-울루루-쿠퍼페디-모건-와가와가-시드니) 약 6,500km에 달하는 보름간의 장정은 사진가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관념적 시각을 키우는 힘들었지만 멋진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나의 사진 작업 콘셉트는 “빛을 찾아 떠나는 Australia”이다. -부제 : 햇빛과 별빛 그리고 빛으로 그린 그림 ( Sunlight, Starlight and Photography )-


명확한 주제가 있는 여행 


그러하므로, 뷰파인더로 보았던 호주의 빛은 나에게 있어 포토그래퍼로서의 성장을 위한 한줄기 빛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에코포인트의 연인


이른 아침
세 자매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던 에코포인트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블루마운틴국립공원은 안개로 가리어진 채 무채색 빛을 품은 흑백사진이 되어 있었다.


연인은,
한참 동안 안개 자욱한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백 허그를 한 채 그녀에게 귀엣말로 무언가 속삭인다.

그리고,
가벼운 입맞춤.


202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아니 에르노(ANNIE ERNAUX)’는 작품 ‘사진의 용도’에서 연인 ‘마크 마리(MARC MARIE)’와 같이 했던 14장의 사진들을 두고 각기 다른 기억과 공유했던 감정의 차이를 표출했듯이 먼 훗날 이 한 장의 사진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떠한 깊이로 그날의 기억과 공유했던 감정의 차이를 드러낼까? 그렇게 같은 시선으로 애틋하게 한 곳을 주시하던 그날의 에코포인트 연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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