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오늘은 2024년 11월 들어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린 날이다.
새벽까지는 비가 내리다가 갑자기 비는 눈으로 돌변했다.
그렇게 엄청나게 쌓인 눈 때문에 길을 걷던 사람의 발걸음은 느려지고 가끔 넘어지는 사람도 종종 눈에 들어온다.
도로를 달려야 하는 차들도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가다가, 예상 못한 일 때문에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은 차들은 도로 위에서 제멋대로 턴을 도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연출되었다.
이럴 땐 밖을 나갈 필요가 없는 내가 승자처럼 보일 지경이다.
그렇게 나 아닌 타인의 일상을 창문을 통해 바라보았다.
그런데 문득 배달 음식을 싣고 가던 오토바이가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런 날씨에도 배달을 시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랄 뿐이다.
하긴 아무리 날씨가 이래도 식당은 음식을 팔아야 하니까.
하지만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원에게 이런 날씨는 정말 최악 중에 최악일 것이다.
바퀴가 4개인 차도 눈이 잔뜩 쌓인 길을 감당 못하는데.
바퀴가 겨우 2개 뿐인 오토바이가 이런 빙판길을 어떻게 감당하겠나.
하지만 그들은 용감하게 자신의 생업을 위해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정말이지 참담했다.
길에 넘어진 오토바이를 있는 힘껏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미끄러운 빙판 때문에 사람도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 곳에서.
오토바이를 제대로 세운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넘어진 배달원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도 빙판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계속 연출되었다.
배달은 배달 횟수로 그날의 수입이 정해진다.
그런데 미끄러운 길 때문에 단 한번의 배달조차 하지 못하니.
오늘 배달원의 수입은 보나마나 형편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그런 사정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기에 계속 내리고 또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