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졌던 순간에는... 45화

약간 피폐한 로맨스

by 맑고 투명한 날

거짓말이다.

그래 모든 것이 다 거짓말이지.


이 세상은 원래 그렇다.

모든 것이 다 거짓인데 그걸 세상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왜냐고?

자신도 거짓을 말하고 그걸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을 말하는 서성호.

그래 놈의 말은 모두 거짓이다.


내 상식으로는...

아니 세상의 상식으로도 도저히 믿기 어려운

그런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


놈은 날 우습게 아는 것이다.

그래 날 우습게 아는 거지.


"왜? 저번처럼 얼음이라도 무식하게 씹어야 증거가 나오는 거야?"

"서... 성근이 너..."


놈은 무척 당황하고 있었다.


미친놈...

네가 가출해 세상에 대해 몸으로 배우고 있을 때.

난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어쩌다 너란 놈의 마수에 걸려 이렇게 되었지만.

난 태생부터 너랑은 완전히 다르다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서성호란 놈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거짓으로 가득찬 세상에

모든 행동이 위선으로 가득찬 서성호


그래 넌 그런 놈이야.

거짓... 그리고 위선...


"이런 젠장..."


놈은 내 담배를 또 입에 물었다.

그리고 급히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틱틱...


아주 잘 작동이 되는 라이터인데.

놈은 얼마나 당황했는지.

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


난 놈에게서 라이터를 빼앗았다.


틱...


그리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놈에게 담뱃불을 붙여 주었다.


"후우..."


놈은 그런 내 행동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알 수 있었다.


놈은 내게 압도 당한 것이다.


그래 압도 당해야지.

나보다 배움도 엄청 부족하고

거짓말이나 하는 주제인데...


"성근아, 언젠가는 너도 내 말을 빋게 될 거야."

"글쎄... 과연 그런 날이 올 지 모르겠는데."


난 놈에게 승리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놈은 나에게 완전한 패배를 했다.


변명이나 핑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놈은 멀리 보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담배 연기를 천천히 뿜었다.


'바보같은 놈... 감히 날 속이려고 해...'


나도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놈을 압도적으로 굴복 시킨 나만의 보상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때였다.


북북...


갑자기 놈이 가슴을 북북 긁었다.


"하아... 이런 젠장... 하도 깨물어서 상처가 나을 새가 없네."

"뭐... 뭐라고?!!"


난 갑자기 몸이 굳었다.


"내 가슴에 뭐가 있다고...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하도 깨물어서 말이야..."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놈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자 놈은 기다렸다는 듯이 단추를 풀어 자신의 가슴을 보여주었다.


서성호의 가슴에는 작은 이빨 자국이 가득했다.


"이... 이게 다 뭐... 뭐야?"

"뭐긴... 깨문 자국이지."


난 몸이 그대로 얼어 버렸다.

이건 지소영이 흥분해 내 가슴을 깨물던...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나도 모르게 심장이 마구 요동쳤다.


"뭐가... 네 가슴을... 그렇게 만든 거야?"

"응?"


서성호는 내 말에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긴 뭐야?"

"뭔데??? 빨리 말해!!!"


난 놈에게 소리를 질렀다.

서성호는 깜짝 놀랐는지 피우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빨리 비벼 껐다.


"성근아, 왜 그래?"

"그 상처, 누구에게 생긴 거야? 빨리 말해!!!"

"아... 알았어. 이젠 이런 작은 상처도 못 보여주겠네."

"시끄러우니까. 빨리 말해!!!"


난 폭발 직전이었다.

마음 속으로는 절대 아니라고 하고 있었지만.


눈 앞에선 이 더러운 거짓말장이 서성호와

지소영이 알몸으로 뒤엉켜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이게 그렇게까지... 궁금한 건가..."


서성호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찾더니 내게 들이 밀었다.


"그게 뭐야?"

"뭐긴... 내 가슴을 인정사정 없이 물었던 주인공이지."

"어서...줘 봐..."

"그래... 실컷 봐."


난 놈에게 빼앗은 핸드폰 화면을 부들거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보았다.



46화에서 계속...